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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의 Talk Talk] 열린 결말, 열린 마음으로
  • 박소현 편집국장
  • 승인 2023.05.15 08:00
  • 호수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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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결말은 호불호가 강하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영화 ‘길복순’을 공개했다. 이 영화는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호평받았고,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이렇게 호평 일색이던 해외 반응과 달리 국내에서 ‘길복순’은 호불호가 갈렸다. 포털 평점은 6.9점이지만 댓글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온 영화 후기들을 찾아보니 원인은 결말이었다. 이 영화는 열린 결말의 완결구조를 택했다. 작품을 명확히끝맺지 않고 관객들이 결말을 상상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열린 결말에 대한 선호는 많지 않다. 관객들은 영화를 볼 때 그 결말을 예측하면서, 나의 예측과 영화의 결말이 얼마나 맞아떨어질지 기대한다. 그리고 이 점은 많은 이들이 영화를 즐기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이 모호하게 나면 관객들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든다. 영화 관람 내내 깊게 몰두하며 예측했는데 실제 결말이라는 비교 대상이 없으니 예측한 것에 대한 허무감이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리작용으로 열린 결말에 대해 반감을 품는 이들이 많다. 또한, 이들은 열린 결말이라는 사실 하나로 영화를 미완성으로 보고 작가의 역량 부족을 탓하며 작품성을 깎아내리기도 한다. 즉, 작가 자신도 결말을 어떻게 내야 할지 모르거나 확신이 없어 이야기를 쓰다가 만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물론 누가 봐도 뻔한 내용을 열린 결말이라고 독자에게 추측을 강요한다면 반감이 들기 마련이지만, 일부 영화만으로 일반화하는건 성급하다.
우리는 열린 결말에 익숙하지 않다. 극히 일부 영화들만 열린 결말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태에 대한 반감에는 열린 결말의 개념에 대한 낮은 이해도도 큰 영향을 미친다. 열린 결말의 영화는 결말만 열려 있을 뿐이며, 이야기 자체는 완결적이다. 관객 나름대로 해석해 영화의 결말을 만들어 가길 바라는 감독의 의도 그 자체로 이야기를 구성했기 때문에 이 또한 하나의 완결방식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관객들은 자신의 상상력과 분석력으로 작중에서 제시하는 의문을 풀어나가고, 영화는 개봉으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러도 꾸준히 회자되며 토론이 오고 간다. 그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정답이 없다는 점에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러한 점이 오히려 재미 요소가 된다.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고 그 해석을 이해하는 과정이 감독, 작가 그리고 영화와 소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의견교환은 작가조차도 생각하지 못했던 가능성을 끌어내기도 한다. 이처럼 열린 결말은 작품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하고, 강한 여운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니 작품의 열린 결말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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