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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에 용기에 용기를 더해서
  • 신은재 기자
  • 승인 2022.03.14 08:00
  • 호수 682
  • 댓글 0

최근 들어 지구환경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에서는 토마토, 양상추를 보기 어려워졌고 감자와 딸기의 가격도 높아졌다. 여름에는 심각한 폭우로 인한 침수가, 겨울에는 극심한 건조 현상으로 인한 산불이 발생한다. 환경 문제로 인한 기후변화, 식자재 수급난, 물가상승은 더는 막을 수 없는 것이 됐다.

사람들은 일회용품 쓰레기, 자원 낭비 등 일상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일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환경보호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채식을 지향하거나, 쓰레기가 없는 생활을 위해 텀블러, 에코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음료를 텀블러에 담아 마시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집에 있는 다회용기에 음식을 포장해오기도 한다. 포장할 때 자신의 용기를 가져가는 사람들, ‘용기’ 내는 사람들에 대해 알아보자.

#용기내 챌린지

‘용기내 챌린지’란 ‘용기(容器)’와 ‘용기(勇氣)’의 이중적 의미로, 그린피스에서 시작돼 SNS를 중심으로 퍼진 개인 다회용기 포장 환경운동이다. 이 운동은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챌린지에 참여하는 방법으로는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에 음식 포장을 한 다음, 사진을 찍어 ‘#용기내’ 또는 ‘#용기내 챌린지’를 적어 SNS에 올리면 된다.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떡볶이, 아이스크림, 피자, 케이크 등 부피가 큰 음식까지 다양한 음식을 포장한다. 아이스크림은 가게에서 용기를 저울에 올려 용량을 재고 담아주기 때문에 용기내 챌린지에 처음 참여하는 사람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조각 케이크는 다회용기를 뒤집어 케이크가 뚜껑에 올라가도록 포장하고, 피자는 프라이팬에 담아오면 편리하다. 가게에 미리 연락해 다회용기 포장이 가능한지 물어보고 방문하면 포장이 되지 않아 헛걸음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용기내 챌린지의 이점은 다회용기에 음식을 포장하면 배달이나 일반 포장으로 음식을 주문했을 때 발생하는 일회용품 쓰레기를 뒷정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양념이 묻은 비닐과 플라스틱, 일회용 수저와 남은 음식물 처리는 하나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일회용기에 음식을 주문하면 양념이 묻은 것은 물에 헹구고, 쓰레기를 분리수거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나눠 버리기까지 해야 하지만, 다회용기 포장은 음식을 먹고 설거지만 하면 돼서 간편하다. 음료의 경우 일반 플라스틱 컵은 먹다 남은 음료 보관이 어렵고 보온·보냉이 잘되지 않지만, 텀블러에 담으면 보관이 간편하고 보온·보냉 효과도 우수하다. 떡볶이와 같은 분식류도 먹다 남은 음식을 다회용기 뚜껑만 닫으면 편리하게 보관할 수 있다.

 

소비자도, 판매자도 #용기내

환경보호를 위한 소비자들의 노력과 더불어 일회용기 포장을 하지 않는 가게도 생겨났다.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알맹상점’은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라는 문구와 함께 운영되고 있는 가게다. 다회용기를 가져가면 샴푸, 세제, 로션 등의 제품을 필요한 만큼 플라스틱 포장재 없이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알맹상점은 ‘알맹상점 공유센터’와 ‘커뮤니티 회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알맹상점 공유센터에서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상점 입구에 놓은 다음, 센터 위에 놓인 메모장에 사연을 적어 놓으면 필요한 사람이 가져갈 수 있다. 커뮤니티 회수센터에서는 PP, PE 소재의 작은 플라스틱, 재사용 종이가방·용기, 커피 찌꺼기 등 재활용이 힘든 물건을 회수해 재사용·재활용한다.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카페 ‘얼스어스’에서는 일회용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가게에서는 빨대나 일회용 포크 없이 음료, 케이크를 제공하고, 포장을 원한다면 직접 텀블러나 다회용기를 가져와야 한다. 사람들은 음식을 포장하기 위해 냄비, 돌솥, 프라이팬, 그릇 등을 들고 가게를 찾아오기도 한다.

서울시 마포구 망원시장에서는 작년 5월부터 ‘용기내! 망원시장’ 환경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망원시장은 다회용기 포장을 지향하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친환경 비닐을 사용한다. 또한, 다회용기나 장바구니로 장을 보면 가게에서 ‘용기내 쿠폰’을 지급한다. 이 쿠폰을 가지고 망원시장 상인회 사무실을 방문하면 쿠폰 1장당 종량제봉투 10L 1매를 받을 수 있다. 망원시장 외에도 마포구 망원동 월드컵시장, 인천 작전시장 등 여러 전통시장에서 용기내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높아지는 배달비, 높아지는 포장률

최근 몇 년간 배달산업이 확장되고, 이젠 배달되지 않는 음식이 없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음식이 빠르게 배달된다. 그만큼 배달비도 상승했는데, 기존 2~3,000원이던 배달비를 이제는 5,000원 이상 내야 하는 일도 다반사다. 배달비를 거리에 따라, 날씨와 시간에 따라 책정한다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높은 배달비는 부담스럽다. 높아진 배달비에 당근마켓, 에브리타임,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 같이 배달시킬 사람을 구하는 배달 공동구매가 등장하기도 했다.

배달비가 커짐에 따라 포장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가게에서는 포장 할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배달 앱에서도 포장 할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요기요’에서는 정기구독 서비스 ‘요기패스’를 통해 매달 포장 할인을 제공하며 ‘배달의 민족’에서도 포장 첫 주문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가게에서 제공하는 포장 할인에 배달비가 들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포장 주문할 시 배달주문에 비해 5,000원가량 아낄 수 있다.

그러나 배달도 포장도 결국 일회용품 쓰레기를 배출하게 된다. 2020년 9월 환경운동 시민단체인 녹색연합이 국민 7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배달 쓰레기를 버릴 때 마음이 불편하거나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한 응답자가 76%였다. '다회용 용기 사용 확대를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느낀 응답자도 40%나 됐다. 우리대학 학생의 경우는 어떤지 알아보자.

 

Q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창원대학교 사회학과 21학번 안소연입니다.

Q : 평소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는 편인지?

A : 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밖에 잘 나가지 못해서 배달 앱으로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게 됐습니다.

Q : 배달비가 부담스럽다고 느낀 적 있는지?

A : 배달 음식을 하나만 시키려고 해도 배달비가 기본 2,000원~4,000원이고, 비싼 건 만 원까지 되는 데다가, 어떨 땐 음식값보다 배달비가 더 비쌀 때도 있어서 부담스럽다고 느낀 적이 많습니다.

Q : 배달비 부담으로 가게에서 포장해오거나 다회용기에 포장한 적 있는지?

A : 배달비가 꽤 되다 보니까,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있는 가게는 되도록 나가서 포장해옵니다. 최근에 어머니와 볶음밥 집에 가서 먹고 1인분 더 포장하려고 들고 온 다회용기에 음식을 포장해온 적이 있습니다. 덕분에 불필요한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항상 다회용기와 지퍼백을 가방에 넣고 다니시는데 저도 불필요한 비닐을 줄이기 위해 작은 다회용기를 챙겨서 다닐 예정입니다.

Q : 배달이나 포장으로 인한 일회용품 쓰레기 처리가 힘든 적 있는지?

A : 일회용품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분리수거가 잘되고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음식이 묻은 비닐봉지, 음식 기름이 스며든 종이봉투나 종이박스도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배달로 인한 일회용품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고 싶어도 세척이 어려워 처리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세척이 가능한 다회용기에 포장하는 게 환경을 위한 일인 것 같습니다.

 

모두 함께 #용기내

지구는 하나뿐이다. 그렇기에 깨끗하게 쓰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한다. 오염된 지구는 다시 깨끗해질 수 없고, 오염되는 속도만 줄일 수 있으며 이마저도 세계적인 노력을 통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도 하나의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 사람들은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결국은 많은 것을 바꾸기 때문이다. 개인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을 자주 사용해야 하며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야 한다.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을 사용하면 여러 재질이 섞여 있어 분리수거가 어려운 쓰레기, 재질이 모호한 쓰레기의 분리 배출법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이더라도 재활용 효율이 낮아서, 가치가 떨어져서 등의 이유로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은 높지 않다. 그렇기에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기업, 가게에서도 환경을 위해 바뀌어야 한다. 기업에서는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제품 안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을 줄여야 한다. 음식점에서도 일회용 수저, 밑반찬을 필요한 사람에게만 제공하고 다회용기를 가져온 사람에겐 할인을 해주는 등의 노력을 할 수 있다. ‘북극곰이 살 자리를 잃으니까’, ‘바다 생물들이 더러운 물에서 헤엄치고 있으니까’라는 이유로는 이제 부족하다. 환경 문제는 먹이사슬 아래부터 시작해 이젠 인간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더는 불 난 집 구경하듯 환경 문제를 보고만 있을 순 없다. 용기내 챌린지와 같은 환경운동이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결국은 우리의 문제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야 한다.

용기내 챌린지에 참여하기 위해 새로운 다회용기를 구입한다면, 되려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다회용기를 만드는 데도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텀블러의 경우, 생산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종이컵의 24배, 플라스틱 컵의 13배다. 텀블러를 2년 동안 꾸준히 사용해야 플라스틱 컵을 쓸 때보다 온실가스가 약 3배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물건을 사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물건을 오래오래 쓰는 것이 더 좋다. 지금부터라도 환경을 위해 행동하고 싶다면 “먹고 버리기만 하면 돼”에서 “먹고 설거지만 하면 돼”로, 집안 찬장에 잠자고 있는 다회용기를 가져가 ‘용기’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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