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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y for Ukraine
  • 안보영 기자
  • 승인 2022.05.30 08:00
  • 호수 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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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새벽(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했다. 약 한 달 동안 국경을 두고 군사적 긴장만 계속된 가운데 전 세계는 이들을 주목했고, 러시아의 침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후 오전 5시 50분(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긴급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 작전을 선언했고, 군사 행동에 대해서는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동부 돈바스 지역의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에둘러 말했다. 연설 내용과는 상반되게 우크라이나 동부 외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하리코프, 오데사, 마리우폴 등 주요 도시에서 러시아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고 우크라이나는 이를 ‘전면적 발발’로 규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고정밀 미사일로 우크라이나의 군사 기반 시설을 먼저 공격하는 전략을 펼쳤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는 건물들을 피해 피란길에 올랐고, 서쪽 유럽 국경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피난민으로 가득 차 심한 정체를 겪었다. 러시아 침공 이후 2달 정도 지난 시점, 유엔 인권고등판무관(OHCHR)에 따르면 침공 이후 지난 17일(현지시간)까지 민간인 3,752명이 사망했고 4,062명이 다쳤다. 부상을 당한 이들은 10대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했고, 폭격과 지뢰로 인해 하루아침에 신체의 일부가 사라지는 전쟁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게 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격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지난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최대 격전지이자 저항의 상징이었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군사 작전 종료를 선언했다. 이는 도시 통제권을 러시아로 넘긴다는 의미로 개전 82일 만이다. 마리우폴은 개전 이후 집중 공격을 받아왔고, 러시아가 점령 선언을 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군은 대피하지 않고 싸웠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계속 투항 중이며 전체 투항자 수가 950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도네츠크의 시설에서 치료 중이고 나머지는 교도소에 수감됐다.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돈바스 지역 등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점령지를 연결하는 주요 요충지로서, 지금껏 후퇴의 쓴맛을 봐 온 러시아 군에게 확실한 동기부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이들을 ‘나치’라고 칭하며 전범으로 재판을 통해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북동부 요충지인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국경 밖까지 몰아냈다.

 

<전 세계의 움직임>

이번 전쟁은 서방국이 특히 신경을 쏟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공격’으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동맹국 등 전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및 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가 속한 G7은 긴급회의를 열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논의에 들어갔다. 3월에는 글로벌 대기업인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펩시 및 코카콜라, 이케아 등이 러시아 시장에서 영업을 중단했고, 미국 애플, 한국 삼성전자도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거나 러시아 내 사업 활동을 중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 규모의 군사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지원을 포함해 현재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군사 원조는 총 39억 달러(한화로 약 4조 9,800억 원)다. 이스라엘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방탄 헬멧과 조끼 등 보호 장비를 제공했고,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분쟁지역에 살상 무기를 보내지 않겠다는 원칙을 깨고 우크라이나에 다량의 무기를 제공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달 19일(화) 우크라이나 국민 및 피난민을 돕기 위해 약20t의 인도적 지원 물품을 추가로 발송했다.

▲출처 외교부 홈페이지

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74년 동안 중립을 지켜온 핀란드는 나토(NATO) 가입 요구를 공식화했다. 200년 넘게 고수한 중립국 스웨덴 역시 나토 가입을 선언할 계획이다. 이 두 국가가 나토에 합류하게 되면 나토 회원국은 총 32개국이 되고, 러시아와 나토의 접경 길이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나토 회원국과 미국은 환영의 뜻을 밝혔고, 러시아는 군사·기술적 대응 등 보복 조치를 하겠다며 강하게 반발에 나섰다. G7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바뀐 국경은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출처 외교부 홈페이지

한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정황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BBC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러시아군이 민간인 두 명에게 총격을 가하는 영상이 보도됐다. 이에 지난 12일(현지시간) 특별회의를 통해 유엔인권이사회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전쟁 범죄 의혹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번 결의안에 대해 47개 이사국 중 33개국이 결의안에 찬성했고, 중국과 동부 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 2개국은 반대, 인도·파키스탄·쿠바 등 12개국은 기권했다. 러시아는 불참했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표결로 러시아의 이사국 자격이 중단되자 러시아는 아예 이사회 탈퇴를 택했다.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은 가능했으나 불참했다. 러시아의 활동 정지로 공석이 된 자리는 체코로 대체됐다. 결의안에 따라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는 우크라이나에 조사단을 파견해 러시아군의 민간인 무단 처형·고문, 아동학대 등 각종 인권 침해 범죄 의혹을 심층 조사할 전망이다.

 

<글로벌 사이버 안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의 깊게 봐야 할 점은 ‘사이버 안보’다. 외교안보연구소 송태은 안보통일연구부 조교수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보심리전: 평가와 함의」에 따르면 “현대에 나타날 수 있는 가장 복잡한 형태의 하이브리드전(hybrid warfare)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 주목받고 있는 전시(Wartime) 비무력적 군사활동인 정보심리전은 현대 고도화된 디지털 정보커뮤니케이션 기술이 현대전에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되고 있다”고 서술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2월 전쟁이 발발한 이후 ‘러시아 민간인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러시아군은 단순히 군사 훈련인 줄 안다’는 얘기들이 소셜미디어(이하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여기서 러시아의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 PSYWAR)’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동일 연구에서 심리전은 ‘적국과 적국 대중의 생각, 감정, 태도, 행동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계획적으로 프로파간다와 심리작전을 사용하는 전쟁을 일컫는다’고 정의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두고 군사적 압박을 가해왔을 때부터 친러를 등에 업고 ‘우크라이나의 근원이 러시아다’, ‘우크라이나가 먼저 나토(NATO) 가입을 언급하며 도발했다’는 등의 음모론 및 논리를 확산시키며 심리적으로 설득하고 교전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는 과거 소련시절 전술과 유사한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를 포위하고 집결했을 때부터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을 만들고 국제사회의 동조를 이끌기 위해 “우크라이나 수도가 함락되었다”라는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압도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우크라이나를 좌절시키기 위한 보도를 내놓았다. 지난 달에는 우크라이나의 친러 세력 온라인 단체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라는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SNS에 업로드 한 전쟁소식과 사진들로 인해 진실이 드러났고, 러시아인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특히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SNS를 통해 매일 전황을 올리고 화상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영상들을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인의 사기는 높아져만 갔다.

이를 견제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가짜뉴스법’을 개정했다. 이는 콘텐츠 게시자 뿐만 아니라 관련 보도를 하는 모든 언론인에게 적용된다. 러시아 당국에 불리한 게시물 및 우크라이나에게 유리한 콘텐츠는 가짜뉴스로 지목하고 통제돼 유포자는 최대 15년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러시아는 페이스북 및 매체 접속을 차단하는 등 디지털 고립주의를 택했다.

 

<글로벌 식량 안보>

강력한 경제 제재에 러시아 역시 패를 꺼냈다.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연안의 오데사 항구는 러시아의 봉쇄와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선박 입출항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두 국가가 생산하는 옥수수 공급량은 전 세계 20%, 해바라기씨유는 75~80%에 달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전 세계 밀 공급량의 30%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들이 생산하는 곡물 양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들에게 의존하는 국가 역시 상당하다. 이에 단순히 생산을 책임지는 ‘곡창지대’가 아니라 ‘세계의 급식소’로 변해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집트는 곡물의 75%를, 레바논은 81%를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고, 아프리카와 같은 저개발 국가들에서는 결식아동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식량 위기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때문이 아닌 러시아의 의도라며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서방 국가들과 긴밀한 협의 중이라고 알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이 가장 심각한 식량 위기라는데, 다른 국가에서 대체할 수는 없을까? 전 세계 밀 생산량 1위인 중국과 2위인 인도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인도는 어느 정도 우크라이나의 대체 국가 역할을 해오며 평상시보다 5배가 넘는 밀을 수출해왔지만, 전례 없는 폭염에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밀 수출 금지를 선언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일까, 중국은 지난해 폭우로 인한 곡물 생산 불가, 파키스탄의 북부 지역은 홍수, 미국과 프랑스는 가뭄으로 밀 생산이 사실상 불가한 상태다.

상황이 이러니 식량안보는 중요한 안보 문제로 떠올랐다. 어떤 외부 충격이 들어오더라도 견고히 지킬 수 있는 기초 체력 같은 것이 식량안보이기 때문이다.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치솟은 현재 다른 국가들도 식량 보호주의 정책으로 전환해 수출을 단속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2020년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5.8%로 전 세계 7위 곡물 수입국이다. 1970~80년대 식량 자급률 평균 73.3%에 비하면 한없이 낮아진 수치다. 현재는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산물 시장이 상당히 개방돼있기 때문이다.

 

<전쟁의 흔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픈 진실들 역시 속속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 여성이 드레스를 벗고 레드 카펫에서 상의를 탈의했다. 상체에는 ‘우리를 강간하지 말라(STOP PARING US)’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여성의 상체는 우크라이나 국기와 같은 색인 파란색, 노란색이 색칠돼 있었고, 아래에 입은 속옷은 피와 같은 붉은색으로 덮여있었다. 보안요원은 그를 재킷으로 감쌌고, 공식 입장은 없는 상태다. 여성의 시위는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여성을 상대로 저지른 성범죄 때문이다. 엄마를 의자에 묶어두고 11세 소년의 성폭행 장면을 지켜보게 하고, 14세 소녀를 러시아 군인 5명이 집단 성폭행하거나 14~24세 여성과 소녀를 주택 지하실에 25일간 감금하고 성폭행하는 일들이 데니소바 인권감독관에 의해 알려졌다. 한 러시아 군인은 성폭행하면서 소녀를 성매매 여성으로 비하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편 아동 난민들은 인신매매·착취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유니세프는 전 세계 28%의 인신매매 피해자가 아동으로 파악되며 길어진 전쟁은 아동 인신매매 위기가 극심해질 수 있는 조건이라고 경고했다.

 

이 순간에도 러시아의 침공은 계속되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은 사라진 지 오래다. 집과 학교가 파괴되고 가족들은 낯선 곳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 전쟁의 피해는 언론을 통해 즉각 보도되고 있지만 피해를 받은 사람들은 평생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갈 것이다.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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