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기획 기획
세계의 예술, 서울에 모이다 FRIEZE SEOUL
  • 이다원 기자
  • 승인 2022.09.19 08:00
  • 호수 689
  • 댓글 0

아트페어

아트페어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뮤지엄과 갤러리를 먼저 알아보자. 뮤지엄과 갤러리는 전시를 보여준다는 사실은 동일하지만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다. 뮤지엄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통칭하는 말로 작품을 보존, 사료적인 것을 연구 및 교육하는 비영리적 기관이다. 그에 반해 갤러리는 상업적이다. 철저하게 그림을 판매하기 위한 곳이다. 미술품 구매를 돕고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곳이 갤러리다.
아트페어는 여러 화랑이 한자리에 모여 미술 작품을 사고파는 시장이다. 화랑 사이에 정보를 교환하고, 판매를 촉진하는 등 미술품 시장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행사의 형태로 개최한다. 수많은 갤러리가 전 세계 곳곳에 있어 비교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아트페어는 갤러리들을 한곳에 모으고 비슷한 연도와 경력을 가진 작가 비교해보자는 취지에서 열린다.
1967년 독일 쾰른의 ‘아트 쾰른’이 현대적 아트페어의 시초다. ‘아트 쾰른 ’ 이후에 전 세계 160여 개의 나라에서 해마다 아트페어가 열린다. 단발성 행사였지만 1913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아모리 쇼를 최초의 아트페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세계 3대 아트페어로는 1970년 스위스에서 시작된 ‘아트 바젤(ART BASEL)’, 1974년 프랑스의 ‘피악(FIAC)’ 그리고 ‘프리즈(FRIEZE)’가 있다. 이중 ‘프리즈(FRIEZE)’가 올해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됐다.

 

프리즈서울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은 지난 2일(금)부터 5일(월)까지 3일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프리즈는 원래 아트 매거진을 출판하던 출판사였다. 매달 매거진을 발간하다 보니 갤러리, 작가 등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이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2003년 런던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까지 프리즈는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에서만 개최됐다. 프리즈 서울은 아시아에서 열리는 첫 프리즈 아트페어다. 일본은 미술품 거래 규모가 1년 전 3조를 넘어섰다. 중국은 수십조 원의 규모다. 왜 프리즈는 서울을 택했을까.
최근 K-콘텐츠, 한류 열풍으로 서울이 점점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다. 서울 관련 콘텐츠가 모두 대성공을 거뒀다. ‘서울의 아트 또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예측하면서 프리즈 서울이 성사됐고, 향후 5년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프리즈 서울을 위해 많은 인사들이 서울에 방문했다. LA를 대표하는 라크마 미술관(LACMA) 관장, 스페인의 구겐하임 관장, 뉴욕 현대 미술관(MoMA) 관계자, 아시아 현대미술 컬렉팅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홍콩 미술관 M+ 대표자 등 미술계의 권위자들이 대거 입국했다. 이외에도 양대 산맥인 경매사 크리스티(Christie's)와 소더비(Sotheby's), 세계 3대 경매사 필립스(Phillips)도 참석했다. 프리즈의 후원사 도이치 뱅크는 전용기로 우수 고객 10명을 서울로 보냈다. 국내에서도 롯데 신동빈 회장,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원빈, 이정재, 한효주, 방탄소년단 RM과 뷔 등이 프리즈를 찾았다.
프리즈 서울에는 110개 정도의 화랑이 참여했다. 프리즈 마스터즈, 메인섹션, 포커스 아시아 3개의 섹션으로 구분된다. 프리즈 마스터즈는 고대부터 르네상스, 미술사에서 의미 있는 작품들을 쭉 보여준다. 메인섹션에서는 100여 명의 작가 작품을 볼 수 있다. 포커스 아시아는 서울에서 처음 선보이는 섹션이다. 2010년 이후 아시아 지역에 개관한 신생 갤러리 10곳을 선정했고 인도네시아, 이란, 싱가폴 등의 국가에서 참여했다.
섹션별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작품을 알아보자. 프리즈 마스터즈에서는 파블로 피카소의 600억 원대 <방울이 달린 빨간 베레모를 쓴 여인>이 화제였다. 프리즈 서울에서 가장 고가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보기힘든 로이 리히텐슈타인, 피트 몬드리안, 프랜시스 베이컨, 앤디 워홀 등 시대를 풍미했던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됐다.
메인섹션에선 전 세계 갤러리 중 가장 큰 갤러리, 가구시안 갤러리의 최초 국내 진출이 이뤄졌다. 미니멀리즘 독일 대표 작가 도널드 저드, 블랙 르네상스의 선두에 있는 스탠리 휘트니, 대형 철근 작업 <기울어진 호>로 알려진 리처드 세라의 회화작품을 포함해 동시대 작가 17인의 작품을 가져왔다.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 갤러리는 시골에 위치해 농사를 짓고, 호텔 운영, 청소년 교육 등으로 지역사회와 연결하는 곳이다. 환경, 동물보호를 위한 기부에도 앞장서고 있다. 세계 명소 곳곳에 있는 거대한 조각상 <거미>로 유명한 루이즈 브루주아, 심리적 입체주의(Psychological Cubism) 화가 조지 콘도의 신작, 생존 흑인 작가 중 최고 경매액을 보유한 마크 프래드포드, 미국 현대미술사의 전환점을 찍었다고 평가받는 필립 거스턴 등의 작품을 들고 왔다.
포커스 아시아에선 이란 닷산 갤러리, 인도네시아 ROH 갤러리, 싱가포르 YEO Workshop, 베이징 출신 tabula rasa 갤러리까지 평소에는 접근이 어려운 아시아 갤러리들이 자리했다.
서울의 휘슬 갤러리도 참석했다. 휘슬 갤러리는 배헤윰 작가의 작품만을 전시했다. 아트페어는 알리고 싶은 작가를 임펙트 있게 알릴 수 있는 장이 돼기 때문에작가 한 명의 작품만 가져오기도 한다. 배헤윰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단체전 <젊은 모색 2021>, 휘슬 갤러리 개인전 <Combo>를 진행하며 주목받는 동시대 작가 중 한 명이다.
프리즈 위크를 통해 다양한 행사도 열렸다. 한남동과 삼청동에 위치한 서울 주요 갤러리들이 야간개장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남 나이트’는 지난 1일(목)에 갤러리 바톤, 리만머핀, 타데우스 로팍, 페이스 갤러리, 휘슬 갤러리, 리만 머핀 등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삼청 나이트’에서는 지난 2일(금)에 갤러리 현대, 국제 갤러리, 학고재, PKM 갤러리, 리안 갤러리, 바라캇 갤러리 등이 오픈했다.
키아프 서울과 공동으로 토크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포스트 팬데믹 시기의 아트 마켓 트렌드’, ‘AI와 예술’, ‘예술에서의 NFT의 역할’을 주제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려의 목소리 또한 존재한다. 미술품 거래액이 높아지지만 국내 갤러리에게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한국 갤러리만 두고 비교하던 한국 컬렉터들이 전 세계의 갤러리를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오히려 프리즈 서울이 한국 미술시장에 큰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전문가와 관련자들은 한번은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며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즈와 키아프

키아프는 작년까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최대규모 아트페어였다. 올해 프리즈와 공동 개최를 약속하고 코엑스 1층에는 키아프, 3층에는 프리즈가 자리했다. 공동 개최였지만 ‘총성 없는 미술 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둘의 경쟁에 시선이 집중됐다.
하지만 첫 날부터 관객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 인산인해를 이룬 프리즈와 다르게 키아프는 썰렁했다. 프리즈를 보고난 후에 비교적 규모가 작은 키아프를 보니 비교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키아프 측은 처음 열리는 프리즈에 관심이 쏠리는 건 예상했던 바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후 키아프의 방문객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MZ세대 아트 컬렉터들이 주목한건 대치동 SETEC에서 열린 키아프 플러스였다. 키아프 플러스는 화랑등록 5년 미만인 총 73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미디어아트와 NFT 중심으로 젊고 감각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키아프 플러스에서 화제가 됐던 작품은 <지루한 원숭이들의 골프클럽 (BAGC)> 이다. 현재 가장 주목할만한 NFT로 손꼽히는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 (BAYC)>에서 파생된 컬렉션으로 키아프 플러스에서 처음 선보였다.

 

아트페어를 관람하는 팁

1. 꼭 작품을 사지 않아도 된다!
프리즈의 넘버원 디렉터는 아트페어가 그림 장사만 하려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여러 큐레이터가 모이고 영감을 얻어서 흩어지고, 예술계가 다양해지기를 원한다고 한다. 전 세계 갤러리가 모이다 보니 최근 미술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평소에 화면으로만 접했던 여러 작품을 실제로 감상해보고, 미술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키우며 안목을 높여보자.
2. 질문하기를 두려워 말자
사지 않을 작품인데 굳이 바쁜 사람에게 질문하기가 꺼려지고 민망할 수 있다. 작품이 마음에 들고 궁금함이 생긴다면 주저 말고 물어보자. 작품에 관심을 두는 손님을 싫어하고 귀찮아할 갤러리스트는 없다. 가격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들은 내 통장잔고를 모른다. 상상치 못한 금액을 듣더라도 태연스럽게,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듯한 모션을 취하면서 작품을 계속 구경하면 된다.
3. 마지막 날에는 그림이 다 팔리고 없지 않을까?
아트페어가 진행되는 동안 전시된 그림이 팔린다. 일정상 마지막 날 방문하기로 한 사람은 간혹 “그림이 다 팔리고 텅텅 빈 벽만 보다 오는 거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한다. 참여한 갤러리들은 공간을 대여했다. 공간을 비워두는 건 갤러리들도 손해다. 그림이 팔렸을 때를 대비한 다른 그림도 함께 가지고 온다. 마지막 날이더라도 다양한 작품을 구경할 수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방문해보길 바란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다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