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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 밀집, 위험을 인지하세요
  • 임현진 편집국장
  • 승인 2022.11.21 08:00
  • 호수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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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넓은 대지를 지닌 미국과는 다르게 일찍부터 아파트가 발달했다. 이는 좁은 지반 위 효율적으로 인구를 수용하기 위함인데, 이렇듯 우리나라는 좁은 땅에 환경적ㆍ행정적 적응을 하며 살아왔다.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이 일상인 서울의 2호선, 서울의 거리, 이는 수도권 밀집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인식한다. ‘지옥철’이란 지칭어가 생길 만큼 좁은 공간 내 일시적인 밀집에 익숙한 일상을 보내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1960~70년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빽빽한 버스를 떠올릴 수 있는데, 이 당시 버스는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푸쉬맨이 존재했고, 그들의 역할은 미어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사람을 욱여넣는 일이었다. 효율에 치우쳐 제한된 공간의 위험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기술이 발전하고 환경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밀집 군중에 관한 인식이 여전히 다소 생소하고 미흡한 것이 한계다. 단순히 인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인식이 도출해낸 행위에 있어 중대함과 경각심이 향유되지 않은 것이 문제며 이는 재난과 연결되는 연결고리이지만 이를 자각하지 못하는 국민성에 재난을 대처할 능력을 무력화한다. 재난이라 생각하지 못하는 인식에서부터 한계가 있어 언젠가 재난이 일어날 것은 어쩌면 야기된 일이라는 것이다.
2022년 10월 29일(토)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밀집 군중 압사 참사로 사망 156명, 부상 19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태원 일대에 대형 화재나 건물 붕괴가 일어난 것이 아닌 사람이 사람에 깔리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건물 붕괴 압사 사고와 달리, 밀집 군중 압사 사고는 대개 공연이나 축제 행사 등 수 많은 군중이 밀집해 있을 때 여러 원인에 의해 넘어지고 깔리면서 고압에 눌려 사망하게 되는 사고다. 하지만 대규모 공연에 친숙함은 물론,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를 국민의 자의로 행해진 역사가 있는 만큼 우리나라는 군중 밀집에 관한 경각심보다는 익숙함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번 압사 사고를 통한 시사점은 ‘대규모로 밀접 돼 있는 공간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부족한 것이다. 밀집 공간에서 재난이 도출될 것이라는 예상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 이번 참사의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대규모로 모이는 집회 및 시위를 규율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진시법)’도 소음이나 폭력행위 등으로 인한 피해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있을 뿐 밀집 군중 자체가 위험 요소임을 의미하는 법ㆍ제도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코로나 19 제한이 풀린 상황서 파티를 연상케 하는 외국 문화 핼러윈으로 인해 제한된 공간에 인구는 더욱 집중됐고 이를 당연히 여기며 위험이라 감지하는 것이 아닌 재미라고 인식했을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이에 인식 대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전시 상황, 펜데믹 등 직접적이고 강도 높은 위험에 밀접했던 우리 사회는 불씨가 작은 위험은 당연시하는 비일상의 일상화로 인해 밀집 군중의 위험성을 간과한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이는 국민뿐만 아니라 소방 행정, 경찰 행정, 정부 당국 등에서도 위험성을 크게 인지하지 못해 예방에 있어서 한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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