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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자들 - 심인보 아나운서

하얀 피부에 온화한 웃음을 띠고 있는 남자가 KBS홀에 서 있다. 그는 바로 경남 도민이라면 TV나 라디오에서 한 번 쯤은 보고 들어 봤을 법한 심인보 아나운서다. 올해로 KBS에 입사한 지 11년째가 된 그는 그간 많은 방송을 진행해왔다. 대표작을 꼽자면 매일 밤 진행하는 ‘KBS 뉴스9 경남’, ‘닥터심’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 ‘소화제’ 등이 있다. 이외에도 ‘열려라 동요세상’, ‘KBS 네트워크 여기는 창원입니다’, ‘놀이쇼! 니캉내캉’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력이 있으며 그 외 무수히 많은 행사를 진행했다.

TV와 라디오에서 듣던 것과 같이 듣기 좋은 익숙한 목소리가 “안녕하세요. KBS 아나운서 심인보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됐다.

 

지도교수님의 말 한마디

그가 대학 4년 동안 광고, 연극, 토론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며 훗날 공연기획자나 PD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의 지도교수님이 ‘발표하는 걸 보면 아나운서가 되는 게 좋겠다’와 같은 운명적인 조언을 했다. “교수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진로를 고민하다 결국 아나운서가 되기로 하고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 당시 나는 꾸미는 것에 조금의 관심도 없는 데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준비가 덜 된 것이 많았지만, 처음으로 도전한 아나운서 공채 시험에서 3차까지 가는 쾌거를 이룬다. 이에 자신감을 얻고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니며 1년간 열심히 준비 한 끝에 2004년 KBS 아나운서 공채 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내가 아나운서가 된 것은 어떻게 보면 지도교수님의 진심 어린 조언 한마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교수님의 말에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관심을 두고, 도전 하고, 가능성을 찾아 아나운서가 될 수 있었으니까”

 

소화제

“여태껏 진행했던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소화제>다” <소화제>는 ‘소소한 일들에 대해 화끈한 해결책을 제시해 드립니다’의 준말이다. 우리 사회 속에서 소화불량같이 사소하지만 불편한 부분을 다루자는 의미로 기획·제작한 프로그램이다. “<소화제>가 닥터심이란 캐릭터도 만들어 준 데다 나라는 사람을 경남에 더 알려줬다. 또한, 이 프로그램으로 방송이 시청자들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깨닫게 되기도 했다” <소화제>는 ‘한가위 특집-효도변기’편에서 시골 어르신이 사용하는 재래식 변기에 플라스틱 좌변기를 덧대 변기를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어 줬다. “직접 변기를 만들어 준 곳의 어르신들이 편의를 본 것은 물론 전국적으로 효도 변기에 대한 문의가 참 많이 들어왔다. 우리의 방송을 통해 실생활에서 도움을 얻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뿌듯한 마음을 많이 느꼈다”

이어 가장 하고 싶은 방송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태껏 많은 방송을 진행했지만 실제로 경남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역 명물을 소개하는 6시 내 고향 같은 프로그램을 해보지 못했다. 이 같은 프로를 하며 직접 시청자들과 만나 소통하며 지역 곳곳을 소개해보고 싶다”라고 답했다.

 

아나운서

아나운서와 엔터테인먼트가 합쳐진 아나테이너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현재 아나운서는 뉴스, 교양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예능, 스포츠, 드라마, 영화와 같이 매우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그는 아나운서가 지켜야 할 정체성에 우리말 지킴이와 방송진행자, 이렇게 두 가지를 우선해 꼽았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 한글은 급속히 파괴되고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진짜 표준어가 무엇인지 모를 날이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완벽히 구어로 한글을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냐 했을 때 바로 아나운서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요즘은 방송진행을 가수, 개그맨, 탤런트 등 누구나 다 하고 있다. 그 속에서 아나운서란 이름으로 MC를 보는 사람들은 차별화를 두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아나운서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에 이어 앞으로 어떤 모습의 아나운서가 되고 싶냐 물었더니 “먼 곳에 있는 사람이 아닌, 주변에 있는 친근한 느낌을 풍기는, 사람 냄새가 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했다. “또한, KBS 아나운서를 만났을 때 ‘나도 바른말 써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말 지킴이의 역할도 계속해서 하고 싶다”

 

꿈꾸는 당신에게

시대가 흘러도 아나운서란 직업을 선망하며 꿈꾸는 청춘들은 여전히 많다.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느냐고 묻자 “참 어려운 일이다”라는 이야기로 말문을 텄다. “한국 아나운서 연합회가 있는데 그곳에 소속된 아나운서는 전국에 500명 정도밖에 안 된다. 우리나라 인구가 오천만 명이라고 봤을 때 그중 오백 명이면 얼마나 극소수인가. 이렇게 좁은 문을 뚫고 아나운서가 되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아나운서라고 진로를 정하기 전에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고민을 신중히 해봐야 한다” 이어 “이러한 어려움을 무릅쓰고라도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면, 그다음으로 호기심을 많이 키워야 한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호기심, 인간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애정. 호기심과 애정이 아나운서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질이다. 시험은 이다음 문제다. 기본적인 자질이 마련돼 있어야 아나운서를 할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또한, 실무적으로는 고저장단, 발음과 같은 우리말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둬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대학생일 때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 “공부가 됐든, 여행이 됐든, 연애가 됐든, 운동이 됐든, 뭐가 됐든 간 많이 경험해 봐야 한다. 대학 4년을 충분히 활용하며 많은 경험을 하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의 마지막 말처럼 깨져도 좋고 부딪혀도 좋으니 어찌 됐든 많이 경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일을 경험하고 진심으로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언젠가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며 사는 벅찬 나날들을 맞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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