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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일어날까
  • 안보영 기자
  • 승인 2022.03.02 08:00
  • 호수 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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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화), 국내 언론을 통해 총을 든 우크라이나의 79세 할머니 사진이 공개됐다. 79세 할머니가 총을 들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러시아 침공 대비’ 군사 훈련을 위해서였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3면을 포위하며 침공 가능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군사적 긴장 가운데 현지를 벗어나려는 우크라이나 정치인과 기업인의 탈출 릴레이로 이미 떠난 전세기만 최소 2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들은 어쩌다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게 됐을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들의 갈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역사적 관계가 깊다. 중세시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키예프 공국의 일부였다. 하지만 키예프 공국이 몽골 제국의 침략으로 멸망하면서 상당수의 난민이 우크라이나 북부의 러시아 삼림 지대로 이주했다. 이 때문에 다수의 러시아인은 우크라이나에 위치했던 키예프 공국을 자신들의 근원지로 여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미국, 영국, 프랑스와 캐나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관계처럼 같은 문화권, 강한 유대감을 지닌 관계로 규정했으며 일부 러시아인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같은 국가임을 주장한다. 또한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동쪽은 친러 성향, 서쪽은 친서방 성향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에 우크라이나는 경제·안보적으로 이점이 없는 국가로 여겨지는데, 러시아는 과연 역사적 이유 하나로 우크라이나를 고집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는 국내 정치 불안정 및 극심한 경제적 위기를 겪으며 동유럽에서의 막강한 영향력을 상실했다. 즉 현재 러시아는 러시아 제국과 소련 시절에 자신들이 동유럽에 끼쳤던 영향력을 되찾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중요한 군사적 입지를 지닌 국가로서 동유럽 영향력 확보를 위한 첫발로 여긴다.

다만 이번 전쟁 위기 상황의 원인을 위 이유로 단정할 수는 없다.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소련 해체와 함께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독립과 동시에 서방국의 위협이 됐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중국, 프랑스, 영국을 넘어서는 3번째 핵보유국으로서 1,900개의 핵탄두와 2,500개의 전술 핵무기를 보유한 핵 강국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핵무기가 미국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 생각했고, 우크라이나의 핵을 러시아로 옮기자는 데에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합의했다.

1992년 5월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크림 반도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흑해함대 문제로 충돌했다. 우크라이나는 핵미사일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제 지원 ▲공식 영토 확정 ▲안보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후 1994년 12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러시아, 영국,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문제는 ‘양해각서’였을 뿐 구속력이 있는 ‘협정’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는 별다른 안전보장 장치 없이 러시아와 서방국 사이에 국내 정치적으로 혼란을 겪게 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구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집단 방위기구이다. 친서방 성향의 정권이 집권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NATO 가입을 통해 독립 국가로 인정받고 국내적 안정을 꾀했으나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이런저런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NATO 가입 회피는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를 견제하며 예의주시하려는 미국의 소극적 행동으로 분석할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현 상황은?

지난해 4월에도 우크라이나 국경에 러시아군이 집결하면서 위기가 고조된 바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배치된 공격수단 및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에 대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단지 훈련을 위해 이동한 병력이며, 훈련 종료 이후 해산할 것이라고 했으나 올해 2월 CNN 보도를 통해 지난해 움직인 병력이 해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과 정보를 유럽 동맹국과 공유하며 이런 내용을 NATO 회원국들에게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해 침공을 위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인정하며 위기가 한층 더 고조됐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초, 긴장 해소를 위한 외교전이 이어졌으나 모두 실패했고 전 세계 국가들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해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자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에서 긴급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를 향해 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세계대전”이라고 답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미국인 대피를 돕도록 미군을 파견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영국, 일본, 네덜란드 등 각국 정부에서도 가능한 수단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라고 경고했고, 한국 외교부는 지난 13일(우크라이나 현지시간 12일)부터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금지를 긴급 발령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까지도 러시아군 14만 명이 우크라이나 국경의 3면을 에워싸고 있었다. 러시아 군 최고 사령관들까지 합동 군사훈련 명목으로 벨라루스에 집결해 각종 외신에서는 러시아 침공이 임박했다는 추측이 쏟아졌다. 하지만 러시아는 외신을 통해 대화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열어두겠다며 전쟁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도의 말을 했다. 한편, 러시아가 주장한 대화의 가능성이란 우크라이나에겐 가혹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은 절대 불가한 일임을 주장하며 위 조건이 충족돼야만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암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당분간은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할 수 없다”는 등의 말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외교적 해결 여지를 남기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호한 태도를 비췄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중립화를 요구하면서 미국과 NATO가 우크라이나군과의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무기를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NATO 미가입 및 중립화를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러시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는 교역을 할 수 있는 요충지로서 지리적으로도 서방국가로부터의 완충 지대, 흑해를 통한 영토 확장의 기회까지 엿볼 수 있어 중요하다. 또한 러시아는 천연가스 수출국으로서 유럽을 쥐고 있는데,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게 되면 가스관을 컨트롤 할 수 없어진다. 즉, 유럽으로 판매되는 천연가스관 중 가장 큰 브라더후드가 우크라이나를 통과하기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향력 하에 있는지, 미국의 영향력 하에 있는지가 러시아에게 중요한 안건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과 NATO 회원국은 러시아가 16일(현지시각) 침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남부 크림반도의 러시아군이 철수해 기지로 복귀하며, 군사훈련은 계획대로 실시 후 종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러시아 국방부는 군사장비들을 실은 열차가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와 같은 러시아의 행동은 세계 고위급 인사들의 많은 의문을 들게 했다. 예상 침공 날짜를 하루 앞두고 15일(현지시각) 군을 철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에 대해 “좋은 소식”이면서도 사태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여전히 위협적인 배치 상태에 있다. 러시아군 15만 명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를 에워싸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명백히 가능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철군에 이어 푸틴 대통령이 협상 의사를 밝혔으므로 우크라이나 침공이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각)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공화국 지역 4곳에 박격포와 공격을 가했다는 러시아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해당 보도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명분을 쌓기 위해 벌인 공격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군사적 긴장 속에서 어느 쪽 주장이든 사실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침공 위험 속 간절한 마음

반복된 군사 위협 속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23)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는 지난 12일(토) 경기를 마친 후 중계 카메라에 영문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금지(NO WAR IN UKRAINE)”라고 쓴 종이를 들어 보이며 취재진에게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6일(수) 밤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에어리얼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34) 우크라이나 선수를 축하한 건 2회 연속 동메달을 차지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일리아 부로프(31)였다. 둘은 서로를 껴안고 축하했고 올림픽을 통해 화합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올림픽위원회도 소셜미디어(SNS)에 “평화를 위한다”는 글을 올렸다.

 

예측과 달리 러시아 침공 D-DAY는 지났지만 군사적 긴장은 계속되고,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은 꿈이 돼버린 상황. 전 세계는 이들의 전쟁 또는 화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 침공이 현실화 된다면 전 세계 물가가 휘청거리는 것은 물론 미국의 결정에 따라 우리나라도 전쟁에 휩쓸리는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다. 과연 이들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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