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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문화’에 대한 단상
오늘날, ‘거리문화’라는 것이 청년문화의 표본이 되었다. 주류 문화에 반하여 스스로 비주류임을 자처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문화라고 해서 ‘비주류 문화’로 불리기도 하고, 차가운 거리위의 콘크리트를 뚫고 올라왔다고 해서 ‘콘크리트 컬쳐’로 불리기도 한다.
보통은 이러한 거리문화, 이른바 스트릿 컬쳐를 향유하는 부류들은 유행에 민감한 힙스터들이 많다. 유행하는 최신 기기로 유행하는 장르의 음악을 듣고, 유행하는 춤을 추며 유행하는 술을 마시기도 하고, 유행하는 패션으로 유행하는 스포츠를 즐긴다. 싱글기어 자전거나 크루저 보드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그것을 즐기는 것을 다시 한 번 즐긴다. 이해가 잘 안될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이러한 행위를 한다는 것을 남에게 인지시키는 것. 그것을 즐긴다는 말이다.
광복을 맞이하고 한국전쟁을 거쳐, 이 땅에 우리의 거리가 뿌리내린 역사가 길지만은 않다.
이 땅의 거리는 차가웠고, 배고프고 쓸쓸한 것이었다. 우리가 자유롭게 하고픈 것을 하며,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거리’가 어디인지, 언제부터 생겨났는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도 정답을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우리의 거리가 절대적으로 ‘인터넷’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의 거리도 충분히 좋은 공간이지만, 회색의 빌딩 숲은 외국의 거리와 사뭇 다른 느낌이다.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와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한 곳이 아니던가. 우리에게 인터넷이란 서울의 거리와 창원의 거리, 그리고 다른 어딘가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공간이 아닐까.
결국 힙스터 그들 스스로가 타인에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행위 또한 인터넷을 통해서 하게 된다. 소셜 네트워크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것은 더욱 고차원적으로 발전했고 자신의 일상을 광고하듯 주변인에게 내보이며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과시한다.
거리문화를 즐긴다며 춤추고 자전거를 타는 것과, 그와 비슷한 또래들이 줄줄이 PC방에 가서 다섯 명씩 모여 않아 롤(게임, LOL:League Of Legends)을 즐기는 것에 큰 차이가 있을까. 전자는 깨어있는 젊음이며, 후자는 젊음을 즐기지 못하고 허비하는 것일까.
이 땅의 젊은이들이 향유하는 문화는 PC방, 노래방, 하다못해 삼겹살에 소주 한잔에도 존재하게 됐다. 모두가 그 틀 안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으면서도 마치 문화 사대주의처럼 좀 더 있어 보이는 문화를 즐기면서 스스로를 포장하고 있다.
모순적인 것은 이 비주류를 자처하는 문화가 오히려 이 시점에서는 주류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주류로 인정받는 비주류 문화, 이 얼마나 모순적인 문장인가. 이렇게 모순적인 것을 향유하며 그것을 ‘개성’이라는 이유로 존중받기를 원한다. 과연 이것이 우리의 성격과 개성을 대변할 수 있을까. 

이봉수/인문대·일어일문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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