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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은 채 살아가는 나
  • 창원대신문
  • 승인 2021.11.15 08:00
  • 호수 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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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독 사회적 기준에 갇힌 채 살았다. 거기에 더해 나만의 엄격한 기준에 사로잡힌 삶을 살았다. ‘n살에는 이걸 성취하고 n살에는 저걸 성취하자’ 아니면 ‘적어도 n살까지는 이걸 이뤄내야 해’라는 생각을 매일같이 하고 살았다. 그렇게 항상 나 자신을 압박하며 살았기에 마음에는 조급함과 불안함만이 가득했다.

실제로 22살까지 공무원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작년 1학기에 휴학을 했고, 공무원 시험 전선에 뛰어들었다. 총 1년 반 동안 휴학을 했는데, 그 기간에는 약속과 친구들의 연락을 일절 금하고 정말 공부만 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내 예상과 달랐다. ‘불합격’이라는 글자를 보자마자 내 세상은 무너졌다.

주변 사람들은 “초시고 아직 젊고 한 번 더 도전하면 꼭 붙을 거야” 또는 “공무원 시험을 첫 시험에 붙는 사람이 어디 있냐?”라는 말들로 나를 위로했다. 그러나 그 당시 나는 ‘22살까지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야 해’라는 강박에 사로잡혀 저런 위로들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오직 나 스스로 만들어 낸 틀이 나를 무너지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 위로들이 다 맞는 말이다. 나는 아직 너무나도 젊고 공무원 시험에 몇 번 더 도전해도 절대 늦은 나이가 아니며 실제로 초시 합격률이 낮은 시험이기에 나는 그냥 정상적인 범주에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내 기준을 깨고 나니 보이는 사실이었다. 문득 ‘그동안 너무 세상을 좁은 틀 안에서만 살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늦은 나이, 빠른 나이, 정상적인 범주, 비정상적인 범주는 사회적 기준일 뿐이고 내가 살아가는 삶이 나에게 있어서는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언제 어디서 어떤 이유로 뭘 하든 내가 선택한 일이고 그 선택들로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는 나’가 형성되기 때문에 너무 기준, 틀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사회적 기준과 책임이 생길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욱 나를 잊은 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잘 생각해 보면 가장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시기가 딱 지금 20대인 것 같다. 사실 20대도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로 정말 나답게 사는 것이 힘들지만 나다움을 참고 억제하는 것보다 소소하게라도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현재에도 미래에도 좋을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나답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정유진/사회대·사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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