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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 앤 클라이드, n.위험하지만 매력적인
답답한 사회. 닭장 같은 아파트에서부터 기억이 시작되고, 차가운 시멘트벽으로 만들어진 교실 안에서 사회를 배우고, 100년도 못 살 몸뚱아리를 조금이라도 편히 지내게 하고자 아등바등 경쟁한다. 인생에 정해진 길이란 없다고 어느 철학자들과 골수지식인들은 부르짖지만 우리에겐 그저 꿈같은 소리다. 다음 인기웹툰 <결혼해도 똑같네>의 작가 네온비는 38화에서 출산에 관한 자기들 부부의 얘기를 꺼내 놓았다. 결혼을 하면 애를 낳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대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출산이건 뭐건 간에 이 만화에 녹아있는 생각이란 표준이고 정상적인 인생이라는 길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벗어나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현실이 답답하다는 거다.
 우리만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바다 건너 사람들은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답답한 상황에 직면했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사회와 대치되는 학교는 학생들에게 규율·전통·원리를 강요하며 순응하게 했고, 이를 어기고 학생들에게 ‘일탈이라 규정되어진 것을 알게 한’ 키팅 선생을 해고했다. 아버지, 학교의 기대와 자신의 꿈이 충돌하자 주인공 닐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답답한 사회에서 탈출한다.
 이 사회에 살면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누군가는 답답한 사회에서 출구를 찾기 위해 글을 쓰거나 닐처럼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이 사회에서 숨죽인 채 살아간다. 엇나간 가지는 단번에 날카로운 가위에 잘려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자신들과 다르게 답답함을 해소하는 이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뛰쳐나갈 수도, 숨 쉴 수도 없는 꽉 막힌 사회를 시원하게 뚫어버리는 이들을 사랑한다. 규범과 관습이란 거미줄에 엉겨 붙어 운신하지 못하는 자신을 잠시 잊고, 그 자들, 사회에서 불한당, 악당이라고 칭해지는 그 모습을 자신에게 대입시켜보는 것이다.
 1930년대 미국은 자본주의로 인해 양극화가 분명해졌고 대공황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시대였다. 그리고 그 곳엔 보니와 클라이드가 있었다. 이 20대의 젊은 연인은 은행을 털고 경찰에 쫓기면서 주유소와 식당 등에서 강도짓을 했다. 그들은 사람까지 여럿 살해한 명확한 악질 범죄자였지만 사람들의 격려와 애정을 받았다. 아마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답답한 시대상황을 견뎌내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들은 영웅이었고 모델이었으며 신이었다. 사람들은 국가권력으로 대변되는 관습과 규율에게서 탈출한 둘의 도주를 응원했고 은신처를 제공했으며 그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결국 수십의 경찰들에게 포위돼 사살 당했을지라도 말이다.
한편의 영화 같은 삶이 아닌가. 그들의 이야기는 수십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변하지 않는 한 그들은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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