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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사랑은 달이 쪼개지는 것, <1Q84>
  • 조수민 기자
  • 승인 2023.12.04 08:00
  • 호수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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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겪어본 적이 있는가? 좋아하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거나, 좋아하지도 않았던 사람을 새롭게 다시 보게 되는 그 순간. 머릿속에 종이 울렸다던가,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던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묘사하는 매체는 많았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설명은 없다. 여러분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이 쪼개지는 순간’으로 정의 내렸다.

책의 주인공인 아오마메와 덴고는 초등학교 동창이다. 아오마메는 초등학생 시절 부모님의 강요로 사이비 종교인 ‘증인회’에 가입해 점심시간마다 큰 소리로 괴상한 기도문을 외웠고, 덴고는 아이들이 놀러다니는 주말마다 아버지를 따라 동네 전역을 돌아다니며 NHK 수금을 했다. 당연한 수순으로 둘에게는 친구가 없었고, 외로운 유년기를 보내야만 했다. 둘에게 초등학교 시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어느 햇살 좋은 점심시간, 둘이 손을 맞잡았던 기억뿐이다.

둘은 혹독한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직업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인간적으로는 외로운 성인기에 접어든다. 그러다 덴고가 암암리에 진행하던 대필 업무가 아오마메가 암살하려던 사이비 조직의 우두머리와 연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서로를 미친 듯이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본 어느 날, 달이 두 갈래로 쪼개졌다는 것을 알게 된 아오마메는 “1Q84년, 이 새로운 세계를 그렇게 부르기로 하자”며 되뇌이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된다. 필사적인 사투 끝에 덴고와 아오마메는 결국 서로를 찾아 성공적으로 1Q84를 탈출한다. 둘이 함께 호텔 침대에 누워 유리창 너머 달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보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달이 두 개로 나눠지는 것만큼 비상식적인 것이 아닐까? 우리는 사랑에 빠지면 하루종일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고, 우연히 들려온 사랑 노래가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설레하다가 다시금 우울해지기도 한다. 친구를 붙잡고 끊임없이 하소연하는 건 덤이다.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사랑에 빠지면 뭔가에 홀린 것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버린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오마메와 덴고가 서로를 찾으면서 1Q84년의 쪼개진 달이 1984년의 하나의 달로 돌아오듯이,각자의 결핍을 채워주는 존재를 찾아자신만의 1Q84에서 탈출하는 것을 사랑이라고 정의했다. 당신의 1Q84가 아무리 비상식적이라고 해도, 사랑만 있다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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