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공립대학 학생들이 기성회를 상대로 기성회비의 법적 근거가 없다며 제기한 반환소송에서 기성회비 징수가 부당하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앞으로 국공립대학은 기성회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대학회계에 포함해 징수하게 되며, 일반회계(국고)와 기성회계(기성회비)로 구분돼 있던 대학재정이 ‘대학회계’로 통합된다.

표를 보면 등록금 1,856,000원 중의 1,309,000원은 기성회비로 이제는 내지 않아도 되는 금액이다. 그런데 기성회비를 전액 수업료로 전환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376,500원이던 수업료가 1,856,000원으로 등록금이 약 4배 인상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성회비가 없어졌다고 하지만 등록금은 그대로고,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없어 학생들은 기성회비를 명목상 폐지했을 뿐 실질적인 등록금 인하 효과는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법원이 부당하다고 판결한 기성회비를 전액 수업료로 전환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국공립대학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비쳤다.

일부 국공립대학은 대법원 판결 뒤 추가적인 반환소송에 대비해 기성회비 반환 주체인 기성회계에 대한 파산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대학은 10억가량의 반환 금액이 있는데, 반환할 예산이 없어 법원에서 파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기성회계가 파산하면 학생들은 그동안 낸 기성회비를 돌려받지 못하게 돼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옛 기성회계 직원들로 구성된 대학노조는 노동조합 해산과 임금·단체협약 소멸 문제 등을 우려하고 있다. 김경철 창원대학교 대학노조지부장은 “교육부는 신규 채용되더라도 기존 보수 등 근로조건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한다지만, 각 대학에 이를 미뤄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재정과 신용균 팀장은 "기존 기성회 직원들은 대학 직원으로 고용이 그대로 승계돼 신분상 불이익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기성회비인 1,309,000원을 당장에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줄여나가자는 의견에 대해선 “등록금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기존의 기성회비를 없앰으로써 등록금을 1/4로 줄여 수업료만 내게 된다면 당장엔 좋을지 몰라도 예산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아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며 불가능함을 지적했다.

교육부는 교원, 직원, 재학생이 2명씩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대학재정위원회가 새로 설치되면서 "대학 예산의 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민주성과 투명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성회비는 대학의 취약한 재정기반을 보완하고 교육·연구 지원, 시설 확보 등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963년 도입된 학생 납입금의 일종이다. 사립대들은 1999년 기성회비를 폐지했으며, 국공립대들은 올해 52년 만에 폐지했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