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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청춘을 만날 때, 허락이 필요해? 눈으로 담은 PERMISSION TO DANCE
  • 임현진 기자
  • 승인 2022.03.28 08:00
  • 호수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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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떠올렸을 때, 심장은 마치 드럼처럼 요동치고, 막을 방법도 없는데 더 크게 울렸어.” 현재를 지나 과거가 된 시점을 회상할 때, 그 시점 속엔 추억이라는 제목 아래 유년이 있고 청춘이 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맡은 흙냄새에 유년을 떠올릴 수도 있고, 피부를 스치는 바람과 햇빛에 청춘을 회상할 수도 있다.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너무도 빠르게 청춘이 돼버린 과거 모든 시간은 오직 기억 속에서만 숨을 쉬는, 멀고도 가까운, 닿을 듯 닿을 수 없는 야속한 산물이다. 하지만 오직 그때만 느낄 수 있는 그 시절 애틋함에, 괜히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미래의 자신에게 청춘을 물을 때, 당신은 어느 연령대를 회상할 것인가? 기자는 22살의 나이로 아직 청춘을 살아가고 있다. 청춘과 맞닿아있는 지금, 감사하게도 좋아하는 음악이 있고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가 언젠가 과거가 될 때, 지나간 기억들을 다시금 꺼내줄 음악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일화를 회상하는 것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의 ‘Lost’라는 노래를 듣고 길을 찾지 못한 고등학생 시절 막막함에 공감하며 밤하늘 별을 올려본 기억, 그들의 솔직한 심정을 노래한 ‘Whalien 52’의 가사에 공감해 본 기억, 단순히 좋아하는 가수를 넘어 그들을 존경하게 됐던 8월의 ‘Dynamite’까지. 어느 하나 특별한 구석은 없지만, 오직 노래 하나로 기자의 삶 속에 꽤 오래 머물고 있다. 전주만 들어도 자연스레 그 노래를 들을 당시를 회상하며 가끔은 요동치는 심장 박동을 느낄 때, 이것이 청춘인 것을 느꼈다.

기자의 청춘을 장식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귀로 직접 들을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12일(토) 서울 잠실에서 열린 <PERMISSION TO DANCE>를 관람하기 위해 서울을 다녀왔다. 펜데믹 이후 콘서트가 개최되지 못하다가 무려 2년 반 만에 오프라인 콘서트가 열렸다. 그만큼 귀한 기회였기에 기자는 심장이 가슴을 뚫을 듯한 긴장감을 느끼며 티켓팅 시간을 기다렸다. 이전까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는 잠실주경기장을 가득 채운 5만여 개의 좌석이 풀렸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1만 5천여 석밖에 풀리지 않아 조급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터진 서버에 절망하던 찰나 흔히 ‘포도알’이라고 하는 잔여석이 기자의 품으로 왔고 정신없이 두드리다 보니 얼떨결에 티켓팅을 성공했다. 청춘 2막의 시작임이 틀림없었다.

빌보드 가수의 목소리를 생생히 듣는 것에 대한 설렘도 컸지만 빌보드 가수 이전 아무런 수식어가 없을 때부터 동경해온 사람들이었기에 그들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었다. 콘서트장에 도착하니 그들의 리허설 음악 소리가 경기장을 넘어 잠실을 채웠고 형용할 수 없는 웅장함에 기절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콘서트장 옆좌석에 앉아계실 작은 인연께 드릴 초콜릿을 사고, 붐비는 사람들 사이에 설레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혼자 밥도 먹었다.

입장 시간에 맞춰 입장하니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그 넓은 콘서트장을 가득 채웠고 이에 숨이 멎을 것 같은 벅참에 쓰러질 듯한 심신을 달래며 흥분을 간신히 눌렀다. 코로나 19 이래 ‘함성 없는 콘서트’라는 새로운 환경에 낯설기도 했지만, 그들의 등장과 함께 내뱉지 못하는 함성을 어떻게든 막으며 열혈이, 혈관이 터지도록 박수를 쳤다. 이미 마스크로 가려진 입을 수십 번 틀어막으며 내적으로 환호하고, 울고 웃다 보니 3시간이 지났다. 그들이 직접 불러주는 노래는 작은 이어폰 하나로 그 노래를 접했던 당시를 떠올리게 했으며 지나간 시간을 함께했던 노래들을 직접 들으니 눈물이 나기도 했다.

기자의 유년을 채웠던 그들의 목소리가 분명 생생히 나의 현재와 함께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애석하게도 과거가 됐다. 하지만 영원히 기억 속에 숨 쉴 기자의 청춘은 유독 이날에 크게 머물러 있을 것이다. 이례적으로 콘서트 때 비가 왔는데, 공연하는 그들도 빗속에서 하는 콘서트는 오랜만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라 전했다. 추운 빗속일지라도 누구 하나 행복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하루. 시간이 흘러 미래의 기자가 비를 맞을 때나 비에 젖은 흙냄새를 맡을 때, 비를 맞으면서도 매 순간 행복했던 그 날의 기억을 회상하며 눈으로 담은 화려한 무대와 귀로 담은 그들의 목소리를 떠올릴 것이다. 분명 다시금 심장이 터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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