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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현대미술’
현대(modern)라고 하는 것은 문화예술부문에서 모더니즘(근대적인 감각을 나타내는 예술상의 여러 경향)과 관계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를 뜻하는 말로 더 자주 사용되고 있다.
청동주물을 뜨거나 돌을 깎아 조각을 하는 대신 폐차시키는 자동차들을 납작하게 압축하고, 이어 붙여 알록달록하고 거대한 조형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현대미술이다. 수술대 위에 누워 의사들에게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히고 성형수술을 감행하는 장면을 세계로 전송하는 행위 또한 현대미술안에 포함한다.
현재도 캔버스를 짜고 유화안료에 기름을 개어 붓과 나이프로 그림을 그리는 현대미술가들이 있다. 이런 일들이 어떻게 가능하게 됐을까하는 것이 오늘 현대미술의 기원을 밝히는 일이 됐다. 운 좋게도 우리대학 근처 경남도립미술관에서 현대미술 기획전이 열렸다. 오늘날의 현대미술은 어떻게 표현되고 있을까? 몇 작품을 보면서 알아보자.
재현과 자율 사이
▲위 사진은 조미영 작가의 ‘시영아파트-심리적 풍경’이라는 작품이다. 작가는 아주 평범한 연립 아파트를 통해 심리적 공간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언뜻 보기에 공중에 매달린 물체로만 인식되는데 이는 그림자의 실재를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즉 사실적 형상의 이면으로 역할을 하는 그림자에도 동일한 실제 모습을 부여해, 내면 속 감춰진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아파트라는 사각의 물성에 내재한 심리적 응축물들이 부유하는 덩어리처럼 일상 안에서 떠다니고 있고, 삶의 터는 별수 없이 복잡한 감정의 공간임을 알린다.
▲위 작품은 각박한 현실을 벗어나 산과 강호를 벗 삼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즐거운 상상을 담아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 안에 풍경을 입힘으로써 답답한 사각의 현실을 유동적 세상으로 바꾸는 유쾌함이 들어가 있다. 이 풍경은 허구적이지만 갈망 또는 소망의 대상으로 현실적이기도 하다.
일상이 담고 있는 속내
삶의 곳곳에 펼쳐진 무심한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이것이 사실적 재현이다. 사실이 예술이라는 언어로 해석될 때 그 풍경은 자율성을 획득하게 된다. 그래서 일상이 담고 있는 그림은 수많은 속내를 함께 나누고자 하며 이는 현대미술을 공감하게 한다.
▲위 사진은 도심을 장식하는 수많은 조경수들이 제 땅에서 뽑혀 나가 도시의 낯선 어딘가에서 심기고 뽑히기를 반복하는데, 작가는 이를 통해 산업화의 희생자로서 개발에 밀려 이리저리 떠도는 이주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은 다섯 장을 합쳐진 것이며, LED가 뿜어내는 백색의 투명한 빛에 의해 모습을 드러내며 마치 아름다운 산수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위 사진은 기자가 처음 볼 때 사진인 줄 착각할 정도로 현실성이 높은 작품이었다. 이는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것으로 아주 정밀하게 표현됐으며 사진으로 착각할 정도로 매우 현실적이다. 강강훈 작가의 ‘모던보이’라는 작품으로서 인물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놀랍게도 이 작품은 사실성보다 더한 리얼리티를 추구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요구하는 집단적 정체성을 풍자적 요소들과 접목하여 모던보이들의 자화상을 그려냈다. 실제와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사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부기 우기’속의 현대미술
2009년에 나온 부기 우기(Boogie Woogie)라는 영화가 있다. 현대미술이 적나라하게 나오고 있고 리얼리티를 알고 싶다면 이 영화를 강력 추천한다. 주인공들의 대화 속에서도 현실적인 작품이 나오기 마련이고 주인공들은 미술관으로 들어가 예술작품을 구경한다. 결국 삶 자체가 리얼리티다.                          리얼리티를 해석하는 다양한 관점은 언제나 존재한다. 삶 속에서 만나는 사람과 풍경은 나와 만나는 방법, 시점, 감정에 따라 변해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사실적으로 삶을 재단하여 바라보기 보다는 잠시 멈춰 생각해보기를 바라며 리얼리티를 통해 현대 미술의 변화점을 찾고 있다.
“리얼리티는 우리 눈에 비치는 단순한 풍경이나 장면이 아니라 그 너머에 스며있는 시간과 역사를 함께 만나보자는 거다”즉 이는 현상이 아니라 내면 혹은 본질과 맞닥뜨리자는 이야기다. 이처럼 현대미술은 텅 빈 공간 위에 떠다니는 현대의 탈중심적 현상을 대변하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사물을 탐구하듯 그려내는 리얼리티야말로 오늘날 현대미술의 기원을 밝히게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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