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또 다잡기도 하고 위로하기도 한다. 몇 년 전부터 거리에서 노래하는 버스킹 문화가 늘어났고 어느새 우리지역 창원에도 어엿한 문화로써 자리 잡았다. 거리를 걷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문득 발걸음을 멈춰 돌아보면 저기 저 청춘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기자는 이번 인터뷰 면을 통해 노래하는 청춘 4명을 만났다.

음악을 통해 사회의 한 줄기 빛이 되고싶다 - 사회 장형석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김광석의 ‘일어나’

음악하면서 지칠 때, 삶에 지칠 때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곡

사진출처/박종석 사진작가

사실상 이번 인터뷰 면 기획의 계기가 된 첫 번째 청춘이다. 저녁 시간 상남동을 거닐다 보면 어디선가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어느날은 달랑 기타 하나만 들고 나오고, 어느날은 카메라를 들고나와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첫 번째 청춘, 사회학과 15학번 장형석 씨다.

앗! 나이가 꽤 있는 편인데 편입생인가? 이전에는 어떤 공부를 했었는지?

그렇다. “사회학과로 편입한 15학번 장형석입니다~.” 현재 4학년이다. 창원전문대(현 문성대) 실용음악과를 다니다 학과통폐합으로 제대하니 과가 사라졌더라. 음악하러 서울도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창신대 부동산학과에 다녔었다. 고생도 해보고 하니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관심이 가더라. 그래서 창원대 사회학과에 편입했다. 현재는 올 하반기 음반작업을 위해 잠시 휴학계를 냈지만. 졸업은 꼭 창원대에서 할 것이다!

버스킹 하는 모습을 봤는데 굉장히 여유넘치더라, 버스킹을 시작한지는 얼마나 됐는가?

원래는 혼자 기타치고 노래하는 걸 좋아했다. 군대에서도 선임들의 눈치를 피해 세탁실에서 연주하기도 했고, 산에 올라가서 노래하기도 했다. 제대하고 나서, 그러니까 2010년 봄, 무작정 기타를 들고 상남동으로 나가서 노래를 불렀다. 햇수로 치면 벌써 한 7년째다. 상남동에서 버스킹 하는 걸 좋게 보셨는지 시티세븐 상인연합회에서 연락이 와서 지난 여름에는 3번 정도 주말마다 공연도 했다.

최근 슈퍼스타K 2016에 출연했던데?

(웃음)맞다. 출연했다가 탈락했다. 딱히 우승을 목표로 나간 게 아니었고, 주변에서 ‘한번 나가보라’는 말들에 인생에 있어서 재밌는 경험이겠다 싶어서 나갔다. 전국의 노래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고, 심사위원들도 직접 보고 해서 진짜 재밌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버스킹을 오래하다보면 독특한 에피소드들이 많을 텐데.

에피소드 정말 많다. 노래 부르다가 부모님이나 부모님 친구분들 만나기도 하고, 교수님을 만나기도 한다. 어떤 할머니는 “일해서 돈 벌어 이눔아~”하고 한마디 하시기도 했다. 할머님께 슬쩍 “할머님, 이게 일하는 거에요~”라고 답해드렸다(웃음). 자주 오시던 분 중에 몸이 안 좋으신지 마스크 끼고 오시는 아주머니가 한분 계셨다. 늘 안치환의 ‘내가 만일’을 신청하셨다. 3번 정도 오셨는데 오실 때마다 그 노래를 신청하셨다. 요 근래는 버스킹을 자주 못나가고 있는데 잘 계시는지 궁금하다.

아 그리고 요새는 슈스케 이후로 알아보는 분들이 많이 늘었는데 다들 ‘꽃송이가’를 자꾸 신청하셔서 잠시 쉬고 있다. 하루종일 ‘꽃송이가’를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웃음).

계속 음악을 할 것인가?

사회학과에서 수업 듣던 중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어떤 직업을 가지는가 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대학생활이다’라고.

세상에 수많은 빛들이 있는데 내가 사회에 한 줄기 빛이 되는 방법은 음악인 것 같다. 음악은 내 삶의 큰 부분이다. 이달 말에 서울로 올라가서 앨범을 준비할 계획이다. ‘내 음악’을 만들어 버스킹을 계속 하고 싶다. 나이도 이제 있고, 주변에는 하나 둘 가정을 꾸린 친구들도 있다 보니 ‘준비를 해야 하나’싶기는 하다. 일단 당장은 최소한 먹고 살수있을 정도만 된다면 계속 버스킹을 하고 음악을 할 것이다.

7년차 프로 버스커가 알려주는 버스킹 팁

눈치보지 마라. 즐겨라!

버스킹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주는 팁!

즐겨라! 즐기지 못하면 결코 재밌게 못한다. 그리고 그건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해진다. 다 내려놓고 눈치보지말고 즐기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아! 그리고 팁박스(tip box)꼭 준비해라! 우리는 거지가 아니지만 음악은 공짜가 아니다. 예술도 노동이다(웃음)! 대신 강요하지는 말고 관객이 즐긴 만큼 넣을 수 있게 준비를 해놓으라는 거다.

음악은 일상의 한 부분이다 - 경영 신상용, 신소재 이광섭

페이스북을 통해 찾은 두번째 청춘. 바로 힙합동아리 포다비츠에서 보컬로 활동중인, 신상용 씨와 이광섭 씨다. 힙합동아리에서 처음 만난 이 두사람은 마음 맞는 보컬 구성원들과 함께 버스킹 팀을 꾸려 자유롭게 활동 중이다.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딘의‘D(Half Moon)’와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Love Ballad’

▲ 동아리방에서 버스킹 연습중인 이광섭(왼), 신상용(우) 학우

동아리로써 공연도 많이 해봤을 텐데 버스킹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공연의 경우에는 온전히 우리 무대를 보러 사람들이 오지만, 버스킹의 경우 지나가는 사람의 눈길을 잡아야 한다. 그부분이 가장 다른 것 같다. 또 시작하기 전에 떨림은 공연 전의 그것과 꽤 다르다.

이) 평소에 공연하는 걸 즐기는 편이라 크게 떨지 않는 데 첫 버스킹 때는(웃음). 얼마 전 첫 버스킹 영상을 다시 확인 해보니 음정나간 사람이 꽤 많더라.

신) 공연이나 버스킹이나 떨림은 있는데 정도껏의 긴장은 꼭 필요한 것 같다. 그 떨림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것 같다.

가장 인상깊었던 버스킹 공연은 언젠가요?

이) 가장 최근에 상남분수대에서 공연했을 때 어떤 아저씨가 노래가 끝난 후 와서 손을 ‘턱’잡고 “아. 노래 정말 잘 들었어요. 팬 될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을때 딱 소름이 돋았다. 얼굴도 기억이 안나서 너무 아쉽다. 목소리만이 남아있다.

꿈이 음악과 관련있는가?

신) 음악을 전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전공이 경영이다보니 문화산업과 관련된 곳에 취업해 음악 안에서, 일상 속에 음악이 녹아있기를 바란다.

이) 흠, 전공을 살리게 될 것 같다. 하지만 음악은 취미로써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할 거다.

버스킹을 준비하는 학우들에게 한마디.

신) 음악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기본 실력인 것 같다. 그리고 열심히! 연습해서 나가야 할 것 같다.

이) 거리에서 하다보니 짜여진 무대와는 많이 다르다. 날씨나 음향장비의 문제 등 변수가 많으니 철저하게 준비해서 나가기 바란다.

음악은 ‘소통’이다 - 체육 하태양

대망의 마지막 청춘. 노래하는 체대생 하태양씨다. 지난달 ‘밥 먹었니’라는 음원을 낸 그는 벌써 엄연한 싱어송 라이터다.

제일 좋아하는 가수는 볼빨간 사춘기와 스웨덴 세탁소

▲ 버스킹 중인 하태양 학우

첫 버스킹은 어디서 했는가?

여름방학 동안 워터파크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모아 중고로 음향장비를 샀다. 해운대에서 중고거래를 했는데 해변가에 버스킹하는 부스가 있더라. 장비도 샀는데 ‘한 번 부르고 가면 좋겠다’싶어서 앉아서 MR틀어놓고 노래를 불렀다.

처음이라 기분이 남달랐을 텐데?

처음에는 노래를 불러도 사람들이 그냥 지나가더라. 그래서 ‘아, 내 목소리는 사람들을 이끌지 못하는가’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한 곡 두 곡 부르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앉아서 듣고, 사진도 찍어가더라. 그때 ‘내 목소리가 통하는구나’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음악은, 버스킹은 무엇인 것 같나?

음악은…소통이다. 친구를 만날 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듯, 노래를 할 때에도 나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주는 매개체인 것 같다. 버스킹도 마찬가지다. 노래를 할 때 관객과의 눈맞춤, 손짓 하나까지도 모두 소통이다.

체대생에게 음악은 약간 의외다. 음악에 전념할 생각인가?

원래 꿈이 가수였다. 계속 음악을 하고 싶긴 하지만 전공인 테니스도 계속 하게 될 것 같다.

테니스 코치로 활동하면서 음악은 취미로 계속 할 것 같다. 그렇게 계속 하다가 음악이 비중이 좀 더 커진 다면 음악으로 완전히 넘어갈 수 도 있다.

꼭 버스킹 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학생생활관 앞. 정말 정말 하고싶다. 너무 예쁘고 좋은 공간인데 제약이 많더라. 일주일에 한 번, 저녁에 잠깐이라도 공연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면 좋겠다.

버스킹을 준비하는 학우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면 하면 된다. 대신 가사는 반드시 암기를 하고 와야 한다. 완벽한 커버는 관객에 대한 예의다. 음향장비가 가장 중요하다. 싸다고 작은 앰프 안 썼으면 좋겠다. 노래를 아무리 잘해도 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더라. 소리가 짱짱해야 버스커도 덜 힘들고 듣는 사람도 더 몰입하게 된다.

4명의 청춘을 만나봤다. 그들은 젊고, 또 푸르렀다. 

창원대신문이 청춘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