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김선정 (경제학트랙 4학년)

나는 목이 메인 낙타

기꺼이 초원으로 풀려났지만

다시금 나를 구속했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진득한 핏물과 고름으로 가득찬

철창에 묶였던 그 날들을 감히

떠올리고 그리워하고

채찍으로 매질을 당할까

내 몸을 둘러싸 그어진 선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벗어날 줄 몰랐던

곡선처럼 회귀하여

나는 미래가 아닌 과거로 간다

나는 두 발로 걷기보다

네 발로 걷던 낙타이기를 원했다

다시금 초원을 등지고

내 몸이 묶였던 나무 등께로 걸어가

나의 이 두 손으로

흉진 목 위로 칭칭 줄을 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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