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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혁명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광풍이라 할 정도로 영어는 우리 삶을 뒤흔들고 있고 속절없이 그러려니 하고 넘겨 버리기에는 그 폐해가 만만치 않다. 정부에서 쏟아내는 정책과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찬반양론과 대안들 모두 문제의 핵심을 벗어나 있거나 사안이 갖고 있는 규모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기 일쑤여서 광풍은 커져만 간다. 이미 수년전부터 일부 언론의 여론 몰이로 시작된 영어 공용화론, 영어 조기교육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정부 들어서서 소위 ‘영어교육 개혁’이라는 이름하에 시행되거나 시행될 것으로 예측되는 일련의 조치들로 인해 폭발적인 영어 시장의 확대로 인한 파장은 유령처럼 온 사회를 떠돈다. 이런 영어 광풍의 여파는 당장 떠오르는 몇 가지만 나열해 보아도 온통 부정적인 것들뿐이다. 몰입교육이다 뭐다 해서 이제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내려간 영어 정규교육은 영유아들에게까지 영어 올가미를 덧씌웠고, 일치감치 사교육에 넘겨진 영어교육에 대한 부담으로 각 가정의 살림은 허덕이고, 그런 가운데도 이 나라 학생들의 영어구사력이 획기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영어가 진정 우리에게 무엇인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쑥 빠져있거나 있다 하더라도 철모르는 소리로 치부되기 일쑤이다.

 영어로 인해 대부분의 시민들이 미아가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이제부터라도 영어 광풍에 대하는 우리의 인식과 자세가 달라져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영어가 우리에게 갖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누가 외면하는 지, 그 의도가 무엇인지 따져봐야만 한다. 영어 광풍은 특정 세력의 수요가 부풀려져 정책적으로 부당한 지원을 받아 사회적으로 고착된 것이라는 것이 그 속내요 핵심이다.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는 일부 계층만 누리는 이득만이 유일한 목표인지라 공교육 시스템이 망가지고 가정이 파탄 나는 등의 교육적, 사회적 부작용은 아무런 고려 사항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영어로 인해 식민주의적 가치가 우리의 의식을 좀먹는다는 식의 우려는 여전히 유효하기는 하지만 광풍에 대하는 자세로는 추상적으로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전적으로 경제적이고 계층적인 이해관계만을 바탕으로 사회적인 골을 만들어나가는 파괴적인 흐름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볼 때에야만 진정한 활로 모색이 가능해진다.

 영어 광풍은 이미 정치권력의 의지나 물리력에 의해 의해서만 그 흐름이 바뀔 수 있을 정도로 덩치가 커져서 개별적 실천의 차원에서는 영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림도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해결책은 제도적 차원에서의 시도여야만 하고 그 강력한 주자로  입시에서 영어를 없애자는 제안을 내놓고자 한다. 얼핏 비현실적인 대안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려해 보면 이만큼 이 사회의 모든 면에 있어서 합리적인 결과를 낳는 해결책도 없을 것이다. 시험에 나오고 안 나오고가 교육과정의 내용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볼 때, 입시에 빠진 영어는 우선 영어를 초등학교부터 기를 쓰고 매달리는 가장 큰 동인을 없애주는 효과를 낳을 것이다. 영어의 수요가 부풀려진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지 않을 것이고, 영어에 투자할 필요가 줄어들게 됨으로써 생기는 경제적 효과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이는 정작 영어가 필요하고 또 그런 만큼 동기와 노력이 충만한 실수요자를 창출하고 이들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입시에서 영어를 없애자는 것이 어제 오늘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입시가 아닌 다른 방식의 평가방식을 도입해 여전히 영어의 올가미를 남겨두자는 근시안적인 대안이었다. 영어 광풍이라는 거대한 문제에는 그에 걸맞은 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하고 또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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