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똑같은 얼굴?
“선생님, 한가인 코처럼 해주세요.”
“김태희 눈처럼 만들어주세요.”
“브이라인으로 만들어주세요.”
이제 눈 성형, 코 성형은 아무것도 아니다. 얼마 전부터, 브이라인에 목마른 연예인들 사이에서 양악수술이 유행하기 시작하더니, 우리 주위에서도 양악수술 붐이 일어났다. 특히, 수술 이후에 몰라보게 달라진 연예인들의 외모 탓에 양악수술이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수술을 결심하게 된 사람들 모두 개개인의 콤플렉스와 많은 고민 속에서 양악수술을 선택했겠지만, 단지 미용만을 목적으로 양악수술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양악수술은 원래 치과에서 행해지던 대수술로, 부정교합과 같은 비대칭 턱을 바로잡는 위험한 수술이다.
그러나 양악수술이 크게 유행하면서 성형외과에서도 양악수술을 담당하게 되었고, 그 부작용 또한 심각하다. 안면이 마비되거나, 침을 흘리고, 볼살이 처지는 등의 여러 부작용이 따른다.

하지만 우리는 연예인들의 대단한 수술 성공사례만 접하게 되면서, 더 예뻐지고 싶은 욕심에 쉽게 성형수술의 유혹에 빠져들게 된다. 이러다가 자신이 원하는 키로 맞춰주는 수술까지 나오게 된다면 우리는 마치 잘난 외모에 목마른 사람처럼 성형외과로 달려갈지도 모른다.

그리스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는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아다 머리를 자르거나 다리를 늘려 자기가 원하는 키에 맞추려고 했다. 어리석은 판단으로 프로크루스테스 침대 위에 나 스스로 올라가는 일은 하지 말자! 큰 눈망울, 오똑한 코, 브이라인을 위해서 나만이 가진 개성을 버리지 말았으면 한다.

39와 빨래판?
우리들의 개성은 얼굴뿐만 아니라 몸매, 패션에서도 갈 길을 잃어버린 듯하다. 얼마 전, 여러 포털사이트에서 한동안‘현아 39kg’이라는 검색어가 나돌았다. 그리고 높은 클릭 수로 인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랫동안 위치해 있었다. 또한, 소지섭이 무한도전에 출연해 벌칙을 받으면서 복근을 드러낸 이후로 빨래판 복근에 대한 관심 또한 남달랐다.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갈수록 선정적인 의상과 무대가 필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다이어트와 몸매 가꾸기는 연예인에게 필수가 되고 있다. 여자 연예인 남자 연예인 할 것 없이 멋지고 섹시한 몸매를 자랑하면서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 또한 마치 다이어트 중독에 걸린 듯 몸매에 대한 강박관념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한다. 이로 인해, 다이어트 붐이 일어나고 홈쇼핑에서는 여러 다이어트 제품들과 닭 가슴살 등의 식품이 연일 품절을 이룬다.

그러나‘연예인 따라잡기’식으로 무조건적인 다이어트를 하면서 우리 주위에서는 건강에 적신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갑작스러운 다이어트로 요요현상, 무월경, 피부질환 등 과도한 욕심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쉽게 잃기도 한다. 그렇다. 날씬하고 잘생기면 좋다. 그러나 과유불급이 되지 않도록 건강하고 똑똑한 다이어트로 내 건강도 내가 지키고, 내 아름다움도 내가 지키는 똑똑이가 되는 건 어떨까?

우리는 도플갱어?
연예인을 따라 잡기 위해 성형이나 다이어트보다 더 쉽게, 더 많이 유행하는 것은 패션이다. 마치 권지용처럼 머리를 하지 않으면 뒤떨어지는 것처럼, 마치 공효진이 입은 맥시 드레스를 갖고 있지 않으면 트렌드세터가 아닌 것처럼 우리는 항상 유행에 목말라 있다.

얼마 전, 김하늘이 1박2일에 신고 나온 레인부츠가 완판될 정도로 올여름엔 레인부츠가 유행했다. 너도나도 하나쯤은 가져야 할 것 같아 장만한 레인부츠 때문에 올해는 무좀, 습진 등 세균성 질환자가 배로 늘었다. 그리고 최고의 사랑에서 공효진이 맥시 드레스를 입고 나와 모델포스를 자랑하면서 옷을 파는 매장에는 맥시 드레스가 가득했다.

또한, 장혁을 선두주자로 지성, 닉쿤 등이 투블럭컷, 흔히 숏모히칸 스타일이라고 불리는 헤어스타일을 선보이면서 남자들 사이에서 숏모히칸 헤어스타일이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내 동생도, 내 친구도, 내 선배도 후배도 모두 다 머리스타일이 비슷비슷하다.
이 외에도 이승기의 페도라 코디, 봄·여름 동안 유행했던 시폰 원피스에 청재킷 코디 등…. 여기저기 눈을 돌려보아도 다 거기서 거기인 패션을 뽐낸다. 마치 이렇게 꾸미지 않으면 외톨이가 되는 것처럼.

물론,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따라 하고 싶고, 닮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나만의 매력, 내가 가진 개성을 파괴하면서까지 맹목적으로 연예인의 외형만을 쫓아갈 필요는 없다. 이미 충분히 아름답고 멋있는 그, 그녀들이여! 당신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청춘을 즐기고, 세상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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