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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부실, 연착륙 가능한가?
  • 이현서 수습기자
  • 승인 2024.06.03 08:00
  • 호수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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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이하 PF) 연착륙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부동산 PF 부실로 제2금융권의 손실 위험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또한 PF발 건설업계의 줄도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PF는 하반기 우리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리스크다.부동산 PF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금융 기관은 어떤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부동산 PF란?>

먼저 부동산 PF가 뭔지 알아보자. 부동산 PF에서 ‘PF’는 Project Financing의 약어로 프로젝트 금융을 의미한다. 부동산 PF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금융기관이 미래의 사업성을 판단해 돈을 빌려주는 금융 거래 방식이다. 보통 금융기관이 자금을 융통해 줄 때는 신용이나 담보가 필요하다. 부동산 PF의 경우 부동산 개발 업자가 프로젝트 회사를 설립하고, 회사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성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 여기서 부동산 PF의 특징을 알 수 있는데, 사업성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주체가 프로젝트 회사이기 때문에 개발 업자와 신용적으로 절연된 상태가 된다. 즉,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은행은 사업주에게 상환을 요구할 수 없다. 따라서 사업자에게만 유리한 대출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은행도 PF대출의 이점을 가진다. PF대출은 수익률이 높으며, 은행은 위험을 효율적으로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동산 PF는 건설 경기가 좋고, 부동산 시장의 공급이 원활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는 부동산 PF 부실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현재 PF가 부실한 근거는 대출 잔액과 연체율을 보면 알 수 있다. 올해 3월 22일(금)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5조 6,000억 원이다. 이는 2022년 말보다 5조 3,000억 원 늘어난 금액이다. 또한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7%로 집계됐다. 전년 말의 1.19%에 비하면 두 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따라서 현재 국내 주요 건설사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위험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한국신용평가는 PF 보증과 미분양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사의 잠재 손실이 최대 9조 원에 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도 건설업체는 9곳으로, 2019년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 1분기에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전년 동기(119곳) 대비 12.6% 증가한 134곳으로, 미분양이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건설사들이 한계 상황에 도달한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 PF 부실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행사가 분양을 잘해 분양 대금으로 대출금을 갚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현재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분양 대금이 부족해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이 발생하면 재무 능력이 약한 시행사 대신 건설사가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건설사도 분양 수익금에서 나오는 건설 대금을 받지 못해 재무 상태가 악화된 상태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부도에 처할 위험이 높다. 시행사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은행 ▲증권 ▲여신 전문 등 전 금융권의 연체율이 높아져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프로젝트 착공을 위해 대출을 해주는 주체가 금융회사이기 때문이다. PF 사업장 부실은 시행사와 건설사, 그리고 금융권에까지 영향을 미쳐 연쇄적인 위험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부실 PF는 정리돼야 한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개선 사항>

따라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지난 13일(월)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해당 보도 자료에는 부동산 PF의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부동산 PF가 연착륙하기 위한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 내용이 담겨있다.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을 통한 엄정한 사업장 판별 유도 ▲사업성이 충분한 정상 PF 사업장에 차질 없는 금융 공급 ▲사업성 부족 사업장의 체계적인 재구조화 및 정리 유도 ▲시장, 금융회사, 건설사 영향 최소화 조치 등이 주 내용이다. 금융감독원은 기존에 ▲양호 ▲보통 ▲악화 우려 3단계로 구분해 왔던 사업성 평가 등급도 ▲양호 ▲보통 ▲유의 ▲부실 우려 4단계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사업 진행이 지연되거나 사업성이 미흡해 사업 추진이 곤란한 경우는 기존의 ‘악화 우려’ 등급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4단계로 개선되며, 지속적이고 중대한 애로 요인으로 사업 진행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될 때 ‘유의’ 등급으로, 지속적이고 중대한 애로 요인으로 추가적인 사업 진행이 곤란할 때 ‘부실 우려’ 등급으로 분류하게 됐다. 또한 금융당국은 ‘유의’ 및 ‘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한다.


기존 본 PF 중심의 평가 기준도 사업장 성격에 따라 브릿지론과 본 PF로 구별해 브릿지론에 대한 평가 체계를 강화한다. 부동산 PF는 본 PF와 브릿지론으로 나눌 수 있다. 브릿지론은 본 PF로 가는 다리를 놓아준다는 뜻으로, 초기 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시행사는 프로젝트가 시작하기 전 제2금융권에 높은 금리를 주고 돈을 빌린다. 제2금융권에서 조달받은 금액으로 시행사는 토지 매입과 건설사 선정 등의 단계를 거쳐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이후 시행사는 토지를 담보로 1금융권에서 금리가 낮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본 PF라고 한다. 기업들은 본 PF의 자금을 받아 금리가 높은 브릿지론을 상환한다. 정리하자면 부동산 PF는 브릿지론으로 초기 자금을 확보하고, 사업성이 체계화되면 본 PF의 자금을 받아 브릿지론을 상환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에 신규 자금을 유입하기 위해 금융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또한 건설사 워크아웃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정상 PF 사업장에 대해 추가보증을 제공한다. 워크아웃은 빚이 많아 부도 위기를 겪는 기업 중 회생시킬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재기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더불어 금융당국은  PF 자금 공급 과정에서 금융사가 시행사와 건설사에 불합리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관행을 점검하고 개선할 방침이다. 신용등급이 양호한 대형 건설사보다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중소·중견사는 금융사가 높은 수수료를 요구할 때 사업 추진에 더 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업성이 충분한 정상 사업장에 대해서는 자금을 확실하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주택금융공사 PF 사업장에는 30조 원을, 건설공제조합의 비주택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4조 원의 보증을 제공하는 등 정상 PF 사업장에 총 34조 원의 보증을 제공한다.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 점검 회의 결과>

지난 23일(목)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금융산업국장 ▲중소금융과장 등의 금융당국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을 비롯한 관계기관,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부동산개발협회 등을 포함한 건설업계가 ‘제1차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결과 금융권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담은 업권별 모범규준 등을 6월 초까지 개정하고, 7월 초까지 사업장별 사업성 평가를 실시한다. 또한 대주단 협약을 내달 말까지 개정한다. 대주단 협약은 우량 건설업체들이 일시적인 자금변통으로 흑자도산의 위험에 처했을 때 회생을 도와주는 협약이다. 흑자도산은 영업 실적이 좋고, 재무상으로 문제가 없어 보여 건전성을 확보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금경색으로 부도가 나는 상황을 말한다. 대주단 협약은 3개 이상의 금융 기관이 총 100억 원 이상을 대출해 준 사업장에서 시행사나 시공사가 돈을 갚지 못할 때 적용된다. 이 협약에는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187개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협약을 개정하는 이유는 사업성이 낮은 부동산 PF 사업장의 구조조정을 늦추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대주단 협약의 본래 취지는 사업성이 있지만 일시적으로 자금변통이 안되거나, 본 PF 전환이 안되는 사업장을 도와주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업성이 떨어지는 일부 사업장들은 경·공매로 가야함에도 협약에 가입해 대출 만기를 연장하거나 채무를 유예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협약의 악용을 막고 부실 사업의 정리를 위해 대주단 협약을 개정한다.


아울러 신디케이트론의 경우 발족된 협의체에서 한 달간의 논의 후 6월 중순 시장에 투입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디케이트론 협의체에는 업권별 협회(▲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와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생명보험(▲삼성생명 ▲한화생명), 손해보험(▲메리츠 ▲삼성화재 ▲DB손해보험)이 참여한다. 신디케이트론이란 최소 2개 이상의 은행이 일정 금액을 차주 즉,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 융자하는 집단 대출을 뜻한다. 신디케이트론은 은행과 보험업권이 부동산 PF 사업장을 지원하기 위해 조정됐다. 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결과에 따라 ‘부실 우려’ 등급에 해당하는 사업장은 경매와 공매를 진행해 경락자금 대출, 부실채권 매입지원, 일시적 유동성 위기 지원 등 3개의 유형으로 공급될 계획이다. 경락자금 대출은 경매에서 낙찰받은 부동산에 대해 대금을 납부할 때,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경매는 매매와 달리 낙찰이 됐을 때 10~20%의 보증금을 우선으로 납부하고, 이후 45일 내 잔금을 치른다. 이때 자금 조달이 어려운 낙찰자를 위해 제1금융권인 지중은행이나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 등이 경매 물건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것이 경락자금 대출이다. 금융당국이 경·공매를 추진하는 이유는 브릿지론 당시 사업장의 토지 가격 등이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부동산 PF 사업장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더라도, 매물을 받아낼 수요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부동산 PF 연착륙 전망>

현재 국·내외적인 상황을 살펴보았을 때, 금리가 상당히 높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따라서 건설 자재 가격 상승의 부담을 직격으로 맞고 있는 건설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건설경기 부진과 더불어 부동산 경기가 침체해 부동산 PF 부실의 문제가 더욱 부각된 것이다. 삼정KPMG가 4월 30일(화)에 발표한 ‘부동산 PF 관련 주요 이슈와 향후 전망’에 따르면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200조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시행사 ▲건설사 ▲제2금융권 ▲신탁사 등이 실물시장과 금융시장을 통해 복잡하게 얽혔기 때문에 도미노식 위험 전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금융지주, 신용평가사 등 금융 전문가들은 정부의 PF 연착륙 방안이 PF의 시장 전반 안정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 내재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장기적으로 정상 사업장, 재구조화·정리 대상 사업장이 분리되면 부동산 시장의 인허가, 착공 감소 우려가 줄어들기 때문에 향후 부동산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각 금융기관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사업장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과 캐피털, 증권사의 PF 대출 예상 손실액이 최대 13조 8,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권별 최대 예상 손실액은 각각 저축은행 4조 8,000억 원, 캐피털 5조 원, 증권사 4조 원 등이다. 따라서 올해 추정치가 약 13조 8,000천억 원으로 작년 세 업무 권역의 순익을 총합했을 때의 금액인 5조 7,000억 원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이와 같은 분석을 두고 금융감독원은 부실 규모가 과대 측정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의 위험 수준에 대한 관점은 제각각이나 부동산 PF가 부실한 것은 자명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이 지속적으로 시행돼야 할 것이다.


한편, 부동산 PF 부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시장도 있다. 은행의 건전성 관리가 강화되면 부실 채권 정리가 늘어나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 이하 NPL)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부동산 PF 정상화를 위해 경·공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NPL 투자 전문 회사들은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NPL 투자 전문 회사들은 금융사로부터 NPL을 싸게 구해 구조조정 이후 매입가보다 비싸게 매각해 수익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 안정 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NPL 규모는 43조 7,000억 원으로  전년의 28조 1,000억 원보다 55% 증가했다.


이처럼 부동산 PF 부실이 일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 산업에서 건설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기 때문에, 부동산 PF 연착륙을 통해 건설 업계 위기가 해소돼야 한다. PF 부실로 야기된 리스크가 언제쯤 완화될지, 국내 부동산 경기 및 분양 시장이 언제쯤 회복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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