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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당장 세상을 떠난대도, 후회하지 않도록

 

안녕하세요? 저는 13학번이지만 2학년으로 올해 복학을 합니다. 군대에 간 것도 아닌데 제가 2년이나 휴학한 이유, 2년 동안 어디서 무엇을 경험했는지 들려드릴게요.

저는 2012년에 창원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입학했습니다. 이모가 아동복지시설을 짓게 되면 저에게 맡기고 싶다고 했던 말씀 때문에 유아교육과에 지원했어요.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유아교육과는 특히 그 일에 프라이드가 없다면 견뎌낼 수 없을 만큼의 과제가 쏟아졌고 또 엄청난 봉사 정신이 필요했어요. 그로 인해 내 길이 아니란 걸 느끼게 됐습니다.

저는 수능을 한두 달 남기고 반수해 행정학과 13학번으로 입학했습니다. 어차피 공무원 준비를 할 거라 생각에 학점관리도 열심히 하지 않고 놀았고, 1학년이 끝난 후 1년 휴학을 했어요.

휴학하고 공무원 준비를 하는데 세월호 사건이 터졌어요. 꽃처럼 아름다운 시기에 세상을 떠난 친구들을 보며 문득 ‘왜 내가 80살 90살까지 산다고 생각한 거지?’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내일 당장 세상을 떠난다면 난 오늘 무엇이 하고 싶을까’, ‘무엇을 해야 후회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

저는 중학생 때부터 음악이 하고 싶었어요. 마음껏 춤과 노래를 배워보고 싶었는데 지방에선 그런 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었어요. 딱 1년 만이라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로 올라갔어요. 상도동에 반지하 방을 구하고 중앙대 앞 카페 알바를 하면서 학원비를 벌었어요.

운 좋게 YG엔터테인먼트 보컬트레이너 분이 좋게 봐주셔서 그분에게 음악을 반년 정도 배웠어요. 그렇게 매일 지하실에서 노래하고 친구들이랑 안무 연습을 했는데, 그게 너무 재밌고 행복했어요. 음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랩에도 관심이 생겨서, 무작정 좋아하는 래퍼를 찾아가 랩을 가르쳐 달라 졸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저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무모하면서도 용기가 대단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저를 예쁘게 봐주셔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크루 작업실에서 존경하는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랩 가사도 쓰고 녹음도 하고 진짜 음악을 배울 수 있었어요. 열심히 하다 보니 정말 말로만 듣던 기획사에서 연락도 몇 번 왔어요.

하지만 음악을 하면 할수록 그쪽 세계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게 됐고, 그 세계는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른 세계라는 걸 느꼈어요. 지금은 직업이 아닌 취미로 음악을 하고 싶어서 다시 지방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저에게 서울에서의 1년은 잊지 못할 최고의 시간이었어요.

우린 아직 젊으니까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그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도전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거든요. 저는 서울을 갔다 오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내가 앞으로 노력한다면 못 할 일이 없겠다’라는 자신감도 생기게 됐어요. 도전해보세요. 많은 사람이 당신을 응원할 거에요.

 

박지혜/인문대·행정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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