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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발전하는 AI 속에서의 나
  • 로봇제어계측공학과 김영훈
  • 승인 2024.06.03 08:09
  • 호수 715
  • 댓글 0

2023년 봄, 나는 처음으로 챗GPT 를 접했다. 당시 나는 ‘FPGA 응용설계’라는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코딩을 통해 디지털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수업이었다. 처음에는 복잡한 논리 회로를 코드로 직접 구현하는 것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여러 가지 하드웨어 설명 언어가 존재했는데, 언어마다 구현 방식이 달라 외국어를 배우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러던 중, 같은 연구실의 동생이 챗GPT를 한번 사용해 보라고 권해 줬다. 챗GPT를 사용해 본 첫 순간 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내가 원하는 내용을 코드로 순식간에 작성해 주는 것이 아닌가! 그때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제 정말 선생님이 필요 없을 수도 있겠구나!’였다. 그 이후 로 어려운 코딩 문제가 내 앞에 다가올 때마다 자연스럽게 챗GPT를 찾았다. 문제를 입력하기만 하면 수십 아니 수백 줄의 코드를 몇 초 만에 짜서 요약까지 해주니 그저 편했다. 그렇게 1학기가 끝나고, 슬슬 취업에 대한 압박이 느껴져 미리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노트북을  다. 그러나 막상 글을 쓰려고 보니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을 자세히 적어야 하는데, 기억이 나질 않았다. 원래 나는 모르거나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그 문제에 관한 생각을 오래 하면서 해결했었지만, 어느 순간 부터 나는 조금이라도 어려워지면 바로 챗GPT부터 킨 다음, 챗GPT 에만 의존해서 해결하고 있었다. 만약 면접에서 나의 장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과연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처음에 가졌던 ‘선생님이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은 이제 ‘다른 직업들도 사라질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으로 확장됐다. 그리고 정말 그 이야기가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일 것 같지 않았다. 그런 날이 온다면 나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가 AI 와 다른 강점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의 존재 의미와 장점, 능력은 무엇일까를 나 자신에게 스스로 묻게 됐다. 자기소개서를 작성 하려던 것을 멈추고, 무작정 밖으로 나가 뛰기 시작했다. 챗GPT는 나처럼 뛸 수 없을 테니까. 심한 무기력증을 느낀 나는 끊임 없이 나 자신에게 ‘챗GPT와 다른 나만의 강점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아직도 명쾌하게 그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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