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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대체 뭐가 문제야?
  • 문자영 기자
  • 승인 2023.03.27 08:00
  • 호수 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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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대체 뭐가 문제야?>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들여다보면 ‘MZ세대를 겨냥한’, ‘MZ를 공략하라’ 같은 문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정계에서도 ‘MZ를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MZ가 도대체 누구길래 이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을까?

 

<MZ를 잡아라>
MZ세대란 M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밀레니얼 세대란 X세대 다음인 Y세대로도 불리는 집단으로, 1980년대 초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다. 미국의 인구전문가 닐 하우와 윌리엄 스트라우스가 1991년 출간한 책에서 컴퓨터와 같은 정보기술에 친숙한 세대를 지칭하며 처음 사용됐다. 높은 대학 진학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의 능숙한 이용, 강한 자기표현 욕구,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점 등이 특징으로 꼽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로 진출한 세대이기 때문에 앞선 세대들에 비해 자수성가가 어려워 결혼, 내 집 마련 등 목돈이 필요한 사항을 포기하고 사소한 일상적 소비를 극대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밀레니얼 세대는 2020년 기준 세계 노동인구의 35%를 차지했다.

그럼, Z세대는 뭘까? Z세대란 밀레니얼 세대를 잇는 세대로 종종 정의될 뿐, 밀레니얼 세대처럼 그들을 규정짓는 정확한 기준이 없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일반적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Z세대로 분류한다. Z세대의 특징은 ‘디지털원주민’이라는 표현에서 잘 드러난다.디지털 원주민은 유년 시절부터 인터넷 등의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신기술에 민감하고 이를 소비활동에 적극 활용한다. Z세대는 디지털 기기, 책, 음반, 의류와 같은 패션 아이템까지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긴다. SNS를 통해 철저히 사전 조사후 구매하려는 경향도 강하다. 미국의 언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상주의적 측면이 있는 X·Y세대보다 Z세대는 더욱 개인적이고 독립적이며 경제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등 다른 세대와는 다른 소비패턴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선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해 부르는 MZ세대는 1980년대 초~2010년대 초반 출생자로 볼 수 있다. 2020년까지 MZ세대는 세계인구의 33%를 차지했으나 부모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의 감소가 이뤄지면서 곧 다가오는 2040년엔 5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MZ세대의 부의 증가세는 매우 가파르다. 부모 세대로부터 부의 이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탓이다. 미국의 3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모건 스탠리는 2034년부터 Z세대가 미국 역사상 가장 인구가 많은 세대가 될 것이라며, 금융업 전반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 또한 MZ세대 이용률이 높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금융 플랫폼 업체 ‘빅4’의 기업가치가 50조 원을 웃돌 정도로 순식간에 성장했다.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시총 합계 62조 원에 버금가는 수치다. 기업 마케팅, 부동산, 투자업계까지 MZ세대에게 집중하는 이유다.

 

<MZ는 어떨까?>
앞선 설명에 따라 MZ세대를 네 글자로 요약하자면 소위 ‘요즘 것들’이다.그렇다면 MZ세대는 무슨 특징들을 보여줄까? 미디어를 통해 MZ세대를 살펴보자.

[10초면 돼, 숏폼과 밈의 전성시대]
15초가량의 짧은 영상들을 속도감있게 볼 수 있는 숏폼(short-form)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유입되며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숏츠 등 SNS들이 하나씩 숏폼 콘텐츠를 내세우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숏폼은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기기와 함께하는 MZ세대가 넘쳐나는 콘텐츠 속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짧고 직관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누구나 쉽게 영상을 촬영할 수 있어 하나의 영상이 인기를 끌면 이를 패러디한 영상들이 다수 재생산되는데 이 유행요소가 바로 밈(meme)이다. MZ세대가 밈을 유쾌하게 받아들이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은 사회 전반부가 주목하고 있다. 충청북도 충주시 공식유튜브가 중부내륙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는 내용을 유행하는 밈과 함께 숏폼으로 홍보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걔 완전 ‘맑눈광’이야]
요즘 SNS상에선 ‘맑눈광’이란 단어를 쉽게 볼 수 있다. ‘맑눈광’은 ‘맑은 눈의 광인’의 준말로, 한 SNS 사용자가 사용하면서 퍼지게 됐다. 본래는 순수해 보이는 안광 탓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예측이 불가한 인물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유머 프로그램인 ‘SNL 코리아’에서 캐릭터화되며 사회에 갓 발을 들인 MZ세대를 표현하는 말로 의미가 확장됐다. ‘맑눈광’의 특징은 상사의 말이라도 당당하게 반박하며 소신을 밝히고 이를 자연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극 중 ‘맑눈광’ 캐릭터는 업무시간에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수저통 옆에 앉더라도 먼저 상사의 수저를 세팅하지 않는 등 어리바리한 모습을 극대화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맑눈광 신입사원이 나타났다’는 목격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네티즌들은 댓글에서 ‘맑눈광이라도 일만 잘하면 된다. 실제로 능률이 더 높을 수 있다’거나 ‘사회에선 소통도 중요한 덕목이다. 일의 일부일 뿐만 아니라 예의 문제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내 회사여도 범법은 범법!]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57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납세 의식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근무 중인 회사의 탈세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의 50% 가량이 ‘재직 중이라면 참고, 퇴사하게 되면 알리겠다’고 응답했다. 같은 답변을 한 40대는 37%, 50대는 27%, 60대는 20%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감소했다. 반면 ‘회사에 해가 되므로 알리지 않겠다’, ‘윤리적 측면에서 신고하겠다’는 응답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공정에 대한 인식도 세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통계다. 

 

<나도 MZ인가요?>
미디어에서 비치는 MZ세대는 ‘단체보다는 개인’, ‘좋아하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직장은 수입을 위한 수단’ 같은 공통점을 가진다. 앞선 MZ세대의 정의에 따르면 MZ세대는 1980년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까지를 포함한다. 즉, 30년에 가까운 세대를 한 세대로 묶은 것이다. 사회적으로 보면 팀장과 신입사원, 극단적인 경우 부모와 자식이 같은 세대로 분리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과연 이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사고할까?

물론 그렇지 않다. 같은 나이대 또래들 사이에도 각양각색의 성격이 공존하는데 30년에 걸친 세대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사고할 거라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부 부정적인 사례들이 과장되며 만들어진 MZ세대에 대한 이미지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여럿 있다. 세대 구분은 여러 번 이뤄졌으나 MZ세대는 유독 그 자체로 일반화돼 세대 구성원의 특징이나 성격까지 규정됐다.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잘못된 일반화를 통해 상대방의 인격을 ‘별종’으로 단정 짓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미움받는 MZ>
2021년,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이를 적절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어휘력과 실전 경험이 모자라 말을 버벅대다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 인턴기자 캐릭터 ‘주기자’가 인기를 끌었다. 기존 세대들은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젊은이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고 사회 초년생들 또한 ‘나도 저런 적이 있었다’며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지금의 ‘맑눈광’ 캐릭터를 보면 몇 년 새 미디어에서 MZ세대를 그리는 방식은 확연히 변화했다. 과거 MZ세대는 잘하고 싶은 의욕은 많지만 현실은 마음처럼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면 요즘은 조금이라도 편하게 일하려고 잔머리를 쓰고, 자신만 아는 불통으로 그려진다. 현 사회가 MZ세대에 붙이는 이미지는 개인주의, 뻔뻔함이다. 새로운 세대가 기성세대의 눈총을 받는 일이 처음은 아니다.1980~90년대 대학 생활을 한 X세대가 처음 등장하고 삐삐, 워크맨 등 그들이 주도적으로 트렌드를 만들기 시작하자 당시 기성세대는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사회는 개인보다 단체로 이뤄진 집단인데 개성을 죽이지 않은 상태에선 사회생활이 고될 것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지금 MZ세대를 향한 지적은 결이 다르다. 과거에는 젊은 세대를 향한 ‘그렇게 하면 안될 텐데’하는 서툰 걱정이었다면 지금은 걱정보다 세대 혐오의 성격을 띤다.

세대 혐오란 서로 다른 세대들 사이의 감정이나 가치관의 차이가 심한 감정의 골을 낳는 현상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기성세대는 베이비 붐 세대로 불리는 1955~1964년생이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한국의 고속 성장을 이뤄낸 주역으로 평가받는 베이비 붐 세대는 개인의 삶보다 사회의 공익을 더 우선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격변한 세상 속에서 정반대인 두 세대가 함께 사회생활을 해야하는 요즘, 단절된 소통의 자리를 혐오가 대신한 것이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를 ‘틀딱’이라며 말이 안 통한다 비하하고,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이기적인 요즘 것들, MZ는 이래서 안된다’며 혀를 찬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들이 나름의 어려움을 마주친 상태임을 알고 젊은 세대 또한 국가 발전에 기성세대의 희생이 있었음을 알지만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져 혐오 표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혐오 표현은 유머라는 방패에 숨어 다수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게 하고, 어느 순간 차별을 당하는 사람마저 그를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학생들은 ‘잼민’과 ‘급식충’, 아이와 함께 있는 엄마는 ‘맘충’.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은 일부라는 걸 알면서도 대다수는 혐오 표현을 사용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는 평등을 위해 주어지는 권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를 향한 혐오를 희화화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사용하는 순간 그것은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무기가 되고, 차별적인 사회의 첫걸음이 된다. 혐오는 결국 혐오로 다시 돌아옴을 기억하고 반성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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