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칼럼
[국장 칼럼] <어쩌다 한국인>에 나타난 인고의 착각
  • 이차리 편집국장
  • 승인 2018.03.05 08:00
  • 호수 626
  • 댓글 0

책의 서문을 보면 심리학을 전공한 필자가 책을 쓴 이유가 나온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 많은 한국 사람들이 심리학을 통해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것이 무슨 가치가 있으며, 현재 자신의 존재와 의미에 대한 혼란스러움, 미래에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심리학으로 해답을 찾고자 한다.

‘가난이 대물림 되는 진짜 이유’를 다룬 4장이 유독 흥미를 끌었다. “애들이 오늘 시험 보고 와서도 내일 시험을 위해 또 밤새고 계속 공부해야 하는데, 엄마 아빠가 막 놀러 다니고 자기들끼리만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닌다고 생각하면 공부할 기분이 나겠어?” 필자의 아내는 끝내 왠지 그냥 그러면 안 될 것 같다며 필자의 놀러 가자는 유혹을 거절한다. 하지만 과연 부모님이 이런다고 자식의 성적이 오를 것인가.

고등학생 시절 늦은 밤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는 항상 주무시고 계셨다. 부모님께서는 교대로 가게 장사를 하시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별도의 취미 생활도 없이 일하셨다. 언제나 피곤해하셨다.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아들이 집에 오는데 어머니께서 먼저 주무시고 있어야 하는 상황을 미안해하셨다. 어머니께서도 주무시긴 하셨지만, 필자의 아내와 같은 마음이진 않았을까.

필자는 이러한 행동을 비합리적 행동이라 말한다. 결코, 한순간도 즐겁거나 행복 하려 하지 않으며, 오히려 괴로워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현재 자신이 힘들고 고생스럽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만큼 후일에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거라고 믿는다. 이런 것을 ‘인고의 착각’이라 한다. 물론 불안을 다스리는 착각적 통제감, 자신은 무조건 잘될 거로 생각하는 비현실적 낙관주의가 우릴 인고의 착각으로 빠트린다. 아버지의 미안함에도 인고의 착각이 묻어있었고, 그 당시의 나에게도 비합리적인 모습으로 보였다.

재밌는 표현으로 가난이 대물림 되는 진짜 이유에 답을 제시한다. ‘광이나 팔면서 쉴 줄 알아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불안하니, 아무거나 해보려고 한다. 특히 사교육은 어느 나라에서도 못 볼 현상이다. 그런 시기를 보내고 대학생이 된 지금, 우린 이때를 어떻게 돌아볼까. 우리가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결코 자원이나 인생을 낭비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고통을 즐길 필요가 없다. 필요 없는 고통은 피하는 합리적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는 어쩌다 한국인일까. 아니. 우리는 그래서 한국인이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차리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