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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일언] 투명한 병 안의 나비
  • 현효정 수습기자
  • 승인 2023.03.02 08:00
  • 호수 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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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생애주기’라는 일련의 과정을 겪는다. 우리는 나이를 먹으며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어나는 신체적 성장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힘이 자라는 정신적 성장 또한 겪는다. 이런 정신적 성장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을 마주하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며 얻을 수 있다.

기자는 한동안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과 함께 일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의 일하는 방식은 당시 기자로선 생각하지 못한 방식이었다. 또한 그 사람의 행동 역시 기자가 이해하기 어려웠다. 기자는 처음 나와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게 익숙한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고 작은 일을 하려고 해도 늘 브레이크가 걸렸다. 서로의 이견을 조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과 오랜 시간 일하며 기자가 생각하지 않은 방식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대처하는 것을 보고 특정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쩌면 나의 고정관념일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이런 경험을 통해 기자는 한 상황을 여러 가지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시각을 넓혔다.

사실 기자는 내가 생각해오던 것이 그저 ‘옳다’고만 생각하고 내가 사용하던 기존의 방식을 계속 적용해야 앞으로도 ‘옳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와 다른 방식을 취하는 것에 대해 다소 스트레스를 받고 내가 쓰던 방식을 써야 한다며 다른 사람과 부딪히기도 했다. 내가 고수하는 방식이 ‘고정관념’이 라는 것을 어쩌면 알고 있었으나 그것이 고정관념임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겪고 기자는 한 책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났다. “투명한 병 안에 든 나비가 있다. 나비는 투명한 병 속에서 세상을 본다. 투명한 병 속에서 비를 피하고, 갖은 위험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나비는 투명한 병 속에서는 날아오를 수 없다.” 길지 않은 구절이지만 기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또한 스스로 내가 이 ‘투명한 병 안의 나비’였다는 사실을 부 정할 수 없었다. 투명한 병 안에 숨어 여러 어려운 상황을 피하고 그 세상이 전부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나비를 더 큰 세상으로 가는 것을 막았다.

스스로가 투명한 병 안에 있음을 깨닫기는 정말 쉽지 않다. 더군다나 그 사실을 인지하고도 병을 깨는 일은 더욱더 쉽지 않다. 하지만 더 큰 세상으로의 비행을 위해 내가 원치 않는 상황이더라도, 어려워 보이는 일이더라도 그저 회피하기보다 마주하기를 선택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며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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