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인공지능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 문자영 기자
  • 승인 2023.04.10 08:00
  • 호수 698
  • 댓글 0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SF 영화에서나 등장하던 인공지능이 어느새 우리 세상에 훌쩍 나타났다. 인공지능은 이미 사회 곳곳에 적용되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더 똑똑해지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폭발적인 성장은 왜인지 모를 찝찝함을 주기도 한다. 인공지능은 과연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결국 견제해야 할 경쟁자일까? 인공지능에 대해 알아보자.

 

<인공지능이 뭐길래>
인공지능은 컴퓨터 과학 중 소프트웨어 기술의 일종으로 AI(Artificial Intelligence)라고도 불린다. 인공지능은 소프트웨어 기술임에도 생물의 지능에서 힌트를 얻는다는 특징이 있어 생물,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의 지성과 지능을 다루는 다양한 학문 영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주로 인지과학, 심리학, 언어학, 철학, 뇌과학 등이 인공지능에 응용된다. 인공지능의 주요 기술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계학습)을 꼽을 수 있다. 머신러닝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학습 가능한 구조를 스스로 만드는 기술이다. 학습 기반을 제공해주면 머신러닝 시스템이 데이터의 경향성이나 특징을 자동으로 추출해 새로운 데이터를 분류하거나 미래의 데이터를 예측하는 것까지 가능하게 한다. 머신러닝에는 다양한 방법론이 있으나 최근 딥러닝 방법론이 주목받고 있다. 딥러닝은 생물의 신경세포를 모델로 한 인공 뉴런을 다수 연결해 데이터들을 자동으로 학습하도록 한다. 즉, 인공지능은 처음 방대한 양의 학습데이터를 제공받고 나면 이후로는 스스로 배우며 지능을 높여가는 소프트웨어다.

인공지능이란 단어가 주는 막연한 느낌과 달리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생활 깊이까지 침투해있다. 가장 익숙한 예시는 바로 스마트폰 음성응답 시스템이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시리(Siri), 삼성의 빅스비(Bixby) 등이 있다. 이들은 한국어, 영어 등 스마트폰 사용자가 평소 사용하는 언어를 단어 단위로 음성인식하고 스스로 단말기를 조작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서 가는 로봇청소기, 사진에 찍힌 외국어를 모국어로 번역해주는 번역 프로그램, PC 혹은 스마트폰의 얼굴인식 시스템, 자동차의 자동 브레이크 및 평행주차 어시스트 기능도 인공지능이 적용된 기술들이다. 인공지능은 의학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사지마비 환자들은 척수가 손상돼 뇌의 명령을 근육까지 전달할 수 없다. 우리말로 ‘신경 우회’를 뜻하는 인공지능 ‘뉴럴 바이패스’는 환자의 뇌가 내리는 명령을 컴퓨터로 우회한 후 육체로 전달해 스스로 자기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한다. 사용자의 신경 신호가 무엇을 원하는지 학습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의 특성을 이용했다. 인공지능의 진출은 기계적인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인공지능 로봇 ‘나딘’이 있다. 지금까지의 인공지능 로봇 중 가장 사람과 비슷하다고 평가받는 나딘은 상대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상대의 성격과 나이를 파악해 대화의 내용과 표현을 달리하고 때때로 공격적인 상대를 만나면 불쾌함을 드러내며 대화를 거부하기도 한다. 인공지능 진출은 미술계까지 이어졌다. 우선 인공지능에 고흐, 피카소처럼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딥러닝 시킨다. 그렇게 화풍을 학습한 인공지능에 사진이나 원하는 이미지를 말하면 인공지능이 제공받은 정보를 종합적으로 자신이 가진 이미지와 합쳐 그림을 그려낸다. 인공지능 화가는 기존 그림을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색과 형체를 선택해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렇듯 인공지능은 인간만의 영역이라 평가받던 창조와 표현까지 해내고 있다.

 

<이 직업 정말로 사라지나요?>
인공지능의 발전을 논하면 빠지지 않는 주제가 ‘인간의 설 자리’다. 인간의 뇌로는 해내지 못할 속도로 정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은 눈에 띌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이미 사회는 로봇의 발전으로 제조업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이 로봇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을 목격했다. 정보 기술 업계가 필요로 하는 노동자 수는 제조업보다 훨씬 적다. 1990년 자동차 업계가 매출 2,500억 달러를 만드는 데 고용된 인원은 120만 명이었던 데 비해 IT 업계에서 비슷한 매출을 만들려면 13만 명으로 충분하다. 점점 더 많은 일을 해내는 인공지능에게 일자리를 내주게 되는 건가 하는 불안은 당연하다.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쉬운 직업은 반복적인 작업이 필요하고 사람과 소통할 일이 비교적 적은 일이다. 이 기준에 따라 ▲콘크리트 기사 ▲정육점 직원 ▲청원 경찰 ▲환경미화원 ▲택배원 등이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업으로 꼽혔다. 반면 대체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직업들은 여러 선택지 중 결정해야 하는 업무가 많거나 감성에 기초한 업무들이 주가 된다. ▲화가 ▲조각가 ▲작가 ▲작곡가 등 예술 분야의 직업들이 대체 가능성이 낮다고 꼽혔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해 모든 전문가들의 견해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그들은 이와 같은 불안감은 산업 혁명 당시 이미 한 번 겪은 일이라고 주장한다. 산업 혁명이 일어나며 기계가 보편화되자 사회는 모든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공포에 떨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줄어든 일자리 수와 상응하게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기계를 만들고, 또 그 기계를 보수하는 노동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교통의 발전으로 외국과 무역을 하는 일자리도 대폭 생겨났다. 애플, 구글 등 정보기술 회사들이 비교적 적은 노동자로 큰 이익을 낸다는 점에서 산업 혁명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사회에 타격을 줄 만큼의 변화는 일어나기 힘들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같은 생명체인 인간에게 더 의지하므로 인공지능은 일의 효율을 높여주는 조수 정도로 활용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편리의 그림자>
지난해 11월, Open AI 사에서 공개한 인공지능 챗봇 ‘ChatGPT’(이하 챗GPT)가 공개됐다. 챗GPT는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이용자가 채팅창에 궁금한 말을 물으면 인공지능이 답해주며 대화할 수 있다. 챗GPT는 공개되자마자 자연스러운 대화로 화제가 됐고, 공개 5일 만에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 2월에는 월간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했다. 뭔가 어색하던 기존 AI들과는 다르게 정말 인간이 답하는 것처럼 질문에 답하는 것은 물론 작곡, 번역, 코딩, 논문 작성, 문예 창작까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해낸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챗GPT 돌풍에 인공지능의 문제점 또한 함께 드러났다.

우선, 잘못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있는 정보들까지 대규모 데이터로 만들어 받아들인 AI는 그 속에 진짜로 위장한 가짜뉴스마저 자신의 학습양분으로 삼는다. 챗GPT는 오답을 마치 정답인 마냥 그럴 듯하게 말하는 ‘환각’ 문제를 보였다. 터무니없는 질문도 그럴듯하게 적어 물으면 질문에 사용된 단어들을 이용해 전혀 근거가 없는 답을 내놓는 것이다. 그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하더라도 챗GPT는 자기 말이 바르다는 고집만 부릴 뿐 오답을 인정하지 않는다. 환각문제는 개발사의 모국어인 영어 외의 언어로 질문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환각문제는 챗GPT만이 아닌 인공지능 기술의 고질적인 문제로 AI 학계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또한, 인공지능은 데이터가 방대해짐에 따라 커뮤니티의 혐오 표현까지 학습하기도 한다. 챗GPT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혐오 표현만을 별도로 학습시켰다. 혐오 표현을 분류해 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은 케냐 노동자들에게 맡겼다. 임금이 저렴하다는 이유였다. 케냐 노동자들은 시간당 2달러 정도의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인터넷상의 폭력적, 증오적, 성적인 표현을 분류했다. 노동자들은 유해한 콘텐츠들을 여과 없이 접하다 보니 트라우마를 겪기까지 한다며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다. 인공지능은 출시하
자마자 주목받으며 그 완성도에 찬사를 받았으나, 트라우마를 겪는 노동자들은 AI 산업의 사각지대에 가려져 버린 셈이다.

생성형 AI는 프라이버시와 저작권 지적에서도 자유롭기 어렵다. 챗GPT는 몇 장이 넘어가는 전문적 에세이 혹은 논문을 5분도 채 걸리지 않은 시간에 작성한다. 이때 인공지능은 저작권자의 허락까지는 파악하지 못한다. 실제로 이미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의 무분별한 챗GPT 사용이 지적됐다. 뉴욕과 시애틀의 공립학교에서는 교내 컴퓨터를 통한 챗GPT 접속 자체를 차단했고, 다른 대학들도 AI 사용이 불가능하도록 구술시험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또한 직원들이 업무에 챗GPT를 이용하며 기밀 정보를 묻게 된다면 챗GPT는 이를 학습한 후 다른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자사의 프로그램을 AI에 입력하지 말라고 주의시켰고, 삼성전자는 사내 게시판에 인공지능 오남용을 지양하자는 내용의 공지를 작성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한계가 많다.

 

<인공지능 사용 설명서>
인공지능 자체가 선한지, 악한지를 판단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이미 인공지능은 각종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고 그 범위를 점점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잘만 활용한다면 일의 능률이 올라가고 더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우선 명확하고 구체적인 질문이다. 인공지능은 미리 학습된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에는 능하지만 맥락을 읽는 능력은 어쩔 수 없이 인간보다 떨어진다. 따라서 인공지능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내려면 직관적인 단어를 이용해 답하기 쉬운 질문 형태로 짧은 문장을 제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처음에는 넓은 범위의 질문을 했다가 원하는 영역에 도달하기까지 연속적으로 여러 번 질문할 것을 추천한다.

다음은 인공지능이 익숙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인공지능은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지만, 언어마다 정확도나 답변의 다양성이 다르다. 이는 이용하는 정보의 양과 어휘를 읽어내는 능력 탓이기에 공개된 자료가 많은 영어로 묻는 것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발사가 권장하는 언어를 사용할 때 인공지능의 환각 현상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

업무뿐만 아니라 학습에도 인공지능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인공지능은 검색 엔진의 정보들을 원하는 범위로 축소해주는데 능하다. 또한 인공지능을 표절 검사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가령 챗GPT에 ‘표절 검사를 부탁한다’고 한 후 텍스트를 보내면 자체적으로 표절 검사를 진행하고 어떻게 글을 고치는 게 더 좋을지 피드백까지 제공한다. 인용한 글을 함께 제시하면 문장의 유사도를 퍼센티지로 보여주기도 한다. 면접이나 발표를 준비할 때도 관련 키워드를 주고 그에 관해 나올 수 있는 질문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다양한 관점의 질문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사용을 남용할수록 글의 개성이 사라지고 상투적인 형식으로 변하므로 언제까지나 참고만 할 것을 추천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공지능은 학습하고, 더 똑똑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의 정보 처리능력은 이미 한참 전에 인간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그것이 꼭 경계해야 할 대상은 아니다. 결국 이를 판단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기 때문이다. 잘 활용할 때 인공지능은 적이 아니라 천군만마가 된다. 그와 얘기를 나누며 달라질 세상을 스스로 결정하자.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자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