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칼럼
[냠냠사거리] 후회없는 기다림, 모리텐
  • 추재웅 기자
  • 승인 2021.11.15 08:00
  • 호수 679
  • 댓글 0
▲<모리텐>의 부타텐동이 차려진 모습이다

입소문이 난 맛집에서 줄을 서지 않고 음식을 먹기란 쉽지 않다. 만약 기다림에 비해 음식이나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 실망감은 몇 배로 증가한다. 그러나 긴 대기 시간만큼의 가치가 있는 음식을 입에 넣었을 때, 그 행복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기자에겐 <모리텐>이 그랬다.

기자는 튀긴 음식을 광적으로 좋아한다. 식사하거나, 음주할 때도 튀김류를 선호한다. 심지어 돈가스와 규카츠에 빠져 무작정 일본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렇게 입버릇처럼 지인들에게 튀김을 먹고 싶다고 말하던 중, 한 선배에게 가로수길의 <모리텐>이라는 일식집을 추천받았다.

그곳은 일본식 튀김 덮밥인 텐동을 파는 작은 일식집이었다. 맛집 좀 다녀봤다 하는 사람들에게 이미 유명한 집 이었고, 대기 줄이 있는 건 흔한 일이라고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데 기다림 따위 중요하지 않았던 기자는 대기표를 작성하고 약 40분 정도 기다린 뒤 식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반겨준 그곳은 일본의 덮밥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특유의 일본식 개방형 주방과 10명 남짓 들어갈 수 있는 바 형식의 식사 공간으로 구성됐다. 곳곳에 있는 아 기자기한 인테리어들도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고 있던 2명의 젊은 남성분들은 기자가 일본 여행 중 느꼈던 특유의 친절함을 지니고 있었다. 바쁜 와중에도 항상 웃으며 오가는 손님들에게 큰 목소리로 인사하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모리텐>에 빠져들고 있을 때, 가장 중요한 식사가 나왔다. 입소문답게 바삭한 튀김과 적당히 간이 된 밥은 최고의 궁합을 자랑했다. 살짝 매콤한 된장국과 튀김을 찍어 먹는 고추냉이 간장은 텐동 특유의 느끼함을 덜어주기 충분했다.

맛도 좋았지만, 양도 정말 푸짐했다. 일본어로 ‘모리’는 산을 뜻하고, ‘텐’은 튀김을 뜻하는데, 그 이름처럼 다양한 종류의 튀김이 밥 위로 산처럼 쌓아져 나왔다. 흔히 일식 덮밥은 밥의 양과 그 위에 올라가는 음식의 양이 맞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곳은 밥이 무한 리필이라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음식 하나만 바라보고 간 식당에서 기다림의 미학을 배웠고, 시각적 즐거움 또한 가득한 하루였다. 한 시간 가까이 기다린 건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 당신이 맛집에 진심이라면 <모리텐>을 적극 추천한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재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