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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의 두 얼굴
  • 창원대신문
  • 승인 2023.05.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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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화), 진주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4명에 대한 경남경찰청의 구속 영장이 신청됐다. 그 이유는 바로 ‘학대’다. 지난해 6월부터 8월 사이 이 어린이집에선 장애 아동에 대해 무려 500번의 학대 정황이 나타났다. 두 달, 약 60일의 기간 동안 500번의 학대. 즉,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들을 향한 폭력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CCTV에 찍힌 그들의 만행은 끔찍했다. 아이들을 짓누르거나 발로 배를 차는 등 차마 어린이집 교사가 벌인 일이라고 믿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보육교사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단순히 ‘훈육’이라는 변명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좁은 공간, 작은 어린이들을 상대로 일어나는 학대 행위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해당 진주 어린이집은 6개월 업무정지를 당했다. 진주시는 학부모 의견을 듣기 위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간담회 결과는 예상 외였다. 일부 학부모들이 해당 진주 어린이집의 업무정지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장애아동 보육시설 부족이었다. 장애아동을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은 현저히 적고 일반 어린이집에선 장애아동을 잘 받아주지 않는다. 어린이집을 폐쇄하면 이후 해결 방안이 모두 부모에게 전가되는 상황이었다. 그 이유로 CCTV를 아예 보지 않는 학부모도, 학대를 겪고 계속해서 해당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도 있었다. 어린이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보살펴야 하는 공간에서 어린이를 공포와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보육시설, 현실은 해당 어린이집의 업무정지에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어린이집의 학대 사건은 주기적으로 TV 프로그램에 나온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서 파주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 이야기가 나오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큰 이슈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 학대 사건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어 린이는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일까. 학대를 당한다해도 아무 말 하지 못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지, 내면의 분노를 자신보다 한참 약한 어린이에 게 표출하는 것일지. 어떤 변명이든, 그저 그들은 사회악이다. 보육교사라는 신분으로 아이들을 학대한다는 것은 좀처럼 믿겨지지 않는다. 아이들의 연령대가 다양한 어린이집의 특성상,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기 힘든 아이일수록 학대당하는 것을 부모에게 전하긴 쉽지 않다. 만약, 말을 잘하는 연령이더라도 부모에게 직접 진술해 학대 정황을 발견하는 사건보다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신체 변화를 보고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만일 신체에 학대 증상을 남기지 않는 경우라면, 아이들의 학대가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지속돼도 부모들이 알아차리기 더욱 어렵다.

전국 각지에선 어린이집 아동 학대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창원시에선 어린이집 CCTV에 인공지술 기술을 접목해 보육 현장 안전 강화를 추진한다고 밝혔고, 김해시에선 부모 모니터링단을 공개 모집하는 등 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아동 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아직 사회의 그림자가 닿지 않은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할 수 있도록 사회는 변화해야할 것이 고, 아동 학대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무거운 처벌로 바뀌어야 한다. 어린이집이 더 이상 뉴스 헤드라인에 실리는 위험과 불안의 공간이 아닌, 평화롭고 행복한 공간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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