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기획
술ㆍ담배가 도대체 뭐길래?
최근 여성가족부로부터 청소년유해매체판정을 받은 곡의 가수들

  최근 여성가족부는 가요를 사랑하는 대중들에게 자자한 원성을 들었다. 사건인즉슨,  가사에 '술'과 '담배'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비가 오는 날엔', 10cm의 '아메리카노', 2PM의 '핸즈업(Hands up)' 등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술이야>, <취중진담> 역시 노래가사에 술, 담배와 같은‘유해약물’이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청소년유해매체로 판정받았다. 이와 같은 청소년유해매체물로 판정된 음반은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19세 미만 판매금지'라는 스티커를 붙여서 판매해야 하며, 밤 10시 이전에는 방송할 수 없다. 또한 음악 사이트에 배포하거나 방송활동·공연 등에 음원을 사용할 때는 지적받은 가사를 수정하여 사용해야 한다.

여성부, "가사에 술ㆍ담배 들어가면 청소년유해매체물!"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유해매체 판정에 따른 비난의 목소리에 불을 지핀 것은 모호한 심사기준이 한 몫 했다. 지난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복실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최근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이 증가하고 있어 이를 우려하는 청소년들의 부모님이 많다. 이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에 법 시행령 제7조의 4항에 따라 유해약물의 효능 및 제조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서 사용을 조장하거나 매개하는 경우에 해당하면 유해매체물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그 기준이 애매하지 않냐고들 하시는데 이는 법에 의거하여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우진 여성가족부 음반심의위원은 “심의위원이 9명인데 각자 가치관이 다르다.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는 심의기준 자체에 부족한 점이 있음을 밝혔다.
  여성가족부 안에서도 심의기준이 엇갈리는 통에 네티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현석(가명, 25세)씨는“우리나라 작사가 어느 누구도 자신이 쓴 노래를 통해 대중들에게 술을 먹이고 말겠다, 담배를 피우게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지  않는다”며 여성가족부의 유해매체 심의가“자의적 해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가수, "'술, 담배' 들어갔다고 유해매체? 그건 아니지"
  지난달 그룹 비스트는 여성가족부를 상대로 청소년유해매체에 관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비스트 정규 1집 '비가 오는 날엔'은 가사 중 '취했나봐 그만 마셔야 될 것 같아'라는 가사는 여성가족부로부터 "술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비스트의 소속사는 "음주를 권고하는 내용과 무관하기 때문에 유해매체 판정이 부당하다"고 취소를 요구했다.
  한편 프로젝트 그룹 SM 더 발라드는 곡 '너무 그리워' 가사에 '술'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유해매체물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하여 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재판부는 "술은 마약류나 환각류와는 달라 노래 가사에 문구가 포함돼 있다고 해서 유해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SM 더 발라드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청소년 유해매체 판정 '논란' 결국엔…
  이번 사태로 인해 여성가족부 강인중 음반심의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사퇴했다. 그는 사퇴하면서 청소년 유해음반 심의를 다루는 민간기구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초등학생 기준의 '12세 미만 이용제한' 등급을 신설하는 등 청소년유해음반의 등급제를 도입할 것이며, 술, 담배를 직접적 또는 노골적으로 이용을 조장하거나 권장, 미화하는 경우에만 한정해 유해판정을 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또한 이미 유해판정을 받은 곡에 대해서도 재심의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점은“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라”는 입장과“청소년 정서를 보호하는 사회적 임무를 소홀히 하지마라”는 양쪽의 주장 중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여성가족부와 같이 모호한 기준을 잣대로 예술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가사 자체가 주는 느낌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한 뒤 청소년유해매체로 선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인정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