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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창원대문학상 소설 부문 장려 - 아이
  • 창원대신문
  • 승인 2023.03.02 08:01
  • 호수 695
  • 댓글 0

아이

김동일 (국어국문학과 3학년)

 

“자 다음, 다음”

만신의 왕 바리공주가 원혼들을 저승으로 천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시왕 군웅이자 바리공주의 남편인 무장승이 옆에서 걱정스러운 표정과 함께 말을 한다.

“아니 일을 너무 대충 하는 거 아니오?”

바리는 하던 일을 멈추고 무장승을 쳐다보며 말한다.

“뭐가 말이오”

“아니, 무당으로서 한이 맺힌 원혼들을 달래고 저승으로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 아니오. 하지만 그대는 지금 그냥 서류 넘기듯 대충대충 들으며, 무언가 풀어주지도 않고, 원혼들의 쌓인 한의 반도 풀어주지 못한 채로 저승으로 넘기고 있지 않소.”

바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여 저승으로 보내지고 그 원혼들을 하나하나 이야기들을 들어주며 소통하기에는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무장승에게 호소한다.

“원래 이러지 않았는데...”

무장승이 걱정스운 말투로 이야기하자 바리는 시대가 많이 변했다며 사람들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져 본인의 입장만을 고수하며 자신의 잘못은 뒤돌아보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무장승은 결국 본인의 자리로 다시 돌아가게 되고, 바리는 계속해서 서류 넘기듯 원혼들을 넘긴다.

 

저승의 시간이 지나서 옥황상제는 저승의 신들이 잘 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 직접 방문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매너리즘에 빠져 원혼들을 대충 저승에 넘겨주는 바리를 목격하게 되고, 바리는 옥황상제의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

분노한 옥황상제는 바리에게 여태껏 바리가 무당으로서 소통의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망하며 바리의 부모에게 버림받아 억울했던 과거를 언급하자 바리는 화를 내며 말한다.

“옥황! 언제까지 과거에 붙잡혀 살 순 없지 않겠소!”

“네 이년! 어느 안전이라고 상제 님의 존함을 함부로 부르느냐!”

옆의 관리가 소리를 치자 옥황상제는 관리에게 ‘됐다’고 하며 바리에게 계속 말하게 한다.

“시대가 변하고 있소, 언제까지 옛날 방식을 고수할 것이오. 요즘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소통은커녕 본인을 키워준 부모에게조차 이야기를 하기 싫어하오. ‘왜 그러느냐’고 물으면 “네가 무슨 상관이야”라고 오히려 소리를 치는 시대를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시대를 우린 걸어나가고 있소. 거기에 맞춰서 우리도 행동해야 하지 않겠소?”

옥황은 바리의 말에 반박하며 말한다.

“신이라 함은! 사람들에게 심신의 안정을 되찾아 주는 존재이오! 요즘 시대가 그렇다 해서 우리까지 그렇게 차갑게 대한다면, 사람들은 무엇에서 심신의 안정을 찾는단 말이오. 우리라도 들어줘야 하지 않겠소? 저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불쌍하지도 않냔 말이오!”

옥황은 바리를 꾸짖으며 형벌을 내린다.

“바리공주, 그대는 이승에서 다시 한번 ‘소통’을 배우고 오시오.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는지를 몸소 체험하며, 사람들을 도와주시오. 바리공주의 저승의 기억을 잠시 가져가겠소. 그대가 깨닫는 날 다시 돌려주리다. 그리고 그대가 가지고 있던 신이한 능력 몇 개는 넣어 줄 터이니 적재적소에 잘 쓰도록 하시오. 여봐라 이 자를 데려가거라”

이승으로 가는 문이 열리게 되고, 바리는 점차 끌려가며 소리친다.

“옥황! 잠깐 잠깐! 야아아!”

“건강한 아들이에요.”

축복 속 태어난 어린아이는 부모라는 1차 세계를 맞게 된다. 부모는 아이의 세계 그 자체이며 그 세계를 통해서 더더욱 넓은 세계로 나아갈 것이다. 하지만 원호에게 그 1차 세계는 지옥과 같았다. 5살이 채 안된 원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매사에 무력감을 느끼며 그저 부모가 이끄는 대로 이끌릴 뿐이었고 부모가 헤어질 때에도 그저 울며 구석에 앉아서 눈물을 훔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어린 원호에게 있어 지옥 같은 1차 세계는 평생을 거쳐 본인을 따라다닐 것이고 원호는 애써 외면하며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하지만 본인이 애써 외면한다 해도 세상은 원호의 고개를 다시 정면으로 보게했다.

 

원호 아버지 혼자서 원호와 원호의 여동생 예림을 키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원호의 아버지는 일과 동시에 육아를 동반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랐고 아이 돌보기에는 너무나도 서툴렀기에 아이의 용모는 단정할 수가 없었다. 또한 원호의 아버지는 ‘아이들은 알아서 큰다’라는 생각을 하였기에 별 신경 쓰지 않았다. 어렸을 적 무력감을 느껴버린 원호는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했고,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는 좋지 않은 소문이 퍼졌다.

“음침해, 쟤는 너무 더럽게 다녀, 항상 준비물을 빠뜨려서 내 것을 사용하면 기분이 나빠!, 쟤한테 닿지마 병균 옮아, 쟤랑 놀지마, 쟤는 왜저러고 다니는 거야”

어린 원호는 용모를 단정하게 해야 하는 필요성이나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아이들이 피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 그 자체 때문이라고 생각하였으며 1차 세계에서 사회성은커녕 불안과 긴장 그리고 고통을 감내하기만도 벅찼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집단의 영향력은 어린 원호에게 더더욱 무겁게 누를 뿐이었다.

 

“어휴 쟤는 머리도 그렇고 옷도 그렇고 왜 이렇게 꼬질 꼬질 해?”

“쟤네 아버지가 애를 혼자 키우잖아, 엄마가 없으니 그렇지 뭐”

“그래? 애가 음침해 보여가지고, 우리 애랑 좀 떨어졌으면 좋겠네”

유치원 부모 참관 수업에서 부모들끼리 잡담이 오갔다. 원호는 이미 부모들 사이에서도 좋지않은 소문이 돌았고 이러한 생각들은 아이들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동현아, 저 친구랑은 가까이하지 말려무나 가정교육을 잘 받지 못한 애들은 조심해야 해!”

그렇게 원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이들 사이에서까지 ‘엄마가 없는 애’로 낙인이 찍혀 원호를 더더욱 압박했다.

하원 시간에 원호는 여동생 예림의 손을 잡고 집으로 가는 중에 뒤에서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한다.

“집에 가서 엄마한테 좀 챙겨달라고 해!”

“...아! 집에 엄마가 없구나?”

원호는 대꾸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언가가 끓어오름을 느낀다.

“엄마 없는 집에서 네 더러운 동생이랑 같이 다니는...”

원호는 안에서 무언가 폭발하였고, 조롱하는 동현에게 돌맹이를 던졌다.

 

같은 날 누군가 지역에 이사를 왔다.

“바리야 오늘부터 여기서 유치원도 다니고 새 친구도 만들면 돼”

“엄마! 나 밖에 구경 갔다 와도 돼?”

바리는 이 앞에서만 돌아다니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바로 밖으로 뛰쳐나가 동네 구경을 하고 있다. 동네 슈퍼마켓이 있었고 문구점이 있었으며, 그 앞에는 철도가 온다는 종소리가 들리며, 철도가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그리고 얼마나 더 걸었을까 자신의 또래처럼 보이는 친구 5명이 모여있어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다. 하지만 가까이 갈수록 분위기는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남자아이가 다른 친구에게 돌을 던지자 그 옆에 있던 2명이 돌을 던진 친구를 밀쳐버렸고, 또래보다 어려 보이는 여자아이는 울고 있다. 그리고 밀쳐진 아이는 도로에 쓰려졌고 큰 트럭이 그 또래 아이를 덮치려고 하자 바리는 손을 뻗으며 외쳤다.

“안돼!”

그러자 바리의 시간이 저승의 시간으로 바뀌며 주변의 시간이 굉장히 느리게 지나가기 시작했고 바리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바리는 빠르게 뛰어가 쓰러져 있는 아이의 손을 잡고 일으켰고 도로에서 벗어나는 순간 시간은 다시 돌아왔다.

“괜찮아?”

놀란 바리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원호를 일으켜 세우고 밀친 아이들 무리를 째려보자 같이 놀란 아이들은 뒤돌아서 도망가버린다. 원호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랬는지 아무 말도 못하고 바라볼 뿐이었고 옆의 울고 있는 여자아이를 바리가 겨우 달래어 원호의 품에 돌려보낸다. 이후 셋이서 함께 걸어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나도 그 어린이집에 다니기로 했어! 같이 다니면 되겠다 그렇지?”

바리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설레는 마음으로 물어보자 원호는 당황하며 얼버무린다. 이후 원호와 바리는 함께 다니며 친해지게 되고 같이 다니며 유치원 생활을 계속한다. 그러던 어느날 유치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노숙자 아저씨를 지나치게 된다.

“야, 뭐하는거야”

원호가 노숙자 앞의 깡통에 동전을 몇 개 넣어주자 바리는 타이르듯 얘기한다.

“그거, 마트에서 과자 사먹을 돈이잖아”

원호는 바리를 바라보며 말한다.

“이 아저씨는 우리보다 훨씬 배고플거야...”

바리는 원호를 데리고 마트에 들러 빵을 한 개 산다음에 노숙자 아저씨에게 건네주며 말을 건넨다.

“아저씨, 어른들은 회사다니면서 돈을 버는데 아저씨는 왜 여기서 그냥 앉아만 있는 거예요?”

노숙자는 멋쩍은 듯 웃으며 ‘그냥 조금 힘들어서’라고 얘기한다. 바리와 원호는 노숙자와 몇 마디를 더 나누고 일어나서 갈 길을 간다. 이후에도 몇 번씩 노숙자를 볼 때마다 먹을거리를 가져가서 나눠 먹고 원호는 바리와 함께 다니면서 또래 친구들이 딱히 괴롭히는 일 없이 무난하게 지낸다.

 

원호는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날 친구들은 학교에 부모님과 함께 등교를 하였지만 원호는 혼자서 학교에 등교했다. 원호는 부모 없이 혼자 오가는 것이 익숙했기에 그저 함께 등교하는 아이들을 한 번씩 바라보며 묵묵히 앞으로 걸을 뿐이었다. 입학식을 진행하고 등교 첫날의 1학년 교실은 시끌벅적하며 정신없이 지나갔다. 마칠 때가 되자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과 함께 입학 기념 사진을 찍었지만 원호는 그저 혼자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때 담임선생님이 다가와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몇 장 찍어주었다. 다른 또래 친구들은 즐겁게 웃는 사진이었지만 원호는 웃지 못했다. 그렇게 입학식을 마치고 혼자 집으로 묵묵히 걸어갈 뿐이었다.

바리와 원호는 다른 반에 배정받아 함께하는 빈도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바리는 바리대로 같은 반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어 즐거운 학교생활을 이어나갔지만 원호는 반에 같은 유치원을 나온 또래 친구와 함께 있어 안좋은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원호는 자연스럽게 혼자가 되었고 또래 친구들의 괴롭힘이 다시 시작되었고 원호는 과거처럼 그저 당할 뿐이었다.

 

그렇게 1년이 흐르고 바리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복도를 걷다가 책걸상이 넘어지는 소리와 함께 시끄러운 소리와 아이들이 모여있는 광경을 발견하고 뛰어가자 원호가 또래 친구를 넘어뜨려 얼굴을 가격하고 있었고 주변의 친구들이 말리자 쓰러진 친구가 말한다.

“엄마가 없으니까 그러는거지? 네 동생이나 너나 가정교육을 못 배워먹었으니까! 얌전히 찌그러져나 있으라고! 더러운 새끼들아!”

이 말을 들은 원호는 말리고 있는 친구들을 뿌리치고 다시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한다.

“그만!”

반장과 함께 선생님이 달려왔고 소리를 치며 두 사람을 떼어내고 교무실로 데려간다. 이후 양측의 부모님이 소환되고 원호의 아버지는 연신 맞은 아이의 엄마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한다.

“하여간에 이래서 가정교육을 잘 못받은 애들은...!”

맞은 아이의 엄마는 원호를 흘겨보며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간다. 이후 원호의 아버지는 선생님과 몇 마디 후에 원호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며 원호를 다그친다.

“친구를 때려? 학교에서 공부나 할 것이지! 싸움박질이나 하라고 너 공부시키는 줄 알아!”

원호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쟤가 엄마가 없다고 놀렸단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말로 할 수 있잖아! 아빠도 너네 둘 키운다고 밖에서 쎄 빠지게 일하고, 혼자서 너네 둘 돌봐주고 하는데, 밖에서 사고나 쳐!”

원호는 안에서 끓어오름을 느끼며 소리친다.

“내 동생까지 들먹이며 욕했단 말이야!”

원호는 울며 도망치듯 뛰어갔다. 아버지가 뒤에서 부르는 소리를 무시한 채 계속 뛰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뛰쳐나온 원호는 동네를 계속 걸었다. 혼자서 그냥 걸을 뿐이었다. 원호는 해가 다 져서야 집에 들어갔고 집에는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밥먹고, 씻고 들어가서 자라’라는 말과 함께 밖으로 나가버렸다. 원호는 굶주렸던 배를 채우고 동생과 함께 들어가서 잠을 잤다.

 

다음 날 바리는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원호의 반으로 찾아갔지만 원호는 선생님과 함께 면담을 하러 밖으로 나갔기에 찾으러 나가려는 순간 아이들이 얘기하는 걸 듣는다.

“엄마가 없어서 교육을 못 받아서 그래, 엄마가 없잖아”

“걔 여동생도 똑같아”

원호에게 맞은 아이가 험담을 하자 바리는 어이가 없다는 듯 ‘그게 할 소리냐’고 얘기하자 갑자기 나타난 바리의 말에 아이는 ‘뭐야?’라고 당황하며 얘기했고 바리는 분노를 느끼며 다시 말한다.

“너 그때 걔구나? 이동현... 원호한테 돌맞은 애 그 얌전하던 애가 돌을 던지고 때린 이유가 있었어... 넌 맞을만 했어, 넌 쓰레기야...!”

바리는 다시 원호를 찾아 뛰쳐나간다. 원호는 담임 선생님과 빈 상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소리는 문 밖까지 들렸다. 선생님은 원호에게 친구를 때린 것에 대해 질책하며 원호를 혼내고 있었고 원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들을 뿐이었다.

“하... 정말, 이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한데...”

문 밖에서 듣고 있던 바리는 문을 열며 화를 낸다.

“선생님! 밖에 친구들이 원호에게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고계세요? 원호한테 관심을 가지며 들어 보셨냐구요!”

선생님은 놀라며 가영에게 질책한다.

“바리야! 지금 선생님 면담하는거 안보여? 노크도 없이 갑자기 들어와선...! 빨리 자리로 돌아가! 어디 어른한테 큰소리야!”

바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원호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나고 원호는 바리 손에 이끌려 따라가다 이내 뿌리치며 그만하라고 말하자 가영은 화가난 채로 이야기 한다.

“넌 화도 안나? 그런 말들을 듣고도? 뭐라도 말 좀 해!”

원호는 화를 내며 얘기한다.

“넌... 넌 아무것도 모르잖아!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이제 그만해!”

원호의 울고 있는 모습에 바리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원호는 자리를 떠났고, 바리는 한동안 멍하니 움직이지 못했다. 그날 이후 원호는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고, 바리는 원호를 보지 못했다.

 

“야 이번에 매칭 부스 한번 해보자!”

“아 무슨 매칭부스야”

“대학교 축제면 한번 이런 것도 해봐야지”

원호와 친구들이 대학교 축제 구경을 하며 걷고 있다. 원호는 친구들 손에 이끌려 이성을 무작위로 소개시켜주는 축제 부스에 방문한다.

“여기에 성함이랑 전화번호 적고 가주시면 되요!”

부스에 방문하자 여학생이 안내해주는 대로 원호는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자 여학생이 흠칫하며 놀라며 원호를 쳐다보며 ‘혹시 이원호니?’하고 묻자 놀란 원호는 여학생의 얼굴을 쳐다보자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바리였다.

“바리구나...”

바리는 포스트잇에 자신의 연락처를 적어서 원호에게 건네주며 오늘 저녁 8시에 강변에서 보자고 말한다.

“꼭 왔으면 좋겠어...”

바리의 말에 원호는 ‘알겠어’라고 하며 매칭 부스를 떠난다.

“오늘 학교에 유명 연예인 공연 볼거지?”

친구가 원호에게 묻자 원호는 거절하며 말한다.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있어”

 

저녁 8시가 되자 학교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함성 소리가 크게 들렸다. 화려한 조명으로 축제의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고 축제의 밤은 깊어만 갔다. 학교 옆 강변에도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앉으며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고 그곳에는 다리를 모으고 맥주를 마시고 있는 바리가 있었다.

“저...”

원호는 바리쪽으로 다가가 말을 건네자 바리는 웃으며 앉으라는 눈짓을 보내어 원호는 펴진 돗자리에 앉았고 바리가 캔맥주를 따서 건네주자 원호는 받아서 한 입 마셨다.

“... 어떻게 지냈어?”

먼저 말을 건넨 것은 바리였다. 원호는 그날 이후 아버지는 두 자녀를 돌봐줄 수 있는 큰 고모 댁 옆으로 이사를 갔다고 했고, 큰 고모 밑에서 용모를 단정하게 다니는 법을 배웠으며, 친구들에게 다가가는 방법과 함께 전처럼 지내지 않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던 것을 얘기하자 바리는 그의 변한 모습에 감탄하며 정말 잘했다고 하며 원호를 안아준다. 원호는 수줍은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주 이렇게 만나자! 예전처럼 다시 지내는거야!”

원호는 웃으며 알았다고 한 뒤에 옛날 이야기를 하며 바리와 함께 축제를 보낸다.

 

시간이 지나고 원호는 군대를 다녀와서 우연히 가족관계 증명서를 떼던 중에 어릴 적 이혼했던 친어머니가 살고 있는 주소를 발견한다. 원호는 한번 볼까 말까 고민했고 역시 한번 얼굴을 보는 것이 좋다고 판단을 내려 날짜를 잡고 내려가려 한다. 원호는 이를 바리에게 말한다.

“그렇구나..., 나도 이날 집에 내려가기로 했어 같이 가면 되겠다.”

원호는 혜정과 함께 버스를 타고 집으로 내려간다.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는 어머니를 향해 만났을 때를 상상하며, 어떻게 생겼을지,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어떤 말을 나에게 해줄지, 뭐라고 불러야 할지를 상상하며 설렘과 두려운 마음을 안고 생각하다 보니 금방 시간이 가서 고향에 도착을 했고, 원호와 바리는 나중에 보자는 인사와 함께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바리는 집을 가다 어렸을 적 얘기를 몇 번 나누었던 노숙자 아저씨를 발견하고 다가가며 말을 건넨다.

“아저씨, 저 기억나요? 저 바리에요!”

노숙자는 반가워하며 인사를 건넨 후에 옛날 이야기를 조금 나누다가 원호를 언급한다.

“그 친구는 잘 지내지?”

노숙자가 원호를 언급하자 바리는 많이 변했다며 원호의 안부를 전해준다. 하지만 노숙자는 웃지 않으며 바리를 똑바로 보고 얘기한다.

“그 친구 잘 돌봐줘, 언젠가 한번 터질거야..., 옛날에 너희들이 나한테 물었지 왜 사지 멀쩡한데 일을 안하고 이러고 있냐고, 난 부모에게 버림받고 혼자 자랐어 고아라는 사람에 대한 주변인들의 시선과 편견은 어느정도 견딜 수 있었지만 딱 한가지 나를 정말 힘들게 하는게 있었어...”

바리는 노숙자 아저씨의 말을 진지하게 들었다.

“주변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 난 너무 절망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지... 아무도 나에게 괜찮다는 말 한마디를 해주지 않았어, 난 그저 도태된 사람일 뿐이었고 그냥 그런 사람일 뿐이었어, 내 얘기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고 난 그냥 돌아설 수 밖에 없었어...”

노숙자는 바리의 손을 잡으며 말한다.

“그 친구 꼭 잘 봐줘... 착한 친구잖아, 꼭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

바리는 웃으며 이제 원호는 밝게 지낸다고 달라졌다고 말하며 일어선다. 그리고 노숙자에게 인사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오늘 날씨는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비가 오는 동안 돌풍이 불거나 천둥 번개가...”

원호는 TV를 끄며 나갈 채비를 하고 밖을 나선다. 원호는 어머니가 사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 버스로 1시간 정도를 가서 10분정도를 더 걷자 어머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나왔다. 원호는 아파트로 올라가며 심장이 터질 것 같음을 느끼고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데 긴장하는 것에 대해서 회의감을 함께 느꼈다.

8층에 도착해서 802호 앞까지 갔지만 섣불리 벨을 누르지 못했다. 그렇게 10분 정도를 문앞에서 서성이다 원호는 마음을 다잡고 벨을 누르려는 순간 뒤에서 누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원호는 깜짝놀라 뒤를 돌아보니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원호를 불렀고 원호는 자신의 여동생과 매우 닮은 여학생을 보며 어안이 벙벙해진 채 대답한다.

“아... 저기 양미희씨 댁이 아닌가요?”

여학생은 자신의 엄마라고 대답하며 누구냐고 다시한번 물어보자 원호는 자신을 엄마의 친구라고 대답하며 잠시 인사드리려고 왔는데 집에 계시냐고 물어보자 여학생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입을 연다.

“지금 일 때문에 잠시 나갔어요, 돌아오려면 조금 걸릴 것 같은데요”

“아... 그런가요? 그럼 나중에 다시 올게요. 어머님에게는 친구분이 왔다고 전해주세요”

원호가 떠나려고 하자 여학생이 한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얘기하며 카페에 가서 커피 사주면 같이 기다려 준다고 얘기하고 원호는 겁이 없는 여학생의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제안을 수락하며 함께 근처의 카페로 가서 커피를 시키고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렇게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여학생이 문 쪽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엄마를 불렀고 엄마는 딸을 보며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리고 여학생이 엄마에게 손님이라며 원호를 소개시켜 줬고 원호는 일어나 뒤를 돌아보자 어머니는 당황하며 원호를 바라보고 원호는 인사를 했다.

“오랜만입니다.”

여학생의 어머니는 학생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여학생은 자리를 비켜주며 원호에게 인사한 뒤에 가게를 나간다. 원호는 나가서 이야기를 하자며 밖으로 나가 1층의 아무 것도 없는 상가 건물 복도에서 원호는 다시 얘기를 꺼낸다.

“저 기억하죠?”

하지만 원호의 물음에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원호는 당황하며 당신이 낳은 자식이라고 언급한다. 몇초의 침묵이 흐르고 어머니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돌아가세요. 전 더 이상 볼 일이 없습니다.”

어머니가 이 말을 한 뒤에 뒤를 돌아 자리를 뜨려고 하자 원호는 잠시 멍하니 서있다가 쫓아가서 팔을 붙잡고 말을 한다.

“당신... 지금 뭐하자는거야?”

원호는 어머니를 똑바로 쳐다보며 분노를 느끼며 얘기하자 어머니는 이미 오래전에 헤어진 사람이고, 전의 것은 잊고 살아가고 있다고, 미련은 없으며 앞으로도 보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말을 하자 원호는 안에서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말한다.

“낳으면, 낳으면 그게 끝인거야? 헤어지면 아무런 책임이 다 사라지는 건가? 난 당신들의 사랑놀음에 나랑 내 여동생은 엿같은 상황들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 남들 다받는 사랑 같은거 하나도 없이 그렇게 보냈다고”

어머니는 원호의 눈도 마주치지 않은채 듣고있자 원호는 남들이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때 자신은 학교에서 학습한 어머니의 사랑만을 알고있었다고 말하며 그러한 생각들이 자신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지를 알고 있냐고, 어른들의 선택이 한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채찍질하며 난도질 하였는지를 토로한다. 원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고 잠시의 침묵 뒤에 다시 말을 이어갔다.

“혹시 몰라서, 난 혹시 몰라서 찾아왔어, 당신이 헤어진 뒤에 나를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무언가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도 낳은 자식인데 반갑게 맞이해주진 않더라도 적어도 사과는 해주지 않을까 하고말이야... 근데 아니었어, 난 당신한테 도대체 뭐야?”

원호의 눈물 섞인 호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호는 그러한 바능에 더욱 감정이 북받쳐 올라 얘기했다.

“당신은 마지막 기회를 놓친거야. 평생 속죄하며 살아야 할거라고, 오해를 풀 수도 있었던 기회를 용서를 받을 수도 있었던 기회를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후회하면서 말이야!, 난 당신을 평생 저주하며 살아가겠지 이 나쁜 여자야...”

그때 뒤에서 누군가 소리친다.

“그만해!”

시간이 지나고 하늘에서 누군가 물을 들이 붓듯, 울분을 토해내는 듯이 비가 쏟아져 내린다.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비를 피해 뛰어가고 있고, 우산을 준비한 사람들은 무채색 우산을 펼치며 걷고 있었다. 그곳에는 우산을 준비했지만 차마 비를 피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황에 빠져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원호도 있었다.

 

바리는 원호가 어머니를 만나고 연락을 준다하였지만 연락을 받지 않자 걱정되는 마음에 원호가 보여준 어머니의 주소를 기억하여 버스를 타고 달려갔다. 버스를 내리고 집 주소 쪽으로 걷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발견하고 사람들이 쳐다보는 쪽으로 바라보자 그곳에는 사람이 난간에 서 있었고 익숙한 얼굴이었다. 원호였다.

바리는 시간을 저승의 시간으로 바꾸고 빠르게 달려가 옥상으로 올라갔다. 다행히 늦지 않았고 바리는 뭐하는 거냐며 이리로 오라며 손짓한다. 하지만 원호는 눈에 초점을 잃은 채로 말한다.

“난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야”

바리는 무슨 소리냐며 외치고 일단 내려오라고 계속 말한다. 아버지와 여동생을 언급하며 이들이 얼마나 슬퍼할지 상상해 보라고 호소하자 원호는 화를 내며 소리친다.

“닥쳐!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넌 옛날부터 그랬어 주제넘게 남의 일에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끼어들고 네가 뭐라도 되는 듯이 행동했어, 그거 오지랖이니까 괜한 오지랖 부리지 말고 네 인생이나 잘 살아가라고!”

비가 더욱 세차게 내리며 천둥번개까지 동반하여 더욱더 어두워졌다. 원호는 살며시 눈을 감으며 ‘이제 난 잘 모르겠다’라고 하며 뒤로 쓰러지듯 넘어지려하자 바리는 “안돼!”라고 외치며 다시 저승의 시간으로 바꿔 이승의 시간을 느리게 한뒤에 난간으로 뛰어가 원호의 손을 붙잡았다 하지만 비로인해 배부분이 미끄러져 옆의 철근에 복부가 찔려 피가 났다. 바리는 미끄러지는 손을 붙잡으며 제발 올라오라고 호소하지만 원호의 눈은 생기가 사라져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의 눈이었다. 바리는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지만 노숙자 아저씨의 말이 생각났다.

‘아무도 나에게 괜찮다는 말 한마디를 해주지 않았어, 내 얘기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고 난 그냥 돌아설 수 밖에 없었어...’

바리는 눈물을 흘리며 두 손을 꼭 붙잡으면서 얘기했다.

“힘들...었구나, 이렇게 될 때까지 아무도 너를 알아주지 않아서... 너무 힘들었어, 아무도 너를 사랑해주지 않았다는게 힘들었지만 너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어..., 네 마음은 찢어지고 상처나고 베였지만 아무도 치료해주지 않았잖아... 네 이야기를 듣고싶어 네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는지가 알고싶어, 들려줬으면 좋겠어 원호야...!”

원호는 바리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바리의 두 손을 꼭 잡았고, 바리는 힘껏 끌어올렸다. 원호는 난간을 잡고 힘겹게 올라왔고 바리는 ‘다행이다’라는 말과함께 쓰러졌다. 바리의 배에는 피가 많이 났고 바닥은 피와 비가 섞여 빨간 물이 고였다. 원호는 바리의 배를 손으로 누르며 지혈하며 도와달라고 소리쳤다. 때마침 올라온 구조대원들에 의해 바리는 구조되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의료진들의 다급한 목소리, 달그락 달그락 거리는 도구소리들, 어디론가 이동하는 바퀴 소리, 놀란 부모님의 목소리,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원호의 모습 등등이 겹치며 바리는 꿈을 꾸었다. 부모님에게 버림받아 굉장히 화가 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죽을 병에 걸리자 당시의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눈물을 머금고 자신을 버린 부모를 병에서 구해내야 했던 어린 소녀의 모습이 비추어 졌다. 그 소녀는 그저 혼자 묵묵히 앞을 걸어갈 뿐이었다. 아무도 소녀의 내면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으며 그저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이었으니까. 그렇게 소녀의 마음은 상처나고 찢어질 뿐이었다. 그때 누군가 그 소녀를 끌어올렸다. 무장승이었다. 무장승은 소녀의 말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었다.

“여태껏 잘 버텨왔소! 울지 마시구려, 당신은 잘못한 것이 없으니까”

 

눈을 뜨자 하얀 천장이 보였다. 얼마나 잠들어있었을까, 누군가 바리의 손을 잡고있었고 쳐다보니 원호가 손을 꼭 붙잡고 엎드려서 자고 있었다. 바리는 조용히 원호의 손 위를 다른 손으로 덮어주자 원호는 잠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원호는 바리를 쳐다보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숙일 뿐이었다.

“나 좀 부축해줘 바깥 공기 좀 마시고 싶어”

바리가 원호에게 부탁하자 원호는 바로 일어나 의료진에게 허락을 맡아온 뒤에 바리를 부축해서 바로 옆의 야외 테라스로 향한다. 마침 테라스에는 아무도 없었고 밝은 달이 밤하늘에 밝게 떠 있었다.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조심스레 바리는 침묵을 깨고 원호에게 물어봤다.

“어머니랑은 잘 안됐구나...?”

“응...”

원호는 어머니를 만난 일들을 설명했다. 어머니가 하던 말을 생생히 기억해내며 바리에게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바리는 그저 묵묵히 들을 뿐이었다.

“사실 알고있었는 지도 몰라 어떻게 될지를..., 하지만 그래도 난 보고 싶었어, 혹시 모르니까, 내가 착각했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아니었어, 내 인생에서 엄마같은건 없었어, 그래... 그냥 그랬어, 이런 일들이 있을 때마다 혼자서 괜찮아... 원호야 괜찮아, 괜찮아 질거야 그렇게 되뇌일 수 밖에 없었어, 그래 그랬었어...”

원호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어머니한테 받는 당연한 잔소리들이, 간섭들이, 사랑들이, 따뜻함들이, 안식처들이 나에겐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비참하고 화가나, 그게 너무나도 분하고 너무나 슬퍼”

한 어린 아이가 있다. 가시밭길을 걸어가며 피부가 찢어지고 상처가 나서 피를 흘리고 있는 아이가 있다. 살려달라 도와달라 외치는 아이 밖으로 나가는 문 앞에서 다른 커버린 아이가 어린 아이를 못나가도록 막아버렸다.

바리는 원호의 손을 꼭 잡아준다

“그래 그랬었구나, 많이 힘들었던거야 네 안에 있는 아이는 아직도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때 누군가 커버린 아이와 어린 아이 둘다 안아주며 얘기한다.

“괜찮아... 너희들 잘못이아니야, 원호야 네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

원호의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고 안에있던 상처받은 아이가 문 밖으로 나왔다.

“도움이 필요해, 너무 힘들고, 너무 아파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아 혼자서는 감당할 수가 없어! 나를 좀 누군가 도와줬으면 좋겠어 바리야! 도와줘!”

원호는 바리에게 안겨 어린아이처럼 울부짖는다. 바리는 그저 묵묵히 안아주며 괜찮다고 얘기해준다.

“괜찮아, 울어도 돼, 네 잘못이 아니니까, 괜찮아, 괜찮아 질거야, 함께 헤쳐나가면 되는거야”

 

며칠이 지나고 어느 겨울 밤 꿈에서 바리는 무장승을 만났다.

“이제 옥황상제가 올라와도 된다고 하오”

바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무장승, 난 여태껏 망각하고 있었어요... 그 한이 서린 망자들의 아픔은 생각지도 않고 그저 그런식으로 대하면 안되는 거였어요. 그건 내 과거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말이에요.”

“그러니까 다시 망자들을 위해 올라가서 원래의...”

바리는 무장승의 말을 막으며 끼어든다.

“전 약속을 하나 했어요.”

“무슨 약속 말이오?”

“한 아이의 곁에서 함께 헤쳐나가야 할 일이 있어요. 아직 이승엔 배울게 더 많더군요. 좀 더 사람들 곁에서 도와주고 싶어요. 그때까지 기다려 주시겠어요?”

무장승은 웃으며 화답한다.

“그래... 그러시오. 내 당신을 기다리겠소 저승의 일은 내가 알아서 할터이니 많이 배우고 오시오.”

바리는 고맙다는 말을 건네며 작별 인사를 한다.

 

시간이 지나고 바리는 상담사가 되어 어려움을 겪고 상처를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해주는 길을 걸어 사람들의 심리 치료를 계속 이어나갔고 원호는 그림을 배워서 웹툰을 쓰기 시작하여 웹툰작가의 길을 걸었다.

원호는 새로운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고, 웹툰 첫페이지에 하고싶은 말을 적었다.

 

“이 작품을 상처받은 모든 어린 아이들에게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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