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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내지 말고 떠나라
  • 황수진/자연과학대·보건의과 13
  • 승인 2016.09.10 13:52
  • 호수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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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 대학생 4학년이 될 때까지 국내여행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가보지 않은 게 아니라 못 가봤다. 대신 나는 국외를 쏘다녔다. 멀게만 느껴질지 모르는 국외여행. 그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나는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실제로 여행을 시작한 것은 대학교 2학년 21살 때다. 놀러 가고는 싶고, 학생이라 돈은 없는 현실이기에 내가 선택했던 방법은 바로 우리대학에서 지원하는 해외연수였다. 대학생이라는 신분과 함께할 수 있고, 지원도 받을 수 있어 좋았다. 21살 필리핀 해외연수를 시작으로 22살 인도네시아, 23살 대만여행, 23살 일본 등 해외로만 돌아다녔다.

처음 여행을 갔을 땐 들뜨기도 하고, 무서운 마음이었다. 하필이면 총기 소지 국가인 필리핀이라니. ‘학교를 대표해 해외연수를 갔는데 불미스러운 일이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밤에는 나가면 안 된다는 가이드 말까지 더해져 수업이 끝나면 바로 기숙사로 향했다. 방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고 숙제를 하고, 침대에서 빈둥빈둥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것도 일주일이 한계였다. 혈기왕성하고 호기심 많은 대학생 3명이 3인 1실에 박혀있기만 하니 좀이 쑤셔서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

결국 일주일이 지난 오후 7시 즈음, 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망고를 사겠다는 일념으로 밖으로 나섰고, 모든 사람을 경계하고 다녔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는 달리, 막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지 못 하는 것이 아니라 가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무서워서, 귀찮아서’이다. 이번에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가 여행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서이다. 나 또한 그랬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겪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또 대학생들이 국외로 나가는 것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언어다. 다른 나라 언어가 어려운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여행에 언어의 장벽은 별로 높지 않다.

여행을 가는 것은 사실 피곤한 일이기도 하다. 계획을 짜고, 여행지에 가서 신경을 곤두세우며 길을 찾아다니고, 다녀오면 녹초가 되는. 하지만 여행을 다녀본 사람은 알 것이다. 마치 구름 위에서 꿈을 꾼 것만 같은 느낌. 이 꿈만 같은 즐거움에 뭔가에 홀린 듯이 여행에 떠나게 된다.

우리는 대학생이다. 대학생이기에 여행도, 자유도 허락된 것이다. 이제 내게 주어진 대학생활은 한 학기뿐. 내 식으로 실컷 놀았다고 생각했지만 좀 더 놀아볼 걸하고 후회한다. 학생이라는 직업은 ‘공부를 하는 직업’이지 ‘공부만 하는’ 직업이 아니다. 사회 나가기 전 몇 년 안 되는 시간 동안 논다면 제대로 놀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싶다면 그냥 하면 된다. 경제적 여건, 시간 이런 조건들은 졸업하고 난 뒤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아직 우리는 청춘이니까. 해보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마지막 신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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