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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학창시절
  • 박건우 사회대 행정학과 교수
  • 승인 2024.06.03 08:00
  • 호수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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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교를 졸업한지도 20년이 다 돼간다. 2006년 3월, 정든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오게 되었다. 서울에서의 삶은 처음이었고 부모님과 떨어져서 산다는 것이 갓 20대에 접어든 나에게 매우 새롭게 느껴졌다. 더 솔직한 심정으로는 걱정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단언할 수는없지만, 나만의 공간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며 자유로운 삶을 만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마침 서울에사는 사촌형이 잘 돌봐줘서 큰 어려움없이 잘 적응할 수 있었다. 그래도 20살티를 잘 벗어나지 못했고 많은 부분에서혼자 준비하고 결정하는 것이 어색하기만했다.
입학식을 하고 교내의 다양한 행사를 거치면서 학교 생활은 공부도 공부지만 노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것 같다. 초등학교, 그리고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공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썩 잘한편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의 말을 회고하자면 노력은 많이 하는데 그에 비해서 성과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대학교에 들어왔으니 좀 놀기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았다. 재수로 들어온 형들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열심히 할때도 별 생각이 안들었다. 군대를 가야된다는 막연한 생각때문이었을까?
1학년을 마치고 한학기를 더 마쳤다. 그리고 군대를 갔다. 군대에 가기 직전 학점은 누가 봐도 창피할 수준이었다. 학사경고를 받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수업도 제대로 나가지 않고 그렇다고 열정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막연하게 입대 시간이 다가올수록 짜증만 나고 만사가 귀찮았다. 사실 열심히 노는 법을 잘 몰랐기에 어설프게 놀았던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배는 고팠고 잠은 잘왔고 시간은 잘 흘러갔다. 입대하는 날 친구들과 부모님이 함께 했다. 시간은 흘러 전역을 하게 되었고 생각보다 철이 많이 들었다. 눈치도 늘었고 세상 사는 이치를 조금 깨우친 듯 했다. 
전역 후의 시간은 정말 빨랐다.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1학기가 훌쩍 흘러 버리고 1년이 지나고 어느덧 졸업반이 됐다. 취업을 해야한다! 공무원을 해볼까? 행정학과 학생이니 공무원 준비를했었다. 하지만, 시험은 나와는 정말 안맞는 것 같았다. 주어진 시간내에 문제를결정하는 그 상황이 아직까지도 익숙치못하다. 아무튼 공무원 준비는 보기 좋게물건너 갔다. 고시반에 있으면서 연구원인턴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원해보고 되면 하고 안되면 말자는식으로 일단 지원했다. 그렇게 나는 연구자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됐고 2024년 현재는 국립창원대학교에서 교육과 연구를담당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나의 대학 생활은 매우 평범했다. 평범하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많이 없다는 느낌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나는 이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진부함을 잘 느끼지 못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잘 먹고 잘 잤으며, 가끔은 치열해 지려고 노력하다가도 다시 일상으로 회귀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하나만큼은 확실히 정하고 살았다. 뭘 하든 돈을 벌 생각을 하고 아껴 쓰자. 막 쓰면 내일 큰일난다. 부모님이 용돈을 보내주시기는 했지만, 서울의 집값과 내 식비는 작은 돈이 아니었다. 그래서 돈의 씀씀이와 같은 경제적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이러한 나의 작은 노력은 현재까지도 소비의 밸런스를 잘 잡아주고 있다. 또한, 책은 정말 많이 읽었다. 전공서적은 임용이 된 지금도 사실 보기가 힘들다. 반강제적으로 읽어야 하는 부담이 조금 있다.하지만, 일반 교양 서적은 정말 많이 읽었고, 이러한 경험이 현재의 나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줬다. 나는 주로 책을 도서관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읽었다. 감성에젖어서 책을 본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으면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그리고 내가경험하고 싶었던 작은 세계가 펼쳐진 것같았다. 요즘은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를 통해 많은 부분이 우리가 큰 노력을하지 않고도 알 수가 있지만, 책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보면 이 사람의 글 쓰는 스타일에 따라서똑같은 현상 혹은 사건이나 물건에 대해서도 다르게 해석될 수가 있는 것이다.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작은 세계에 들어가서 많은 점들을 배우고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정리하면, 현재의 나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공부하고 연구를 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이 길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아주 짧은 취업준비 기간을 경험하고 연구와 관련된 일을 해보며, 이 일이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이 과정에서도 다양한 책들과 보고서들을 보며 나름의 세계를 만들고 경험해보았다. 결국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읽을 수 있는 책들은 매우 제한적이고 전체 발간된 도서들 중에서 일부분에 불과하겠지만, 한 권의 책에서도 우리는 나름의 법칙과 교훈, 시사점, 그리고 감동을 얻을 수 있다. 과거에는 몰랐지만, 어릴 때 만났던 선생님들이 독서를 매우 강조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왜 시간을 쪼개 가면서 책을 봐야 하는지를 서서히 알아가는 것 같다. 독서라는 행위는 정적이지만 그 안에서는 매우 동적으로 우리만의 세계를 그릴 수 있다. 이것이 독서가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이 아닐까? 이제 곧 여름방학이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재미있는 책들을 빨리 발굴해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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