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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와 ‘성적자기결정권(Sexual Autonomy)’

법학과 류 병 관

 

우리 헌법재판소는 2015년 2월 26일 우리사회에서 62년 동안 범죄로 규정하여 형벌로 처벌해왔던 형법 제241조(간통죄)가 헌법상 기본권으로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결정은 2009년 11월 26일 헌법재판소가 형법 제304조(혼인빙자간음죄)가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인하고 있다고 하여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이미 예상되었던 바이다. 이러한 최근의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개인의 성적 사생활에 대해 국가의 규제는 취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리가 보다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논의 중인 ‘성매매’처벌 규정에 대한 위헌여부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적자기결정권란 ‘누구나 성과 관련된 행동에 있어 성행위 여부 및 그 상대방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러한 성적자기결정권은 헌법상 보장된 개인의 인격권, 행복추구권의 중심내용으로 ‘일반적 행동의 자유’와 ‘개인의 자기 운명결정권’에서 발현된다. 이러한 성적자기결정권은 그 내용에 있어 서로 다른 두 측면으로 구분되어 사용되는데 첫번째, 적극적(긍정적)자기결정권으로서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성적행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며, 간통죄는 ‘적극적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위헌으로 결정된 것이며, 두번째, 소극적(부정적)자기결정권으로서 ‘성적행동에 있어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본인이 원하지 않는 성적활동에 관련되지 않을 권리’를 의미한다. 즉 자신이 원하지 않는 어느 누구로 부터도 성과 관련된 행동을 당하지 않을 권리를 의미하며 강제추행, 강간 등 대부분의 성범죄가 보호하고 있는 권리이다. 성범죄는 ‘소극적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범죄인 것이다. 반면 이러한 성적자기결정권은 무한히 행사되는 것이 아니다. 이에 관해 헌법재판소는 ‘성인이 어떤 종류의 성행위와 사랑을 하건, 그것은 원칙적으로 개인의 자유영역에 속하고, 다만 그것이 외부에 표출되어 명백히 사회에 해악을 끼칠 때에만 법률이 이를 규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금일(5월5일) 뉴스에 의하면 민법 제844조(부의 친생자 추정) 제2항 ‘혼인관계종료의 날로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는 혼 인중에 포태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민법 조항도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보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최근 일련의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국가형벌권보호라는 공익보다 개인의 자유권보호에 보다 충실하게 판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중요한 것은 간통죄나 혼인빙자간음죄가 더 이상 형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가 아니라는 것이니, 이러한 행동이 우리사회에서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여전히 이러한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동들은 형법을 떠나 민법분야에서 불법 행위로서 손해배상 및 위자료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도 ‘징벌적손해배상’제도의 도입을 통해 형벌로서 처벌하기에 어려운 불법행위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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