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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 top 7,000만 한글 사용자들을 위하여!더이상 미룰 수 없는 한글 표준화, 대기업들의 이익보다 중요하다!


 찌아찌아족이라고 들어보았는가? 근대까지만 해도 외부와 고립된 삶을 살아왔던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이다. 그런데 올해 한글날을 맞아 찌아찌아족이 서울시를 방문했다.

 찌아찌아족은 그들의 문자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의 언어마저 소멸할 위기에 처했지만, 작년 한글을 도입한 뒤로는 그들의 고유한 문화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7월부터 찌아찌아족은 한글로 적힌 교재를 통해 자신들의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공식언어로 허가도 받았다.

 한글이 찌아찌아족의 공식문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원봉사자들의 홍보도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한글이 학습하기 쉬운 문자이기 때문이다. 아무렇게나 줄여지고 외래어에 찌들어 있는 한글이지만, 세계의 어떤 문자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훌륭한 우리의 자산이다.

 그런데 중국이 한글표기의 국제표준을 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한글공정을 주제로 다루어 보자.

 한글이 중국의 문자라고?

 중국 정부가 최근 ‘조선어국가표준워킹그룹’을 창설하고 휴대형 기기와 컴퓨터 키보드의 조선어 입력 표준코드 제작에 들어갔다는 보도자료가 이번 달 11일(월) 퍼졌다.

 이들은 이 조선어 표준이 제정하여 스마트폰이나 타블렛 PC 등 최신 전자기기에서 중국이 정한 표기법으로 한글을 사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글과 말이 다른 중국에서 한글의 국제표준을 정한다니. 화내기에 앞서 이해하기도 힘든 말이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조선어’의 국제표준을지정한다는 명분으로 한글공정을 실시했다. 조선족
이 사용하는 조선어를 국제표준으로 지정한다는 말이다.

 조선어국가표준워킹그룹은 중국 내의 소수민족의 언어를 정비해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자 하는 대의명분으로 한글공정을 진행했다. 중국에는 인도네시아처럼 많은 소수민족들이 있고, 중국의 주류를 차지하는 한족의 눈으로는 조선족도 그 소수민족들 중 한 갈래일 뿐이다.

 그러나 한글을 마치 자신들의 문자인 것처럼 국제표준화해버리면, 한글에 대해서 일찍이 접한 적 없는 외국인들은 한글을 쓰는 우리나라를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오해할 여지가 있어 넘어갈 수 없다.

 한글공정은 소설가 이외수가 언급하면서 더욱 가시적인 이슈가 되었다. 그는 12일(화) 자신의 트위터로 “중국이 한글을 중국의 문화유산이라고 우기는 것은 한국이 만리장성을 한국의 문화유산이라고 우기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며  일갈했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40만 명이 넘는 팔로워와 소셜네트워크로 소통하고 있어 그의 말은 중국의 한글공정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한글 사용자들을 위해서
 
 우리나라는 그렇다면 손 놓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다. 우리는 예전부터 한글자판을 위한 표준화 사업을 예전부터 진행해 왔다. 무려 1995년부터. 
 
 하지만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한글표기법이 표준이 되어야 한다며 주장했고 15년 동안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한글과 관련된 특허가 400개가 넘는다. 그러나 이 많은 특허가 서로 저작권을 주장하며 충돌하여 입력표준법의 발목을 잡았다. 휴대전화 한 종류만 해도 업체마다 그 입력하는 방법이 달라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애로가 많았다. 
 
 지식경제부 허경 기술표준원장은 13일(수) 중국의 한글공정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한글자판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도 표준화가 되지 않으면 복수 표준을 하는 대안도 마련했다.

 또한 최근 삼성에서 개발한 ‘천지인’ 식 표기와 KT의 ‘나랏말’ 표기법을 다른 제조사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특허를 개방했다. 그러니 예전처럼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는 번거로운 일이 전보다는 줄어들 것이다.

 한글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문자다. 하지만, 그 사실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글이 우리나라의 문자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도록 등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인들이 의도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황당한 이유로 글을 빼앗길 뻔했다.

 중국에는 200만 명의 조선족이 살고 있다. 그들은 중국에서 살아가지만 같은 한글을 사용하는 같은 민족이기도 하다. 이들을 위해서 전자기기의 표준법을 정하는 것은 그들에게도 필요하다.

 또 북한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우리가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것을 중국에게 맡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 않을까?

 그러니 지금 있는, 그리고 이후에 생길 한글 사용자들을 위해서 한글자판의 표준화는 우리가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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