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디지털 기기로 가득 차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등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필수불가결한 도구가 됐고, 우리는 항상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며 정보를 소비하고 소통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디지털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되면서, 우리는 디지털 의존도와 도파민 중독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끊임없는 알림과 소셜 미디어의 자극은 우리의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실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디톡스가 필수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의 개념과 필요성, 그리고 실천 방법과 장점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

현대 인류는 디지털 문명에서 살아가고 있다. 산업화 시대를 지나 정보화 시대로 진입하며, 삶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디지털 정보 기기와 소프트웨어는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기기의 사용과 의존이 심해지면서 디지털 치매, 디지털 중독, 디지털 스트레스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인간의 삶에 편리함을 가져다 주기 위해 개발된 첨단 정보기술이 오히려 인간에게 스트레스를 유발시키고 건강을 악화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정보 기기의 활용은 업무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까지 침범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결과로 부작용을 줄이고 현명한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위한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디지털 디톡스가 대체 무엇이며, 왜 해야하는지 함께 알아보자.

1. 디지털 디톡스가 뭐야?
어원을 살펴보면 유독 성분이나 독소를 의미하는 단어, toxin을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의 몸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유해 성분을 간과 같은 중요한 장기가 자체적으로 걸러내 유독 성분이 해독되고 약화해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해독 작용은 ‘detoxify’ 또는 ‘detoxicate’라고 하며 이를 줄여 디톡스(detox)라 한다. 최근 비만 인구가 늘고 유전자 조작 음식 등이 식탁에 오르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이에 따라 단식이나 장 청소 유기농 음식 섭취 등과 같은 방법으로 몸 안의 독소를 빼는 디톡스가 유행한다. 디지털 디톡스는 여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현대인의 디지털 중독을 해소하고 올바른 전자기기 활용을 돕기 위한 운동이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서는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digital)과 해독(detox) 합성어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 사용을 그만두는 기간이며, 현실 세상에서의 사회적 교류로 인한 스트레스와 주목을 줄일 수 있는 기회다’라고 정의돼 있다. 디지털 디톡스의 유의어로 디지털 다이어트(diet), 언플러깅(unplugging)등이 있다.

2. 디지털 디톡스가 왜 필요해?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질병과도 같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치매는 디지털 기술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인지 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 운전을 할 때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 등에 의존하다 보니, 예전에는 쉽게 찾아가던 길을 전자기기가 없으면 찾아가지 못하거나 자주 통화하던 사람의 전화번호를 외우지 못하는 경우다. 디지털 치매는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은 물론이며 인간관계에서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부작용으로는 도구가 돼야 할 정보 기술때문에 오히려 일감이 늘어나고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일상화되면서 테크노스트레스(Techno-Stress)가 발생하고 있다. 테크노스트레스란 기술, 특히 정보통신 기술의 과도한 사용이나 의존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말한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을 통한 끊임없는 알림이나 정보의 홍수로 인해 피로감이나 불안,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현상이다. 이는 조직적 생활과 직무 만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테크노스트레스는 심리적 중압감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산성과 같은 부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또 거론되는 문제는 일과 삶 사이의 균형,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지키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 직장인들은 퇴근 후 가정으로 돌아가도 소셜 미디어를 통한 업무와의 연결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뿐 아니라 개인 시간 부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며 일과 가정의 충돌로도 이어질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악영향은 인터넷이나 게임 등에 대한 중독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인간의 뇌에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하면 흔히 쉽게 질리거나 귀찮아하는 증세를 보이고, 반대로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면 삶의 의욕이 생기고 흥미가 발생하게 된다. 신경 연구자들에 의하면 도파민은 다른 동물보다도 인간의 뇌에서 많이 분비되며 과다 분비 시 정신 분열이나 니코틴 중독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지난 2018년 6월 18∼21일 만 19∼59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2.8%는 ‘우리 사회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20대 84% ▲30대 82.4% ▲40대 81.6% ▲50대 80.8% 등 전 연령대에서 대다수가 같은 의견을 냈다.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보는 답안은 13.1%에 불과했다. 스스로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 같다고 평가한 사람도 다수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의 과반수인 54.7%가 ▲평소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가끔 디지털 기기에 중독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디지털 기기가 없으면 제대로 생활하기 힘들 것 같다 ▲디지털 기기가 없으면 못 살 것 같다는 등 4개 항목 중 2개 이상에 속한다고 답했다. 일이나 공부를 하지 않을 때 주로 하는 활동도 ‘스마트폰 사용’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의 71.9%(중복 응답)가 여유 시간에 스마트폰을 한다고 답했는데, 2016년 조사 결과(61.5%)보다 다소 증가한 수치다. 조사 대상자의 69.7%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로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답했다. 이어 ▲뉴스 보기(54.1%) ▲인터넷·모바일 쇼핑(48.6%) ▲웹서핑(41.6%) ▲SNS(40.3%) ▲음악감상(40.1%) ▲게임(32.9%) 등의 그 뒤를 따랐다.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높음을 인지하는 만큼 조사 대상자들은 기기 이용을 줄이려는 ‘디지털 디톡스’에도 관심을 보였다. 51.4%는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고 답했으며 ‘디지털 디톡스 활동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답한 사람도 66.8%나 됐다. 77%는 ‘실제 디지털 디톡스 활동을 해봤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불필요한 앱 삭제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 자제하기 ▲디지털 기기 이용 대신 야외 활동 하기 등을 실천해 봤다고 응답했다.

3. 디지털 디톡스, 장점이 뭐야?
첫째, 정신적 휴식이다. 디지털 기기는 끊임없이 정보를 제공하지만, 정보의 홍수 속 인간은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쉽기 때문에 인간의 뇌는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특히 전자기기가 활발해진 요즘은 이메일, 소셜 미디어의 알림, 뉴스 등의 정보가 우리의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이러한 자극에서 벗어나면, 마음의 평화를 찾고 정신적 휴식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육체적 건강이다. 현재 디지털화가 많이 진행돼 잠잘 때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자거나 손에 쥔 상태로 자는 경우가 많다. 이는 편안한 수면을 방해하며 건강에 가장 중요한 수면의 질을 저하한다. 또한, 디지털 기기에는 항상 전자파 문제가 거론된다. 디지털 기기를 자주 활용하면 전자파에 많이 노출되고, 특히 어린이의 경우 체격이 작고 아직 성장이 고르지 않은 탓에 어른보다 전자파 흡수율이 높다. 이 밖에도 건강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전자 화면에서 분출되는 블루라이트다. 블루라이트는 안구건조증이나 호르몬 분비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계속 디지털 기기를 보며 생기는 거북목 증후군, 시력 저하 등을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셋째, 자기 계발이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거나 자신이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나 목표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시간은 자기 계발과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서 ▲취미 탐색 ▲명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디지털 디톡스는 결국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4. 디지털 디톡스, 함께 해보자!
디지털 기기의 일상화로 인해 우리의 일상에서 디지털 소비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것이 됐다. 그러나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디지털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첫 번째 방법으로는 디지털 사용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먼저 디지털 사용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우리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며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루에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의 시간을 제한하고 일정한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에 너무 의존하지 않는 일상생활을 보낼 수 있다.

둘째, 디지털 디톡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미 디지털 디톡스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취급해 운영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쉼센터(www.iapc.or.kr ☎1599-0075)’에서는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고 있고 디지털 배움터에서는 디지털 의존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과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한국 사이버 문화진흥원에서도 숲 여행 프로그램 등을 통해 디지털에서 잠시라도 해방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필요한 경우 스스로 관련 행사나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신의 현실을 되돌아보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셋째, 규칙을 세우는 것이다.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스마트폰을 등교할 때 수거했다가, 하교 시 돌려주는 제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학교에서는 자유로운 환경으로 인해 별다른 제재가 어려워 디지털 기기에 더욱 매료되며 강의에도 방해되는 경우가 많다. 성인들도 디지털 기기에 대한 규칙을 세우고 스스로 이행하면 디지털 기기의 사용량을 제한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삶의 모든 부분에 디지털 기기가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현대 사회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보의 흐름 속에 살고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다양한 편리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심리적, 신체적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진정한 인간관계의 소중함과 자기 성찰의 중요성을 잊어버리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는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선택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과도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와의 거리를 두고, 이러한 경향은 스트레스 감소와 집중력 향상, 대인 관계의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결국, 디지털 디톡스는 우리가 바쁜 일상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찾고, 더 깊고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다. 기술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는 그 도구를 사용하는 주체로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개인과 사회 전반에 걸쳐 더욱 건강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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