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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교양인을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신빛나 기자
  • 승인 2015.03.3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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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이 갖고 있는 문화 중에서 매우 독특한 것이 있다. 바로 ‘영화’다. 작년 여름, <명량>이라는 영화가 국내에서 굉장한 인기를 누리며 누적 관객 수 1,700만명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우리나라 인구수가 5,000만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다. 게다가 국민일보 기사에 따르면 <명량>의 파급효과는 약 4,200억으로 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이처럼 파급력이 엄청난 영화. 사람들은 왜 영화를 만들고, 보는 것일까? 사람들은 어쩌다가 ‘영화’라는 문화를 갖게 된 것일까?

이번 호의 문화인이 바로 그 해답을 가져다줄 영화의 창시자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다. 1895년 3월, 이들은 시네마토그래프라는 영사기를 만들어 카페에서 상영했다. 그들의 영화는 19세기 사회의 변화와도 매우 관련이 깊었다. 영화 <열차의 도착>,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 등은 프랑스 혁명을 통해 봉건제가 무너지고 자본주의, 도시 사회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굉장히 잘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뤼미에르 형제의 최초의 영화가 있기까지에는 영화의 선구자 에디슨이 큰 몫을 했다. 미국의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키네토스코프라는 기계를 만들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시네마토그래프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또한 1877년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 역시 영화 사운드의 도입과 발전에 이바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렇듯 큰 기여도에도 ‘영화의 아버지’라는 칭호는 뤼미에르에게 돌아갔다. 시네마토그래프가 움직이는 이미지의 촬영과 대중적 유료 상영이라는 오늘날 영화의 개념에 부합하는 최초의 영화였기 때문이다. 한편, 그들의 1분 미만의 짧은 영화는 예술 작품이라기보다는 대중의 단순한 일상과 풍경을 담은 신기한 구경거리 같은 것이었다. 지금의 영화가 오락적, 교육적, 역사적 기능을 모두 바쁘게 수행하며, 다양한 촬영 기법과 편집 기술을 통해 제작되는 것을 생각하면 영화의 발전 역사는 과히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 단순한 구경거리에 불과했던 영화라는 콘텐츠가 어쩌다가 지금과 같이 거대한 하나의 문화가 된 것일까? 이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넓고 얕게’ 설명해보자면, 영화의 존재 이유는 물론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교훈, 지식, 감동, 웃음 등을 이유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영화는 다른 매체가 갖지 못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비교적 짧은 시간에 총체적 감각이 동원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영화라는 간접경험을 통해서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실감 나게 느끼고 체험한다. 또한 그러한 간접경험을 통해 현실 세상을 더 올곧게 바로 세우기도 한다.

그 대표적 예시가 2011년 개봉됐던 영화 <도가니>다. 먼저 도가니의 사전적인 뜻은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영화 <도가니>는 대한민국에 그야말로 엄청난 후폭풍을 몰아치게 했다. 2000년부터 5년간 한 청각 장애인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일어났던 비인간적인 성폭력과 학대에 대한 실화를 담은 이 영화는 2011년 9월 22일에 개봉해 뉴스나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큰 화제 몰이를 했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 <도가니>의 피해자들은 패소했다. 재판부는 “국가배상 소멸시효 5년이 지나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판결 내용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나 <도가니>가 무의미했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도가니>는 사회악에 대한 무력함을 각성시키며, 사건을 이슈화시켰다. 만약 영화화가 아니었다면 이 사건은 조용히 광주시의 뿌연 안갯속으로 파묻혔을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한편 이처럼 사회악을 꼬집는 영화에는 <도가니> 외에도 <또 하나의 약속>, <변호인>, <카트>, <한공주> 등이 있다.

한편 영화와 관련된 우리 주변의 축제로는 매년 10월에 부산 영상문화의 메카로 불리는 센텀시티에 자리한 영화의 전당을 중심으로 개최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양한 시각과 스타일을 지닌 아시아 영화감독들의 신작 및 화제작 소개하는 ‘아시아 영화의 창’, 세계적인 거장과 중견 작가들의 신작 및 유수 국제영화제 수상작을 포함하여 한 해 비아시아권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소개하는 ‘월드 시네마’, 한국영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최신작을 소개하는 ‘한국영화의 오늘’,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 및 국제적인 관심을 모은 화제작을 야외 특별 상영장에서 상영하는 ‘오픈 시네마’ 등으로 구성돼 있다. 행사 참여권 예매는 비프(BIFF)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가장 고가인 개·폐막식이 20,000원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이니 한 번쯤 꼭 관람해보길 바란다. 물론 작년의 경우 개막식 티켓이 1분 34초 만에 매진됐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재빠른 티켓팅은 이제 문화인의 필수 덕목이다. 성공적인 티켓팅을 기원한다.

끝으로 영화에 대한 의미를 나름대로 정리해보자면, 영화는 ‘가상세계’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 대한 파급력이 엄청난 가상세계다. 또한, 거꾸로 영화는 현실을 굉장히 염두하고 고려해 만들어진 결과물이기도 하다. 때문에 영화가 지닌 오락적 기능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그 안에 숨겨져 있는 현실을 찾아보길 바란다. 누군가가 만들어낸 가상을 통해 더 나은 현실로 변화할 수 있게끔 말이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마음가짐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다. 여러분이 문화교양인이자 훌륭한 관람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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