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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그림자 가짜뉴스
  • 이현서 수습기자
  • 승인 2024.05.20 08:00
  • 호수 714
  • 댓글 0

<가짜뉴스란?>

일반적으로 ‘가짜뉴스’는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실이 아닌 거짓 뉴스로 정의한다. 간혹 언론사에서 잘못된 정보를 기사로 보도하는 ‘오보’를 내기도 하는데, 오보는 기자의 실수나 사실 확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거짓 정보 유포 행위에 불순한 목적성이 없고, 정정을 통해 시정되기 때문에 가짜뉴스와 다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는 가짜뉴스를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통하는 거짓 정보라고 봤다. 따라서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읽었을 때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않으면 사실과 거짓이 섞인 정보를 입수하게 되므로 왜곡된 정보를 믿게 된다. 최근 가짜뉴스 문제가 더욱 대두되는 이유는 정보화시대에 진입하면서 대중들이 미디어를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는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본인이 선호하는 내용을 선택해 주도적으로 읽을 수 있는 모바일 기사나 유튜브 영상의 접근성이 좋아졌다. 신문이나 방송의 경우 언론사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지만, 인터넷으로 정보를 습득할 경우 자신의 성향에 맞는 내용만 취하려고 하고, 본인의 의견과 반대되는 정보는 의도적으로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알고리즘은 개별 사용자의 시청 기록과 검색 기록을 분석해 사용자가 흥미로워할 만한 정보를 추천해 주기 때문에 편향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기 더 좋은 환경이다.

이런 편향적인 정보는 편향적인 사고를 만들 확률이 높다. 올해 1월 4일 한국 사회 및 심리학 학회는 ‘2024년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회 심리 현상’으로 확증 편향을 선정했다. 확증 편향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기존의 신념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는 심리 현상이다. 쉽게 말하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것이다. 요즘 대중의 시선을 끄는 자극적인 기사 제목이나 조작된 사진을 사용해 선동하려는 가짜뉴스가 만연하다. 불안과 분노의 정서를 사용할수록 이용자의 호응도가 높아지고,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일적인 관점에서 강력한 논조를 사용한 기사를 보도해 설득력을 높이려고 한다. 하지만 조작된 정보를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행위는 엄연한 기만이다. 대중을 혼란에 빠트리고 사회 공동체의 불신과 갈등을 가중한다.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

더불어 가짜뉴스는 언론 기관의 신뢰도를 상실시킨다. 언론 기관은 국가의 권력 오남용을 견제해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하므로 명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며 그 정보에 대한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가짜뉴스는 사회적인 믿음을 저해하고, 정치적 극단주의를 야기하며, 개인이나 단체에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준다. 2017년 3월 한국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가짜뉴스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에 따르면 가짜뉴스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당사자 피해 금액 22조 7,700억 원과 사회적 피해 금액 7조 3,200억 원을 합한 연간 약 30조 9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명목 GDP(2015년 기준 1,559조 원)의 1.9%에 해당한다. 2017년에 비해 미디어의 확산세는 더욱 빨라졌으며, AI·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해 더욱 교묘한 수법으로 가짜뉴스가 형성되고 있으므로,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추산한다면 현재의 경제적인 손실은 추정한 비용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례로 코로나19 전파 초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코로나19에 대한 가짜뉴스 확산이 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는 미디어와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급속하게 퍼져나갔는데 이를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인 ‘인포데믹’ 현상이라 부른다.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부족했던 초기에는 의료인의 전문성을 악용한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렸다. 명확한 치료법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일부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주장하는 치료법이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가짜정보를 퍼트려 대중의 환심을 사 경제적 이익을 보려고 한 것이다. 메탄올을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위험한 정보가 검증되지 않은 채 확산돼, 메탄올을 마셔 사망한 이란인이 2020년 4월 27일 기준 500명을 넘겼다는 이란 보건당국의 발표가 있었다. 또한, 백신을 맞으면 유전자가 변형된다는 정보와 같이 근거 없는 가짜뉴스가 퍼져 백신 접종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2021년 1월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으로부터 ‘백신 관련 허위 조작 정보 대응 현황 및 계획’을 보고받고 이를 논의했다. 특히, 백신과 관련된 가짜뉴스는 예방접종 진행에 영향을 주기에 즉각적인 대응이 중요하므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내에 ▲방통위 ▲복지부 ▲문체부 ▲질병청 ▲식약처 ▲경찰청 6개 기관이 참여하는 ‘홍보 및 가짜뉴스 대응협의회’를 두고, 백신 가짜뉴스를 모니터링하면서 사실을 관계 확인하고 조치했다.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필요한 규제>

전 세계에서 가짜뉴스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방안 중 하나가 가짜뉴스를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짜뉴스 유포를 처벌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첫째, 자유언론과의 균형이다. 가짜뉴스를 만든 사람과 유포한 사람을 모두 처벌하면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의 가치와 뉴스 이용의 자유를 침해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디지털 전환 시대 때문이다. 요즘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서비스(SNS)를 통해 가짜뉴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확산의 특성상 정보의 확산 속도가 빠르며 이미 확산한 정보를 회수하기란 불가능하다. 또한, 디지털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셋째, 가짜뉴스 관련 규제의 한계다. 현재 국내에서 허위, 거짓 및 오인 가능성이 있는 표현을 규제하는 법령은 대부분 특정 국가기관 또는 특정인에게 사실이 아닌 내용을 고의로 제공하는 행위에 한정된다. 예를 들어 개인이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의 인격적 법익 침해를 입게 되는 경우에는 가짜뉴스 생산·유포자에게 ▲형법 ▲민법 ▲정보통신망법 등의 법적 책임을 묻게 된다. 즉, 표현에 의한 피해 대상이 특정화되고 허위성 및 고의성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반면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규제하는 경우는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광고나 선거 관련 규제에서만 존재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는 증가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법적으로 대처할 방안은 없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7년 열린 ‘가짜뉴스 문제점과 대응 방안’ 세미나에서 한국기자협회는 가짜뉴스 대응 방법으로 세 가지 규제를 제시했다. 첫째, 법적 규제다. 가짜뉴스에 대해 엄격한 법적 규제를 가하면 개인의 자유 및 사생활과 충돌을 일으키므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 또한, 기존 언론과 달리 생산자와 유통자의 구분이 애매해 사람을 특정해 처벌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법적 규제를 만들 때 특별법에 따른 해결, 민사적 해결, 징벌적 징계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 보상적 손해배상은 예방적 효과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고액의 배상을 치러 불법적 행위를 반복하지 못하게 예방해야 한다. 또한, 루머나 유언비어, 풍자 등에 따라 다른 수준의 법 규제를 실시해야 한다. 둘째, 기술적 규제다. 법적 규제를 실시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헌법적 시비에 휩싸일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 규제의 경우 특정 정보의 생산이나 유통, 점유 등을 규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기술적으로 스팸 메시지나 부적절한 매체를 차단할 수 있듯이 가짜뉴스를 차단하는 방식의 개발이 필요하다. 뉴스 이용자들이 진실검증을 할 수 있는 앱을 다운받아, 명확하지 않은 뉴스라면 앱을 통해 뉴스의 진실성을 판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페이스북의 운영진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사진이나 영상에 편집이 가해졌는지 점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기사와 웹사이트, 사진과 영상까지 점검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27개의 팩트체크 기관의 도움을 받아 인공지능(AI)을 통해 원본과 대조해 보며 사진과 영상에 악의적 편집이 가해졌는지를 파악한다. 또한, 중국의 알리바바의 운영진은 간단히 가짜뉴스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AI 유언비어 분쇄기’를 적용했다. 먼저 뉴스 배포자의 정보를 분석해 믿을만한지 분석하고, 사용자들의 반응으로 뉴스의 신뢰도를 파악한다. 그리고 뉴스의 출처 링크와 IP를 추적해 해당 사이트에 대한 신뢰도를 파악한 후, 해당 뉴스를 권위 있는 싱크탱크의 데이터와 비교해 내용적 측면에서 신뢰도를 파악해 점수를 매긴다. 우리나라도 이런 연구를 진행해 시민들이 가짜뉴스로 인해 받는 피해를 줄여야 한다. 셋째, 자율적 규제다. 플랫폼 사업자가 스스로 기준을 마련해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소셜미디어 상에서 사업자들은 이용자 약관 등을 통해 가짜뉴스가 언론의 영향력을 갖는 만큼 이에 따르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정보 이용자들에게 인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뉴스를 접할 때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

그렇다면 우리는 뉴스를 접할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우선 기자가 지켜야 할 점이다. 첫째,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기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진실을 알릴 의무를 진 언론의 핵심 존재로서 공정 보도를 실천할 사명을 띠고 있다. 또한, 기사를 작성할 때 사실 확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문이나 루머를 그대로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확인 후 신뢰할 수 있는 출처와 함께 보도해야한다. 둘째,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기자는 단일 출처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출처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다각적인 시각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왜곡된 정보나 편향적인 정보를 방지할 수 있다. 셋째, 투명한 보도가 필요하다. 기자는 보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공정한 보도가 이뤄져야 한다. 이에 따라 정보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 즉, 기자의 전통적인 저널리즘 원칙인 ▲정확성 ▲객관성 ▲불편 부당성 ▲진실 추구 등의 원칙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독자의 입장에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첫째, 합리적 의심을 가지는 것이다. 문자매체 시대에는 문자 언어를 분석하는 능력, 영상매체의 시대에는 영상 언어를 분석하기 위한 리터러시 능력이 요구됐다. 시청각 미디어가 지배적이었던 시기에는 이용자의 수용성과 해석 능력으로서의 미디어 리터러시에 초점을 맞췄지만, 누구나 콘텐츠 생산, 의사 표현이 가능한 디지털미디어 환경에서는 참여적, 비판적 미디어 리터러시가 요구된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미디어 정보를 분석하고 소통하는 능력이다. 뉴미디어 시대에는 소셜 미디어 이용에 스스로 합리적 의심을 가지고 미디어 뉴스를 소비해야 한다. 기사 본문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알기 어려운 경우 공신력 있는 기관의 판단을 찾아보거나 다양한 출처의 뉴스를 참고해 정보를 확인하며 편향된 정보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둘째, 뉴스 리터러시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다.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란 뉴스를 비판적이고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말한다. 이 교육은 뉴스를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해 독자들이 뉴스가 어떻게 작성되고 전달되는지 이해해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사실 확인의 중요성과 다양한 관점을 이해시켜 뉴스의 신뢰성을 평가해, 가짜뉴스를 식별하고 방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다양한 정보를 수용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을 중심으로 매 분기마다 발행되는 뉴스레터나 교사 학습 동아리 등을 통해 지속적인 자료개발과 현장 지원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가짜뉴스에 대한 노출이 점차 커지고 있는 청소년층에게 체계적인 교육적 접근이 잘 진행되고 있지 않으므로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비판적 사고를 해 가짜뉴스를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는 뉴스 리터러시 역량 강화를 위한 자발적 교육 참여가 필요하다.

가짜뉴스는 현대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보의 과잉과 미디어의 다양성으로 인해 가짜뉴스가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정보의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각자가 뉴스를 신중하게 평가하고 확산함으로써 건전한 뉴스 환경을 형성할 수 있다. 뉴스를 통해 중요한 정보를 얻는 동시에, 가짜뉴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에도 노력해야 한다. 뉴스의 가치를 지키고, 건전한 뉴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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