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영업하는 카페.

평소 밤샘문화를 즐기는 k씨.
예전보다 더욱 밝아진 시내의 불빛은 k씨를 향해 손짓하고 있다. 술집 외에는 딱히 갈 곳이 없던 예전과 달리 00클럽, ㅁㅁ멀티방 등 좀 더 선택폭이 넓어진 요즘이다.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만끽하기에는 낮보다 밤이 제격. 당당히 밤샘문화를 즐기고 있는 그들의 문화를 파헤쳐보자. 
일찍 일어나? NO!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이 속담은 부지런함과 근면 성실을 강조하는 속담으로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왔다. 그러한 인식은 자연스럽게 일찍 일어나는 사람을 일컫는 일명‘아침형 인간’을 만들어냈고 그에 따른 각종 콘텐츠가 쏟아졌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새 나라의 어린이’에 이어‘새 나라의 사람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비웃기라도 하듯 밤에 주로 생활하는 올빼미형 인간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아침형 인간이 끼치는 영향력은 강했다.
하지만 이젠 시대가 변했다. 당당히 밤샘을 즐기는 자들의 등장은 각종 밤샘문화 공간들의 공급으로 이어졌고, 그러한 공간의 공급에는 이들의 강력한 문화적 수요가 있었다.
이제 그들은 일찍 잠드는 것을 절대적 가치로 생각했던 당신에게 감히 문화 아웃사이더라 말하고 있다.
밤샘문화 사용자
초중고생, 직장인들과는 다르게 대학생들의, 대학생들에 의한, 대학생들을 위해 형성된 문화. 밤을 낮처럼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면 지금 당장 대학생들의 밤 문화로 들어가 보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대학생들이 밤 문화를 주도하게 된 것일까?
학생이라는 신분과 미성년자라는 나이로 많은 제약을 받는 초중고생, 그리고 직장이라는 사회 속에서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가진 직장인들이 새로운 밤 문화를 만들어내기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미성년자를 벗어난 성인의 나이와 학과수업이 없는 밤의 시간대가 합쳐진 대학생들의 밤 시간대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밤샘문화 사용법
비교적 앞서 등장한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과 같은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등과 달리 즐거운 춤과 음악이 존재하는 클럽, 신개념 놀이터라 불리는 멀티미디어카페(일명 멀티방), 새벽 다방(일명 24시간 카페) 등은 자연스럽게‘밤샘문화 = 대학생문화’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특별한 날 또는 부모님의 허락 하에 이루어졌던 일탈의 개념인 밤샘문화가 이제는 대학생들이 서로의 흥미와 관심사를 즐기고 공유하는 일상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 추세의 대표적 예로 새벽 다방을 들 수 있다. 각종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24시간으로 운영되는 카페의 점포 수를 확장해나가는 것은 그만큼 새벽 다방을 원하는 문화적 수요가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각종 업무와 공부, 데이트 등 생활의 일부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사회의 카페라는 공간은 잠시 머물다가는 만남의 장소에서, 낮에서 밤까지 일상을 머무는 곳으로 변하며 하루 문화를 만들어냈고 그 중심에는 카페를 주로 이용하는 20대 연령층의 대학생이 있다.
이와 같은 현상에 김혜진(대학생 22)씨는 “예전에는 친구들과 만나서 놀거나 다 같이 공모전 준비 등을 하다 보면 마땅히 있을 곳이 없어 일찍 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24시간 카페가 생겨 좀 더 친구들과 늦게까지 얘기하고 놀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며 새벽 다방의 밤 문화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클럽을 자주 간다는 또 다른 이모씨(대학생 25)는“불과 몇 년차이지만 밤에 친구들과 논다는 것이 어른들에게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게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소위  ‘까진 애’로 보이던 예전에 비해 요즘은 음악과 춤, 노래를 자유롭게 즐기고 공유하는 하나의 문화로 봐주는 것 같다”며 밤샘 문화 중 하나인 클럽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일찍 잠들기엔 볼거리, 놀거리들이 너무나 많아진 세상.
더는 눈치 보며 조급한 눈빛으로 똑딱똑딱 밤 12시를 향해가는 시계바늘을 바라볼 필요가 없다. 흘러가는 이 밤을 부여잡고 싶다면 언제나 열려 있는 우리만의 새로운 놀이터로 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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