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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가 보여주는 어둠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
  • 신혜린 기자
  • 승인 2016.04.1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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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둠 속에서 넘어지며 살아가요. 갑자기 불을 켜면 탓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죠.”, 영화 ‘스포트라이트’에 나오는 한 대사이다.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은 만큼 그 대사 하나하나가 인상 깊었지만 그중에서도 내 머릿속에 무언가를 자극한 것은 바로 이 문장이었다.

영화는 ‘스포트라이트’팀이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피해자들을 만나며 언론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진실의 실체를 알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여느 영화에나 나올법한 줄거리일 것만 같다. 하지만 영화는 현실과 현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를 끄고 나서도 내가 한 번 더 영화를 곱씹게 된 이유는 지금 대학 언론사에 몸을 담고 있다는 사실도 있지만, 진실을 마주했을 때 우리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몇 년 전, 한국을 한바탕 휩쓸었던 영화 ‘도가니’가 떠오른다. 아동·장애인 성폭행 범죄의 내용을 담고 있던 이 영화는 ‘도가니법’을 만들며 아이들과 장애인들의 성범죄 해결에 일정 부분 일조했다. 하지만 영화가 나왔을 당시 사회는 혼돈 그 자체였다. 위에서 더 위로 연결된 구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공권력은 혼란에 빠졌으며, 진실을 알게 된 시민들은 무언가의 불신에 휩싸였다.

진실이 드러나면 여느 사회라도 그렇게 반응한다. 우리나라 역시 그에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 뿐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혼돈에 휩싸이고 모든 것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되면 사회는 그 상태에서 멈춰버린다. 우리 역시 밝혀진 진실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항상 바른 길을 걸어왔는가.

영화 ‘스포트라이트’에 나온 대사처럼 당장 불을 켜면 탓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우리는 그 탓할 것들이 너무나도 두려워서 다시 눈을 감기도 한다. 보이지 않으면, 잊어버리면 또 그렇게 잊혀진 대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영원히 그 어둠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우린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그게 당신이었을 수도 있었고, 나일 수도 있었고, 우리 중 누구일 수도 있었어요.”

신혜린 기자 sunnyrin@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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