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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논쟁, 친일파 청산에 관해기자일언

 얼마 전에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에서 만든 친일 인명사전 발간 식이 열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리고 언론에서는 소리 소문 없이 친일의 ‘친’자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어떤 이는 말한다. 한국인의 냄비근성이라고. 하지만 이 말에 동의할 수 없다. 냄비라는 말로 민족근성을 표현하는 것과 이 말로 우리의 묵은 문제점을 덮으려는 것을 말이다.

 친일문제는 해묵은 논쟁이지만 여전히 진행형이기도 하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지적한 대표적인 친일 인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조선일보 전 사장 방응모 씨와 동아일보 창업주 김성수 씨가 있다.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인물들이 지적된 것이다. 이에 수구진영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 망국을 살리기 위한 구국적인 헌신이라며 친일 행적들을 애국이라 표현했다. 애국과 친일 이건 진짜 그들이 말하는 종이 한 장 차이일까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그 혈서와 기부했던 비행기는 과연 무엇일까. 국내와 국외에서 일제와 투쟁했던 투사들과 일제에 순응했던 그들과 같은 존재일까? 그렇지 않기에 우리는 반드시 자발적인 친일자와 강제적인 친일자를 구분해야 한다.

 직접적인 친일을 한 사람들은 거의 다 죽었다. 하지만 몇몇은 죽어서까지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다. 인명사전에서 말하는 친일파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본 왕을 위한다는 혈서까지 썼지만 대다수는 그를 청렴결백한 경제발전을 이룬 대통령이라고 기억한다. 여기서 수구파들은 한 가지 논리를 펼친다. 그깟 친일이 어떻든 간에 결과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리고 애써 우리에게 이 점을 수긍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과정을 무시한 결과론은 지금 당장은 좋을지 모른다. 아니 지금은 분명 좋다. 하지만 어떤가 1, 2차 세계 대전을 거친 독일에서는 나치에 협조했던 사람을 모조리 처단했다. 일본에서는 미국에 의한 직접적 처벌이 있었을 뿐 내부적으로는 어떠한 처벌도 없었다. 그리고 현 상황을 보자. 독일은 세계평화 수호에 힘쓰는 반면 일본은 끊임없이 군세를 확장시키려 하고 있다. 과거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결과다. 만일 다시 한 번 우리나라가 외세에 지배를 받게 되면 누가 애국심을 발휘하겠는가? 독립이 되어도 외세에 빌붙은 자들이 권세를 잡는 세상에 말이다. 

 역사는 끝없이 진행되지만 반복되기도 한다. 역사의 반복은 긍정적인 것이어야지 부정적인 것이면 안 된다. 우리의 역사가 가진 치부를 감춰왔던 7, 80년대는 한참 지났다. 이제는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와 마주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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