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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내놓지 않을, 완전무결한 꿈
  • 남예은 기자
  • 승인 2021.11.15 08:00
  • 호수 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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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현실로 끄집어내면 그 꿈이 타락할까 혹은 허망의 산물이 돼버릴까 두렵다. 꿈은 꿈이기에 찬란하다. 내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예쁘게, 더 예쁘게 가꿔 환상적인 개념이 된다. 생각만 해도 행복하고, 행동할 힘을 준다. 그런데 그 꿈에 다가갈수록 내가 만든 틀은 무너진다. 현실이라는 이물질이 섞여 완벽하게 정화된 꿈의 모습이 사라진다. 그 과정을 지켜보자면 너무 허무하다. 기자는 나이대가 한 자릿수인 시절, 세상은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그에 걸맞은 완벽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게 꿈이었다. 세상의 질서는 틈이 없이 견고하고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은 완전무결한 존재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 세상은 너무나도 불완전했고, 기자가 동경하던 사람들은 저마다의 역린을 갖고 있었으며 그것이 화근이 돼 무너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기자는 어렸을 적부터 몽상가 기질이 있었다. 웃기지만 세상을 바꾸고 싶었고, 그렇게 될 줄 알았다. 궁극적인 꿈이 세상 바꾸기였다.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세상. 하지만 꿈이 이뤄질 수 없음은 너무나도 빨리 깨달았다. 어린 나이에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두려움이 찾아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두려움보다는 허무함에 가깝지만, 그 당시는 허무함을 정의하지 못해 두렵다고 인식했다. 내 환상 속 빛나던 꿈을 현실에 끄집어내니 너무 초라했다. 작고 어리석었다. 허무함이 극에 달아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기자의 환상적인 꿈은 사실 존재할 수 없고, 지금 목표로 하는 것이 겨우 입시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때도 있었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가졌던 기자에겐 허용되지 않는 목표고 꿈이었다. 매너리즘에 빠졌고, 시간 속으로 도망쳤다. 그러고는 꿈과 현실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와 현실은 살아야겠다는 생존적 압박이 느껴져 꿈의 허무함에 허덕일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는 아직 마음속에 현실로 끄집어내지 않을 꿈이 있다. 이 글에서도 밝히지 않을 것이다. 누구는 동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동심과는 다르다. SF소설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하나 분명한 것은 기자를 행동하게 하고, 좀 더 거창하게 말하면 생존하게 하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기자가 만들어 놓은 마음속 완전무결한 틀 속에 한없이 빛나는 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단 건 당연히 알고 있다. 아니, 현실에 적용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기 시작하면 허망이 찾아올 것을 알기 때문에 시도조차 안 했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로 끄집어내지 않을 꿈. 기자의 원동력이자 정체성이다. 혹시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다면 세상의, 남들의 시선에선 이상해 보일지 몰라도 자신만의 개념 혹은 생각을 확립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수단으로 사용해보길 제안한다. 아마도 지금보다는 조금 괜찮은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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