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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아닌 완전 카피? 유전자 기술로 탄생한 작물
  • 임현진 기자
  • 승인 2022.03.28 08:00
  • 호수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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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자연의 섭리라 여겨왔던 동식물의 출현에도 과학기술을 접목해 발전시켰다. 특히 인간 존속에 필수인 ‘식(食)’의 영역에서 빛을 발했는데, 이때 기하급수적으로 발달한 과학기술은 바로 유전자를 다루는 기술이었다. 자연 발생하는 작물의 유전자에 인공적인 요소를 가함으로써 결과물의 성질을 변형시킨다던가, 소량밖에 생산되지 못했던 품종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만드는 등 이렇듯 인간은 이제 자연을 거스르는 기술을 갖게 된 것이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좋은 식량을 많이 생산하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과 실험을 해왔다. 특히 작물에 있어서 변형 또는 교배와 선별을 반복하며 우수한 품종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까지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작물은 과거의 끊임없는 실험에 의한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유전자 기술은 단순히 과학 발전 이룩을 위한 실험 요소가 아닌 인류의 식량난 해결 및 생존에 직결된다고도 볼 수 있다. 급격한 기후 변화에 적응해 살아가는 인간과 더불어 인간의 식량인 작물 또한 외부 환경에 살아남도록 개량해 인간 존속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주변에서 유전자 기술을 가한 작물을 흔히 접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하나의 기술로 이뤄낸 것이 아닌 다양한 유전자 기술을 접목해 발달해왔다. 기술이 다양하고 인간의 인위적인 작용인 만큼 ‘과연 유전학적으로 인간에게 무해한가?’라는 우려가 존재하는 기술도 있다. 그렇다면, 인류에 거쳐 발달한 유전자 기술들을 알아보고 그 기술을 사용해 만든 작물들을 알아보자.

세포융합

다른 종의 두 가지 세포를 합쳐서 하나의 새로운 잡종세포를 만드는 방법이다. 흔히 이해하기 쉬운 예로 감자와 토마토를 합친 포마토, 무와 배추를 합친 무추가 있다. 이와 같은 식물세포를 융합하기 위해서는 각 종의 세포벽을 제거하고, 세포벽이 제거된 각각 종의 원형질체(세포벽을 제거한 막으로만 이뤄진 식물세포)를 융합한 다음, 잡종세포가 된 융합체를 배양하는 과정을 거친다. 융합된 잡종세포는 자라면서 다시 세포벽이 만들어지며 후에 두 식물의 형질을 모두 지닌 식물체로 자라게 된다.

세포융합은 유전자 조작 없이 단순히 세포를 융합한 것이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며 종을 단순히 융합하는 것이기에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점으로는 두 생물 종의 단점이 모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마토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토마토와 감자 둘 중 하나 병해에 약할 시 융합체 조직 배양으로 탄생한 포마토도 병해에 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통육종

자연적으로 교배가 가능한 종의 식물들을 인위적으로 교배시킴으로써 기존의 종보다 우수한 형질을 가진 품종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병에 약하지만 맛이 좋은 토마토와 병에 강하나 맛이 없는 토마토를 교배해 최종적으로 병에 강하고 맛있는 토마토를 선별해내는 것이다. 전통육종 방법을 이용하면 후대에서 원하는 형질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원하지 않았던 형질까지 나타나기도 한다는 변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후대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형질을 지닌 개체를 선발해 다시 교배하는 과정을 거치고 원하는 품종이 육성될 때까지 이러한 교배와 선발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여러 세대 선발과 교배에 더불어 인위적 유전자 조작이 아닌 작물의 자연적 교배에 맡기는 것이기에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 하나 전통육종의 단점으로는 같은 종이나 가까운 종만 유전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에 종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전통육종으로 품종 개량된 대표적 작물로는 당근과 바나나 등이 있다. 우선 ‘당근’ 하면 주황색이 떠오르지만, 원래는 보라색이었으며 흰색과 주황색이 돌연변이로 나오는 품종이었다고 한다. 보라색 당근은 익으면 갈색을 띠며 외관상 흉해 상품성이 떨어졌고 이에 품종 개량을 거쳐 단맛이 강한 오렌지색 당근을 만들어내면서 가정용 당근으로 지금의 당근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바나나인데 지금의 바나나는 씨가 없고 부드러운 과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원래는 씨로 가득 찬 딱딱한 과일이었다고 한다. 과거 ‘바나나 암’이라 불리는 파나마병에 살아남는 바나나종을 개발하기 위해 품종을 개량했고 몇 번의 개량 끝에 지금의 바나나인 카벤디시 바나나가 됐다. 하지만 이 역시 파나마병에 완전히 강한 품종이 아니기에 현재까지도 바나나의 품종 개량을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유전자 변형 기술 GMO

우선 GMO는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약자로, 직역하면 유전자 변형을 가한 생물체라는 뜻이다. 이때 유전자 변형이란 특정 종에 없는 유전자를 다른 종에서 가져와 인위적으로 결합시키는 것이며 기존 종과 다르게 새로운 특성의 품종을 개발하는 유전공학적 기술이므로 어원상 변형도 맞지만 조작으로 이해하는 것이 쉽다. 이는 작물의 생산성이나 상품의 질을 높이는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벼나 감자, 옥수수, 콩 등 농작물에 유전자 변형이 행해지면 유전자 변형 농작물이고, 이 농작물을 가공한 것을 유전자 변형 식품이라고 한다. 흔히 통용되는 말로 유전자 재조합 농작물 또는 식품이라고도 불린다.

유전자 변형 기술은 전통육종의 단점을 보완할 기술로 유전자 변형 기술을 이용한 육종이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병에 약하지만 맛이 좋은 토마토에 병에 강한 유전자를 넣어 병에 강하고 맛있는 토마토 종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교배와 선별 과정이 삭제돼 과거 전통육종보다 원하는 품종을 단기간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며, 다른 종 간 유전자 전달이 불가능했던 기존 육종기술과 다르게 유전자 전달이 가능해져 원하는 형질을 수월하게 얻을 수 있다. 즉, 자연 교배할 수 없는 생물 유전자도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쉽게 말해 돌연변이를 인위적으로 양산해내는 기술이다.

GMO 농작물이 식품으로 자리 잡게 된 계기로는 1994년 미국 식품 의약품 안전청(이하 FDA) 승인 아래 개발된 ‘무르지 않는 토마토’가 있다. ‘무르지 않는 토마토’는 과일 숙성에 관여하는 세포막 분해 요소 유전자의 활동을 유전자 변형 기술로 억제해 후숙 진행을 막는 원리이다. 대용량 토마토를 장시간 유통해도 무르지 않고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업적 목적에 유전자 변형을 이용한 알맞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후 미국의 농업생물공학 기업인 몬산토사가 1995년 독성이 강한 제초제에도 견딜 수 있는 콩을 유전자 변형 기술로 개발 및 판매하며 본격적인 상품화가 시작됐다. 더불어 스위스의 노바티스사도 병충해에 내성을 가진 BT 옥수수를 유전자 변형 기술로 개발해 안전성 검사 통과 후 판매가 시작됐고, 미국 농무부도 48종의 농산물 재배 실험으로 1994년 ▲옥수수 ▲콩 ▲감자 ▲호박 ▲밀 등을 FDA의 승인을 거쳐 상품화했다.

우리는 GMO와 꽤 밀접한데 현재 유전자 변형 기술이 활용된 식품으로는 ▲병충해에 강한 벼 ▲농약에 잘 견디는 콩 ▲성인병을 예방하는 상추 ▲유채꽃의 독성 물질을 제거하여 만든 카놀라유 등이 있다. 이렇듯 유전자 변형 기술은 바이러스와 같은 병해 등으로 인한 멸종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GMO 생산국이 아닌 수입국이며 1996년부터 GMO 종자 및 식품을 수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GMO 농작물과 생산량을 살펴보면,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콩의 79%, 옥수수의 32%, 카놀라(유채)의 24%가 GMO이며 이렇듯 GMO는 우리와 친근한 작물에 자리 잡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GMO 식품을 섭취했을 것이다. 현재 전 세계 65여 개국에서 GMO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GMO 함량이 전체 원료의 3%를 넘어서면 GMO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정답 없는 논란, GMO 과연 있어야 하나? VS 없어야 하나?

GMO는 유전자에 인공적으로 조작을 가했다는 점에서 유해성 찬반 논란이 있다. ‘단순히 자연적 교배가 가능한 작물을 인간이 교배 과정에만 개입하는’ 전통육종에 반해 ‘특정 유전자를 추출해 다른 종에 인위적으로 집어넣는’ 기술 방식에 과연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 맞는가에 대한 논쟁으로 아직 찬반에 대한 해답은 찾지 못했다.

유전자 변형 작물의 찬성을 지지하는 긍정적 측면으로는 ▲식량 해결 ▲영양 개선 ▲환경 오염 방지 등이 있는데, 우선 식량 해결 측면에서는 해충에 잘 견디는 품종을 단시간 내에 만들 수 있으며 이를 다량 생산하면 인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양 개선 측면으로는 맛과 영양을 유전적으로 개선하거나 약용 성분을 주입하면 영양 결핍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있고, 환경 오염 방지에는 제초제 및 살충제 저항성 GMO 작물 재배로 농약에 의한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부정적 견해가 계속 나오는 이유인 ‘안전성 문제가 과연 검증된 것이 맞는가?’이다. 유전자는 자연의 영역으로서 ‘인위적인 조작을 가할 시 언제든지 변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견이다, 유전자 변형 기술로 유전자가 새로운 생물체에 들어갔을 때 어느 위치에 어떻게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배제될 수 없다는 것이다. ‘GMO 식품이 유해하다’라는 공식적인 결과나 사례는 없지만(‘GMO 식품은 유해하지 않다’라는 공식적인 결과 또한 없다.), 만약의 가능성에 불신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해성 논란에 대한 학계의 통설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판매가 허용된 GMO 식품은 유해하지 않다”는 주장으로, 판매가 허용된 모든 GMO 식품은 각 국가의 안전성 평가를 통과한 것이므로 유해하지 않다는 것이다.

GMO의 인체에 대한 특정 유해 사례나 안정성에 관한 유전학적으로 입증된 문제 제기가 아직까지 없기에 GMO 유해성 논란을 둘러싼 찬반논쟁에 시원한 답을 찾을 수는 없지만, GMO를 이용할 권리와 이용하지 않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이에 GMO 표시 의무제 강화 등으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개인의 선택으로 삶을 영위할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또한, GMO 작물 및 식품에 대한 인체 위해성과 환경 위해성 등 안전성 평가에 더욱 신경 쓰는 것이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농업인들에게는 더 좋은 종을 생산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에게는 더 좋은 작물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유전자 기술은 안전하게 사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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