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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나 리조트 참사 1주기,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 구연진 기자
  • 승인 2015.03.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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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맞이하는 대학 행사 OT. 즐거운 레크레이션 시간, 커다란 체육관의 발밑까지 두근거리게 하는 큰 음악소리가 나를 더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런데 저 멀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고, 점점 호응과는 다른 불안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대피하라는 말이 전해지자 앞다퉈 밖으로 몰려 나가기 시작했다. 곧 쿵 하는 소리가 들리고, 피할 새도 없이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
 지난 해 2월 17일, 경주의 마우나 리조트 체육관에서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 행사가 열리는 도중 건물이 붕괴하는 사건을 상상해 재구성한 것이다. 이 사고로 인해 학생 9명과 직원 1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참사가 벌어진 후 며칠간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연일 사고 원인과 사고의 책임자에  대한 조사가 중계됐다. 국과수 연구원과 검찰 감정단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사고의 원인은 부실시공이었다.

                     

 시공사 측은 체육관에 필요한 건축 자재를 사용하지 않았고, 무단으로 설계도를 변경했다. 사고 당시 법적 기준인 적설량을 훨씬 넘겼지만, 정상적인 자재로 지어졌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공무원들은 부실한 건물 시공을 말없이 넘겨줬다. 그리고 부산외대 학생회는 재정이 좋지 못해 안전하지 않은 건물을 OT 장소로 선택했다.
 마우나 리조트 붕괴와 같은 참사는 2014년 한 해 동안 계속해서 국민들을 괴롭혔다. 마우나 리조트 붕괴부터 시작해 세월호 침몰, 고양 버스터미널 화재, 판교 환풍구 붕괴, 의정부 아파트 화재 등 대형 참사가 계속되면서 ‘대한민국=참사공화국’이란 말이 등장할 정도였다. 이러한 참사는 온갖 비리와 안전 불감증으로 얼룩진 총체적인 참사였다.
 이 참사가 일어난 지 1주기.  사회는 과연 얼마나 변했을까? 안전처는 참사 이후 대학생 집단 연수 안전 확보 방안과 재해 예방을 위한 방재기준 개선,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제설 대응 체계 구축 등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했다.
 1심 법원인 대구지법 경주지원은 체육관 설계·시공·감리 담당자와 리조트 관계자 등 모두 13명에게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선고했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건물을 허가해준 관할 관청 공무원들은 단 1명도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붕괴사고 이후 마련한 재발방지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한 결과, 상당수 대책이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법 개정안은 아직까지도 국회에 계류 중이거나 시행까지 유예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고의 원인이 된 건설업계의 불법행위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건설 면허를 불법으로 빌려주고 수수료로 186억 원을 챙긴 혐의로 4명을 구속하고, 30명을 불구속 입건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부산외대에 따르면 사망자에 대한 피해 학생 300여 명 중 10%가량인 30여 명이 아직 피해 배상 합의를 하지 못했다. 이들은 단순 부상이 아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들이다. 정신적인 상처인 만큼 보상이 더욱 어려운 상태다.
 지난 해 10월 교육부는 각 대학에 ‘대학생 집단연수 운영 안전 확보 매뉴얼’을 배포해 대학 본부가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학생회 주관·학교 밖 진행’을 고집하며 대학과 무관하게 진행된 행사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주관한 측에 엄정한 징계를 내리라고 지시했다.
 이에 교외에서 본부와의 협력없이 학생회가 주최하며 음주 위주로 진행되던 OT는 올해부터 차분한 학교 주관 행사로 변화하고 있다.
 부산지역 14개 대학은 OT를 대학본부와 학생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기로 했다. 삼육대는 학교본부 주도로 올해 OT를 학교 기숙사에서 3박 4일 간 진행하기로 했다. 음주 대신 인성 교육을 주로 진행하며, 비용도 학교 측이 부담한다. 또한 한성대는 삼육대와 같이 교내에서 진행하며, 학부모들도 참관할 수 있는 OT를 마련했다.
 우리대학은 입학 전 2박 3일 간 진행되던 새내기 배움터를 입학 후인 3월로 미루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경주 마우나 리조트 참사는 대학들의 고질적인 학생회 단독 주관 OT와 재정문제, 음주문화 등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또‘참사공화국’으로 낙인 찍힌 대한민국의 수많은 문제들도 고쳐나가야 한다.
 리조트 붕괴 참사 이후 학교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한 만큼, 사회도 바뀌어야 한다. 마음 편히 참여할 수 있는 OT가 생겨나고,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는 것 또한 간절히 바란다. 
구연진 기자 dus951623@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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