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 입학한 후,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
은지 고민하기보다는 무작정 모든 일에 뛰어들었다. 평일에는 수업과 각종 공모전, 대외 활동 등으로 가득 채운 캘린더를 보며 열심히 살았고, 주말에는 알바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반복했다. 이게 당연한 줄 알았고 평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생활에 지칠 대로 지친 어느 날 나의 대학 시절을 돌이켜봤을 때 많은 활동에서 얻은 결과물에 뿌듯함을 느꼈지만, 그와 동시에 어딘가 모르게 공허함이 느껴졌다. 놀 만큼 놀고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기억에 남는 소중한 추억은 떠오르지 않고 바빴던 일상만 남아 있었다.

“쉼표가 있어야 마침표도 제대로 찍을 수 있다”는 드라마 ‘굿파트너’ 속 대사다. 극 중 자신의 일에 지쳐 고민하는 인물에게 직장 동료가 해준 말이다. 이 대사를 듣고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며,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다시 오지 않을 내 20대의 기억을 지치고 바쁜 일생들의 조각으로 채우기보다는, 설레고 신나는 경험들로 채워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쉼표는 각자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모든 일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는 것이 쉼표가 될 수 있다. 나에게 쉼표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나를 재발견하는 것이다.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나에게 여행은 쉼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제 나는 나의 삶의 쉼표를 찾았고, 여행을 통해 의미있는 순간들로 내 20대를 채워나가고 싶다.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는 공허함이 아닌 소중한 추억들로 가득하길 바라며, 그러한 경험들이 나를 더 성장하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쉼을 잊고 살아간다. 그 결과, 많은 경험들이 쌓이지만, 진정한 기억으로 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쉼이 필수적이다. 쉼표 없이 마침표를 찍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각자가 자신만의 쉼표를 찾고, 그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