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폭력으로 인한 학생들의 자살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작년 3월 전국의 초·중·고교생 약 139만 명이 참여한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의 피해유형 중 ‘말로 하는 협박이나 욕설’(37.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말로 하는 협박과 욕설을 더불어 인터넷 채팅 및 휴대전화를 이용한 비방이 합해진 ‘언어폭력’의 비율이 무려 51.2%에 달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의사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언어가 잘 사용하면 득이 되지만 잘 못 사용하면 독이 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실수로 상처가 되는 말을 했을 경우 사과를 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정말로 작정한 듯이 남을 헐뜯고 지나친 공격을 일삼는다면 이는 심각한 언어폭력으로 이어질 수가 있다. 아이에게 자살 충동까지 느끼게 만드는 언어폭력, 도대체 얼마나 위험하길래 목숨까지 앗아가는 걸까?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의 위력
‘혀 아래 도끼 들었다’라는 속담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자기가 한 말이 불행의 근원이 돼 죽을 수도 있다는 속담으로, 말을 잘못하면 큰 화를 입게 되니 항상 말을 조심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심리학자 엘마 게이츠는 말 한마디의 위력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먼저 사람들이 말할 때 나오는 미세한 침의 파편을 모아 침전물을 분석했더니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 침전물의 색깔이 다르게 나타나는 결과를 얻었다. 평상시에는 무색이었던 침전물이 ‘사랑한다’고 말할 땐 분홍색으로 나왔고, 반대로 화를 내거나 짜증 낼 때 그리고 욕설을 할 땐 짙은 갈색이 된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갈색의 침전물을 모아 실험용 쥐에게 먹였더니 쥐가 몇 분 만에 죽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게이츠 박사는 이 실험을 두고 ‘분노의 침전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처럼 말 한마디의 위력은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분노의 침전물 실험이 보여준 욕설의 위험성이다. 욕설을 담고 있는 갈색 침전물을 먹은 쥐가 곧 죽어버렸듯 그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욕설이 사람에게 특히 우리 몸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인지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언어폭력, 세상을 병들게 하다
누군가에겐 재미로 한 말이 누군가에겐 고통이 될 수 있다. 외모나 능력을 무시하는 말, 사실이 아닌 거짓 소문이나 험담, 욕설이나 폭언, 남의 약점을 가지고 놀리기와 같은 언어폭력은 듣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다.
상대방이 장난으로 욕설을 할 때 공격하겠다는 의도를 가지지 않았다 할지라도 만약 그것을 듣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욕설로 받아들였다고 한다면 언어폭력으로 성립이 된다. 즉, 말하는 사람의 공격여부와는 상관없이 듣는 사람이 언어폭력으로 받아들였다면 말하는 이가 가해자, 듣는 이는 피해자가 되는 심각한 폭력상황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또는 의도를 가지고 하는 모든 언어폭력은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의 귀에 흘러 들어간다. 그렇게 욕설은 세상을 가득 채우고 누군가에게는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마음의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아
신체적으로 당한 폭력의 상처는 일정기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아물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가해지는 언어폭력은 어떨까. 아마 상처가 언제 다 나을지도 모른 채 마음 속 깊은 곳에 응어리로 남아 오랫동안 자신을 고통스럽게 괴롭힐 것이다. 말이란 일단 입 밖으로 나오고 나면 아차 하고 실수를 깨달았다 하더라도 두 번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다. 실수한 말을 주워 담고 싶다면 상대방에게 사과의 말을 전해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실수로 내뱉은 말을 다시 되풀이할 수밖에 없으니 결국 또 상처를 주게 돼버린다. 말만큼 사람의 마음에 쉽게 난도질 하는 것도 없다. 혹시라도 욕설과 비방이 난무한 언어폭력을 일삼고 있다면, 잘못된 소통방법은 결국 훼손된 인간관계의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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