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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AI]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는 인공지능을 돌아보자
  • 공과대 정보통신공학과 박동규 교수
  • 승인 2024.05.08 08:00
  • 호수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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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과대 정보통신공학과 박동규 교수다.

인공지능 기술은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2024년 4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시가 총액은 2.97조 달러로 애플사를 제치고 전세계 기업 가치 1위를 달리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나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엄청난 컴퓨터 연산 능력이 OpenAI사의 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지원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많은 서비스들이 인공지능 기술과 잘 연동이 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편 애플사는 아이폰의 출시로 인하여 한때 혁신의 대명사로 인정받았으나,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는 획기적인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여 마이크로소프트사에게 시가 총액 1위 자리를 내어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공지능의 전성기를 앞당긴 사건 : 이세돌 vs 딥마인드 그랜드 챌린지

2016년 한국 기원 소속의 이세돌 기사와 딥마인드의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의 바둑 대국은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 대국이 이루어지기 전 바둑계에서는 대부분 이세돌 기사의 승리를 점쳤다. 비록 이전 해에 벌어진 2015년 대국에서 알파고가 유럽 챔피언 판 후이 2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2단과 9단의 바둑 실력 차이는 워낙 큰 것이어서 이것으로 알파고의 승리를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알파고는 이세돌 선수를 4:1로 이기며 승리를 거두게 되었고 이 소식은 전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바둑 판에는 361개의 돌을 둘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에, 이 바둑판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만 한다. 당시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모든 가능성은 현재의 컴퓨터 연산 능력으로도 탐색할 수 없을 것으로 보았다. 이 때문에 제한된 시간에 가장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경로를 탐색하며 돌을 놓아야 하는 매우 어려운 문제를 컴퓨터가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겼다. 또한 바둑 게임이야 말로 인간 고유의 영역인 직관과 추론, 추상적 사고의 결정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가볍게(?) 이세돌 선수를 이긴 딥마인드 팀은 알파스타를 통해서 바둑보다 더 어려운 스타크래프트 게임 분야에 진출하여 인간을 이겼으며, 알파고 보다 수 만배 이상 뛰어난 인공지능을 연이어 출시하였다. 알파고의 승리에 흥분한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이겼다!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라는 말로 그날의 감동을 전했다.

이러한 충격을 안겨 주었던 알파고는 더이상 가장 뛰어난 인공지능이 아니며 최근에는 아예 해체 수순을 거친 낡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알파고와 같은 8년전 기술은 구석기 시대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정도이니 이 분야의 기술 발전이 얼마나 빠른지를 알 수 있다. 인간의 뇌와 사회의 진보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나, 인공지능의 발전은 하루 하루가 이전과 완전히 다른 발전을 보이고 있으니 곧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전혀 허황된 전망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 삶의 일부가 된 인공지능

여러분이 스마트폰을 열고 재미있는 영상을 보기 위해 유튜브나 넷플릭스에 접속하면 보통 어떤 영상을 만나게 될까? 아마도 이미 구독한 채널의 영상이나 최근에 살펴본 영상과 유사한 영상이 추천 영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혹은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재미있는 영상에 흥미를 느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영상에 빠져든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유튜브는 2016년 이후 인공지능 시스템이 사용자의 동영상 시청 이력, 시청 시간, 구독 여부, 상호작용 등의 컨텍스트를 기반으로 우선 순위를 부여하여 개인화된 동영상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알고리즘을 수정하였다. 이 알고리즘의 도입 이후 비디오 시청 시간은 20배 이상 증가하였다고 하며, 넷플릭스 역시 매출의 75%가 인공지능에 의존한 추천 시스템에 의해 발생한다고 한다.

또 다른 예로, 즐겨 찾는 인터넷 쇼핑 앱을 실행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앱은 놀랍게도 여러분이 찾고자 하는 상품을 매우 높은 우선순위로 추천할 것이며, 이로 인해 여러분은 검색 시간을 아끼고 손쉽게 상품을 주문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네이버 쇼핑이나 쿠팡 등의 인터넷 쇼핑몰에 올라온 상품들은 우리가 평생을 살펴보아도 다 보기 힘들 정도의 방대한 양이다. 그야말로 “콘텐츠 홍수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 회사는 고객의 방문과 과거 구매 데이터를 인공지능 시스템에 제공한다. 이 인공지능 시스템은 넘겨받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에게 적절한 물품을 추천하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 쿠팡이라는 온라인 쇼핑몰 기업은 오랜 적자를 극복하고 분기당 수 천 억원의 영업 이익을 내었다. 2023년 6,174억원의 엄청난 영업 이익을 기록한 쿠팡은 효율적으로 물류 센터 공간을 관리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쿠팡의 인공지능은 물품의 재고와 고객 수요를 분석하여, 고객이 주문하기 전에 필요한 물량을 예측한 뒤, 미리 상품을 준비한다. 고객들은 이런 인공지능의 준비 덕분에 상품을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예측하여 입고한 상품들은 검수가 끝나면 잠시 대기했다가 진열존으로 이동하며, 즉시 출고된다. 쿠팡의 인공지능은 물품의 진열 방식 조차도 결정하며 가장 효율적인 진열대 배치를 통하여 빠르게 물품이 출고될 수 있도록 한다.

모빌리티 분야의 인공지능 기술 역시 눈부신 성취를 이루고 있다. 최근 출시된 대부분의 자동차에는 자율 주행 2단계 이상의 주행 보조 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이 장치들은 카메라와 여러가지 센서를 사용하여 스스로 교통 상황과 도로의 형태를 인식하여 운전자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일을 돕는다. 전문가들은 2030년 경에는 우리나라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10% 정도가 자율 주행 기능을 갖춘 자동차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간의 지적 능력을 넘어선 생성형 인공지능 : ChatGPT

2022년 11월 OpenAI사에 의하여 출시된 ChatGPT는 여러가지 면에서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ChatGPT는 인간과 대화하는 대화형 인공지능이면서, 인간의 질문과 요청에 적합한 글을 써주는 생성형 인공지능이다. 이러한 ChatGPT는 수많은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한 초거대 언어 인공지능 모델이다. 일반적인 채팅봇은 정해진 질문에 대하여 한정된 대답만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ChatGPT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사용하여 사용자의 다양한 질문에 대하여 자연스러운 대답을 제공할 수 있다. ChatGPT는 인간 수준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으며 때로는 프로그래밍 코드의 오류도 찾을 수 있다. 또한 특정한 주제를 주면 시나 소설도 창의적으로 작성하며, 의사 시험이나 변호사 시험과 같은 특정한 분야의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곳에서도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

ChatGPT에서 사용된 기술인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딥러닝 기술의 일종인 트랜스포머 기술에 기반하여 자연어 처리를 하는 인공지능 모델이다. GPT 모델은 텍스트를 생성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런 특성을 가진 인공지능 모델을 언어 생성 모델이라고한다. 생성 모델인 GPT 모델은 번역, 질의응답, 문장 생성, 문서 요약 등 다양한 언어 관련 작업에 사용될 수 있다. ChatGPT의 성공에 고무된 많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연이어 대규모 언어 모델이라는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이 모델은 영어 Large Language Model의 약자인 LLM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최근 이 모델이 다루는 데이터와 파라미터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초거대 언어 모델이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모델은 대용량의 텍스트 데이터, 예를 들어 인터넷 상의 책, 기사, 웹 페이지 등에서 패턴을 학습하게 된다. 대규모 언어 모델이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람이 언어를 이해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사람은 문장이나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 의미를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한다. 반면에 언어 모델은 언어 패턴을 통계적으로 학습하여 주어진 입력에 대해 적절한 출력을 생성한다. 즉, 문맥에 맞는 다음 단어를 예측하거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처럼 사고하는 컴퓨터와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약한 인공지능과 강한 인공지능

앞서 언급한 자율 주행 자동차나 알파고, 쿠팡 물류 센터의 인공지능, ChatGPT는 특정 영역에서 인간과 유사하거나 인간보다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처럼 스스로 데이터를 모으고 학습하거나 추론하거나 협업하고 감정을 교류하는 등의 여러 가지 행동까지는 따라하지 못하는 인공지능이다. 이러한 유형의 인공지능을 학자들은 좁은 인공지능(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ANI) 혹은 약한 인공지능(weak AI)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와 같이 좁은 인공지능은 제한적으로 좁은 영역에 대해 적용되는 지능으로 현재 단계의 인공지능 기술을 의미한다. 반면 인간처럼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으며, 여러 도메인의 지식을 연결하거나 일반화시킬 수 있는 다기능적 요소를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도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인공지능은 일반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AGI) 혹은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이라고 이야기 한다. 미국의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인류가 일반 인공지능을 만나는 시점을 인공지능 기술의 특이점으로 보기도 한다. 특이점이란 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급속히 변함으로써 그 영향이 넓어져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기점을 의미한다.

특이점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인공지능의 정점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세대의 인공지능은 초 인공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ASI)으로 인간의 다면적인 지능을 넘어서 인간보다 빠르고 더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인공지능이다. 이러한 초 인공지능 연구는 매우 논란이 많은 연구가 될 것이며 인간에게 위협적일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미래의 어느 순간 인간은 초 인공지능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초 인공지능이 자아를 가지고 인간 이상의 능력을 보유하는 경우, 이 인공지능의 입장에서 인간은 자신보다 더 하등한 존재로 보여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워낙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에 더이상 기술적인 영역에서만 다루어야 할 내용이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가들은 경찰의 활동을 돕는 인공지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인공지능은 예측적 경찰활동이라고 하는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특정 시기, 특정 장소에 범죄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과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추려내는 시스템이다. 뉴욕대학교의 AI 나우 연구소는 2019년 예측적 경찰활동 시스템의 운용 경험이 있는 미국 13개 도시의 경찰 시스템에 대하여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AI 나우 연구소의 심층 연구결과 13개의 시스템 중 9곳에서 인종이나 성적 차별에 근거한 편견과 오류가 발견되었다고 발표한 바가 있다. 이 대학교에서는 발표된 연구 논문인 ‘오염된 데이터, 잘못된 예측: 어떻게 시민권 침해가 경찰 데이터와 범죄 예측 시스템, 그리고 정의에 영향을 미쳤나’에서는 여러 지역의 사례를 통하여 이 시스템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선 시카고시의 경우 예측 시스템에 사용된 데이터 자체가 범인을 특정하기에 부적합한 오염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뉴올리언스시의 경우 경찰은 주거주자가 흑인과 소수인종인 동네를 목표로 삼아 백인 동네에 비해 불균등하게 순찰과 불법 검문을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순찰을 많이 돌고 검문을 많이 할 경우 범죄 검거 횟수가 많아질 것이며, 이 데이터를 근거로 순찰을 강화하면 결국 데이터는 더욱더 확증적 편향을 가지게 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와 같이 인공지능의 활용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이러한 기술에 대한 높은 수준의 윤리 의식과 도덕성 그리고 인간에 의한 제어와 감시가 요구된다.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필연적으로 일반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의 눈높이에 맞는 유토피아를 앞당기는 인공지능이 될지, 아니면 소설 류츠신의 삼체(三体)와 같이 자정 능력을 잃은 인간을 지배하게 될 무시무시한 인공지능이 될지 우리는 아직 알 수가 없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인공지능이 학습한 방대한 내용은 결국 인간이 가진 데이터라는 점이며, 인간만이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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