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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세금과 보이지 않는 세금돈 풀어 살리는 경기는 눈속임에 불과

요즘처럼 경기가 불황일 때에도 정부는 쓸 돈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예산을 걷어야 하는데, 불황이라 예산이 많이 모자랄 때가 있다. 증세를 하자니 국민들의 조세저항이 거세고, 국채를 팔아 예산을 쓰고자하니 이미 빚이 많아 부담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도 모르게 세금을 걷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방법으로 화폐발행량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앞의 국채나 예산은 눈에 보이는 세금이고, 화폐발행량을 조절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금이다. 화폐발행량증가를 통해 걷는 세금을 인플레이션 세금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화폐발행량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금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뇨리지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세뇨리지는 화폐주조차익이라고 표현하는데, 화폐를 찍어서 만드는 돈과 화폐가 가지고 있는 가격의 차이를 뜻한다. 세뇨리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돈과 화폐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화폐독점권을 가진 국가는 화폐를 찍어낼 때마다 모두 돈이 된다. 대신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돈의 가치는 화폐 수만큼 나눠지기 때문에 화폐를 많이 찍어 낼수록 국가는 노력 없이 돈을 가지게 되고 국민들은 빈털터리가 된다. 화폐와 달리 돈은 반드시 누군가의 피나 땀으로 만들어 진다. 국가의 화폐발행량 증가가 누군가의 피와 땀이 담긴 돈을 뺏는 것임을 알고도 행해지는 것은 티 안 나는 도둑질이나 다름없다.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단지 화폐량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단지 화폐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가든 중앙은행이든 화폐량을 늘리기 시작하면 단기간 내에 물가가 상승하기 시작한다. 월급은 그대로거나 조금 오르는데 물가는 크게 오르면, 당연히 실질구매력이 떨어지므로 봉급생활자들은 그 생활이 전보다 나쁘게 된다. 반면에 돈이 풀릴 때 돈을 먼저 빌릴 수 있는 사람들은 화폐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돈을 먼저 사용할 수 있으므로 실질구매력이 상승한다. 그 생활이 전보다 더 윤택해지는 것이다. 부동산 소유자들 역시도 걱정이 덜 하다.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직하게 일하는 근로소득자들이다. 언제나 그들만 봉이 된다.

빈자들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한 기업들을 돕기 위한 수단으로 화폐를 찍어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렇게 쓰이는 돈들은 건전하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피와 땀이 담긴 돈을 뺏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화폐를 찍어서 모두가 부유해 질 수 있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화폐를 찍어내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한 때 화폐가 심각하게 타락한 독일에서는 빵 한 조각을 사기위해 수레가득 화폐를 들고 가야했다. 그마저도 오전가격과 오후가격이 달라 오전에 한 수레로 샀던 빵을 오후에는 못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런 현상들은 모두 화폐가 타락한 까닭이다. 타락한 화폐는 정직한 노동을 착취할 뿐이다. 국부를 이루기 위해서는 각자가 노력해서 화폐를 찍어낼게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 돈을 만들어야한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때마다, 이상한 자격조건으로 화폐를 찍어내 빌려줄 때마다, 보이지는 않지만 나머지 국민들의 돈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손경모 기자 remaist@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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