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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얼마면 돼
  • 안보영 기자
  • 승인 2022.10.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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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19가 점차 완화되고 국가 간 벽도 허물어지는 요즘, 여행을 결심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텅 빈 2020년 인천공항의 모습에 비해 2022년의 인천공항은 꽤 북적인다. 연예인들의 해외 출국 횟수 역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이런 양상은 약 2년 만의 해외 출국 정상화로 볼 수 있는데, 항공권 가격은 여전히 동결상태다. 코로나 19 유행 당시에는 비행기가 많 이 뜨지 않아 가격이 높았지만, 지금은 높은 가격에도 예약이 쉽지 않다. 높은 항공권 가격, 코로나 19의 영향만 받는 건 아니다. 전 세계를 다니는 만큼 여러 부문의 영향을 받는 항공 산업, 그래서 싼 항공권은 언제 살 수 있을까

코로나 19 전과 후

코로나 19로 해외 관광객의 유입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각 국가의 관광지 및 관광중심 도시의 경제는 휘청였다. 세계화로 인해 세계 경제 및 인구가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홍콩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엄격한 여행 제한과 입국 후 격리 절차 등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지난 2년여 간 20만 명의 인구가 줄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홍콩 당국은 입국자에 대한 모든 방역 규정이 해제되는 내년 초 무료 항공권 50만 장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항공권 수요 급증을 예상한 인터파크는 지난 5월 ‘나만의 왕복항공권’ 서비스를 출시했다. 나만의 왕복항공권은 해외 여행객들이 전세계 다양한 항공사의 출발·도착 항공권을 스스로 검색 및 조합해 가장 최적화된 항공권을 조회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지난 5월부터 동남아 노선 급증을 시작으로 이용 건수가 넉 달 만에 8배(735%) 이상 폭증했다. 같은 기간 인터파크 내 전체 해외 항공권 중 편도 결합 이용 건수도 3%에서 11%로 3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오는 11월, 일본이 무비자 자유여행을 허용하면서 9월 국제 항공권 편도 결합 서비스 이용 건수는 지난 5월 대비 1,275% 증가했다.

일본으로 향하는 하늘길은 열렸지만 항공권 역시 고공행진이다. 현재 인천에서 나리타로 가는 편도 항공권은 할인 가격으로 40만 원대에서 120만 원대까지, 후쿠오카행은 8만 원대 부터 120만 원대까지다. 코로나 19 직전 일본 불매로 편도 2만 원대 항공권이 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비자 입국 허용에도 일본 여행을 고민하게 된다. 항공권 가격 폭등의 일차적 이유는 노선 부족이다. 여행 수요는 쏟아지지만 노선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유류세다. 항공권 가격 자체는 저렴하다 해도, 추가로 붙는 유류세가 만만치 않아 예약을 주춤하는 여행객도 있다.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 인 ‘OPEC 플러스’는 다음 달부터 원유 생산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원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주춤했던 물가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되고 유가 증가로 기업 부담 역시 가중 될 것으로 예측된다. 영업비용 중 유류비가 30~40%를 차지하는 항공사는 유류세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훨씬 크다. 대한항공은 배럴당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약 379억 원, 아시아나 항공 은 180여억 원의 유류비 지출이 늘어난다고 한다. 이는 자연스레 높은 항공권 가격 동결로 이어지고, 소비자들의 부담 역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노선 증가 및 관광객 유입으 로 인한 항공권 가격 안정 시기를 내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2020년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습격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항공업계였다. 많은 직원이 무급 휴가를 하거나 실업의 위기에 놓였고, 기업은 극심한 경영난에 휘청했다.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역시 경영난에 놓였고, 결국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국내 항공업계에서 32년간 이어진 양대 FSC(Full Service Carrier) 경쟁체제가 끝나고 압도적 독점 사업자가 출현하게 되는 것이므로 큰 주목을 받았다.

올해 2월 22일(화)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 공의 기업 간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그러나 결합 후 10년 간 이행해야 하는 조건 중 ‘경쟁 제한성이 있는 26개 국제노선 및 국내 노선 대상 신규 항공사의 진입, 기존 항공사 증편 시 당사가 보유한 국내공항 슬롯 반납 의무화’ 및 ‘11개 항공 비자유화 노선은 신규 항공사가 진입하거나 기존 항공사가 증편할 경우 운수권 반납’ 조건이 기업 입장에서 걸림돌이다. 경쟁 제한성이 있는 국제선은 미주행에서만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등이며 국내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제주공항에서 운영하는 모든 노선이 해당된다. 노선 독점 점유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려야 하므로, 인천~파리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주 12회 운항해 점유율이 60%에 달하므로 주3회 운항을 다른 항공사에 내줘야 하고, 양사의 점유율이 100%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노선과 75%에 달하는 이탈리아 로마, 68%에 달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66%에 달하는 영국 런던 등 노선도 주 3~4회를 대체 항공사에 내 줘야 하며 미주 노선은 주 44회 항공편을 포기해야 하는 것으로 집계 됐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큰 수익을 담당하는 ‘알짜배기 노선’이 전부 10년간 조치대상에 해당하므로 인수자 입장에서는 인수합병이 과연 유리한지에 대해 다시 고심할 수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 미국, EU, 일본, 중국, 태국, 터키, 베트남, 대만 등 9개 필수신고국가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 했으며 지금까지 터키, 대만, 베트남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다음 달 중하순에 미국으로부터 승인 여부를 받게 될 것으 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제항공 운임의 원가 분석 및 실시간 모니터링 등으 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한 주요 국제노선 독점과 항공 운임 상승 우려에 선제 대응하고자 국제항공료 통제 강화에 나선다. 또한, 올해부터 공시 운임을 상정하는 ‘표준 운임산정서식’을 도입해 표준 산식 도입으로 가격 결정 구조를 투명하게 들여다볼 방침이다. 항공 노선의 운임 가격 모니터링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조치에 항공 업계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19 방역 조치가 대거 풀리면서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 가격 통제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 국제선 운항률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부의 조치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있다.

신생 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합병으로 인한 제한 노선은 가능한 한 국적 항공사가 대체하는 쪽이 낫다는 의견으로, 오는 29일(토)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매주 화, 목을 제외한 주 5회 인천~LA 노선 첫 취항을 앞두고 있다. 국적 항공사의 미주 노선 진입은 31년 만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점 하다시피 한 LA 노선에 신생 항공사가 뛰어든 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주 노선 항공권 가격이 일부 하락한 것도 신생 항공사의 등장으로 인한 공정한 가격 경쟁 독려 및 독점 방지로 볼 수 있다. 새 항공기와 넓은 좌석, 저렴한 항공권 가격을 내세운 에어프레미아가 항공업계의 새로운 바람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외에도 세계 각국 경쟁 당국은 대한항공 측에 시장경쟁성 유지를 위해 신규 항공사 및 대체 항공사를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LA 노선에 합류한 에어프 레미아처럼 중·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항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동남아시아 외항사 및 국내 저비용항공사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티웨이는 호주 시드니 취항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합병이 약 2년째 진행 중인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석유국 간 패권 경쟁으로 인한 유류세 상승 및 물가 불안정으로 인한 원달러의 계속된 상승까지 항공 업계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계속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코로나 19로 인한 해외 입국자 조치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항공사들의 안전한 비행과 더 많은 사람들의 만족스러운 여행을 위한 하늘길이 더 활짝 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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