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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장학금, 그 불편한 진실
우리대학은 지난 1월 27일 등록금을 5.7%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2009년부터 3년 간 등록금을 동결해오면서 1인당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이 206만원으로 전국 대학 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정부의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에 동참하고자 등록금을 일정부분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등록금인하 어디서부터
세계에서 등록금이 최고 수준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은 등록금 마련에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다. 이에 작년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당선된 뒤 한나라당의 핵심공약이었던 반값등록금을 꼭 실현시키겠다는 발언을 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현 정부는 반값등록금 실현이 당장은 어렵다며 대신 등록금 완화 정책으로 국가장학금 제도를 내놓았다.
국가장학금제도란, 국가에서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는 대신에 장학금 예산을 늘리고, 소득분위와 학점 등을 고려해 전국의 대학생을 상대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모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장학금을 신청하도록 했다.
불분명한 기준의 국가장학금
올해 2월 초 국가장학금 발표가 난 이후 대학생들 사이에선 국가장학금 지급 기준이 모호하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국가장학금의 선발기준 중 하나인 소득에서는 소득평가에 부모의 소득과 부동산만 포함되고, 부채 부분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빚이 더 많아 실질 소득은 거의 없는데도 아파트 등 부모님 재산이 소득으로 잡혀있다면 수혜자 선정에 있어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일은 수혜자 선정이 실제 소득이 아니라 신고 되어있는 소득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자산이 있지만 소득이 없는 경우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소득 파악이 어렵거나 거짓된 소득을 올린 경우 형편이 넉넉한데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국가장학금의 유형 1과 유형 2가 있는데 그 중 유형 2는 한국장학재단 측에서 각 대학교에 일정 금액을 장학금으로 제공하면 대학들의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자율성 탓에 유형 2의 경우 장학금 액수 차이가 학생마다 천차만별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자신이 왜 받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와 받아야 할 상황인데도 받지 못해 억울한 경우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대학들은 무조건 국가장학금을 신청해야한다고 학생들에게 알리고, 미신청시에는 교내 장학금 수혜에 있어 불이익이 있을 거라며 대부분의 대학생들에게 국가장학금을 신청하도록 했다.
많은 학생들에게 국가장학금을 신청하게 하여 소득 수준을 보고 어느 정도의 성적만 충족하면 조금이나마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있어 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는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너무 모호한 기준과 구체적이지 않은 소득 반영 때문에 정작 필요한 이는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 하거나, 굳이 받을 필요가 없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돌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정부는 자신들의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등록금을 내리지 않거나 장학금을 확충하지 않는 대학에 국가장학금을 축소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책에 동참한 것은 국공립대 뿐, 사립대는 오히려 우리는 우리대로 살겠다는 식으로 이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정부가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으로 내놓은 국가장학금 제도는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에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여전히 학생들은 등록금 때문에 부담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다.
대학생들의 부담을 덜고자 실시한 국가장학금 제도가 오히려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가는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세워 혜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돈을 투입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국가장학금. 정부와 대학은 지금의 허점이 많은 정책을 수정해가며 보다 꼼꼼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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