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사설
도로 위의 불안함, ‘급발진’
  • 창원대신문
  • 승인 2023.03.02 08:00
  • 호수 695
  • 댓글 0

최근 다양한 차 사고 영상들이 여러 플랫폼에 많이 떠돌아다닌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차량 급발진’ 사고다. 급발진이란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액셀러레이터를 밟지 않았는데도 차량이 급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급발진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예방법도 명확하지 않아 큰 쟁점이 되고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차량 급발진 의심 사례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토교통부의 통계에 따르면 급발진 신고 사례는 총 196건이고, 각 지역 소방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총 791건이다. 하지만 이 중 공식적으로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는다.

2018년, BMW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2명이 숨졌다. 1심에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유가족들의 급발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2심에서 처음으로 재판부가 차 결함을 인정해 유가족들이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판결이 가려질 예정이다.

2019년, 그랜저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 재판부는 차량에 특별한 결함을 찾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하지만 동시에 운전자의 과실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운전자의 무죄를 선고한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2심에서 급발진이 인정되거나 운전자의 과실이 없다는 판례는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급발진이 인정돼 차량 제조사가 책임을 진 사례는 0건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선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에 결함이 있음을 운전자가 직접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가 차량의 결함을 입증하기엔 당연히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매년 급발진 의심 사례는 늘어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차량 제조사의 잘못이 인정된 사례는 찾기 힘들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로 급발진 의심 사고에 제조사들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들의 억울한 죽음과 처벌만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량 결함임을 인증하기 위해 전후방뿐만 아니라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이 보이는 위치에도 블랙박스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사고기록장치 EDR의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명확한 시각 자료에 대한 필요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원인도 예방도 명확하지 않은 급발진 사고. 급발진 사고 발생 시 운전자의 대처법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차량 속도가 더 올라가기 전에 가드레일에 차량을 박아 속도를 점차 낮추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하지만 급발진 사고는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일어날지 모르는 노릇이고 급발진이 발생하면 운전자는 무척 당황하기 때문에 대처법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고 대처 방안에 대한 지식을 미리 새기는 것도 중요하나 애초에 제조사 측에서 차량 결함을 없애는 것이 우선이다.

도로 위에서 운전자뿐만 아니라 타 차량과 인명 피해까지 끼치는 급발진 사고. 단순히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몰지 않고 차량 제조사의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이 인정되는 사례가 점차 늘길 바라며, 정확한 급발진의 원인을 규명하고 차량의 결함 문제를 줄여야 한다. 운전자들의 억울함과 무의미한 피해가 하루빨리 없어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창원대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