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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이야기 찾기] 종이컵이 순도 100% 종이가 아닐 때 생기는 일
  • 임현진 기자
  • 승인 2022.05.16 08:00
  • 호수 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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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편리함 하나로 몇백 년 동안 자리매김하고 있는 발명품 ‘종이컵’. 종이컵이 발명될 당시, 깨지지 않는 컵의 등장으로 ‘위대한 발명품’과 동시에 ‘인류를 지킬 발명품’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하지만 21세기 현재 종이컵 1개를 만들기 위해선 소나무 250그루가 필요하고, 종이컵을 소각할 때 발생하는 탄소를 정화하기 위해서 또 소나무 5만 그루가 필요하게 되며 희대의 발명품이던 종이컵은 환경 오염 악순환의 주범이 됐다. 과학 기술이 인류를 뒤집는 혁명을 일으킬 때, 더 나은 사회를 기대하며 출현했던 모든 과학 기술은 결코 긍정적인 효과만을 지니지 않는다. 선행되지 않은 만큼 주변 모든 요소에 의해 기대 효과는 변형되기 때문이다.

종이니까 당연히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종이컵이라는 네이밍이 주는 가시적인 상징성에 방심한 것이다. 종이는 분명 물에 녹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종이컵으로 음료를 마셔도 형태가 단단하게 유지되지 않던가? 종이컵을 여러 번 재사용하고 난 후 그제야 흐물거릴 것이다. 하지만 보통 재사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기에 대부분의 종이컵은 단단한 형태를 유지한 채 버려진다.

종이컵 내부에는 종이와 물이 닿기 전 얇은 막이 있는데, 이것은 ‘폴리에틸렌’이라는 고분자 형태의 합성물이다. 이는 액체가 새는 것을 방지하고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막은 종이컵의 재활용을 방해하는 요소로, 거시적으로 봤을 때 환경 오염으로 직결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폴리에틸렌은 바로 ‘플라스틱’이기 때문이다. 이 플라스틱 때문에 종이컵은 다른 종이와 함께 분리수거 할 수 없다. 종이컵이 타 재활용품과 혼합돼 배출될 시 종이컵 내 플라스틱을 따로 선별하는 추가 비용이 막대하며 선별되지 못할 경우 소각해야 하므로 탄소 배출량이 급증하는 것이다.

형태는 얇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두꺼운 종이컵 속 플라스틱 ‘폴리에텔린’. 그렇다면 종이컵은 재활용이 안 되는가? 그렇지만은 않다. 종이컵과 같이 액체를 담는 종이팩 종류만 따로 모아 수거하면 화장지 공장 등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에 효과적인 종이컵 수거를 위해 환경부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재도입했는데, 이전과는 다르게 음료를 구입한 매장이 아닌 아무 매장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제도적 정비로 환경 오염에 대응하는 것도 좋지만, 이보다 우선 종이컵 사용을 줄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잠깐의 편리함은 지구온난화를 한 뼘씩 길어지게 한다. 뜨거워지는 지구를 식히기 위해 탄소 억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영원한 숙제인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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